Search
TOP

재단칼럼

    포스트코로나 시대, 전남 새로운 생존 조건, 전략과 대비책 | 김성훈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대표, 지역재단 고문
    • 작성일2020/07/16 09:55
    • 조회 661
    <전남일보 창사특집> 전남 유기농 생태마을 지정, 친환경 생명농업 추구 주목
    <포스트코로나 시대… 석학에게 듣는다> 김성훈 중앙대 명예교수· 전 농림부장관

    전남… 새로운 생존 조건, 전략과 대비책

    이제 우리나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사는 세상이 되었다. 아니, 세계 전체가 그렇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 확진자가 7월16일 현재 1342만명에 이르렀고 신규 확진자가 23만명이다. 사망자는 58만명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 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쉬이 사라질 것 같지 않으며 장기화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지구상 자연 생태계에는 약 160만여종의 미지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시나브로 바이러스 감염병 대유행(펜데믹)을 일으키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 중의 하나이다. 야생 바이러스의 대이동으로 발생하고 있는 감염병의 파괴력은 막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우한으로부터 한국에 유입된 5개월여만에 감염 확진자가 7월16일 현재 1만3612명에 이르렀고 그중 291명이 사망했다. 감염병은 특정지역, 특정국가에 한정하지 않고 전 지구적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 경기권에 이어 대전, 광주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이 이동하고 몰리는 지역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따라 움직이고 있다.

    >> 말레이시아 강타한 '니파 바이러스'의 감염사태 교훈적
    코로나19 감염 대유행은 그동안 범지구적으로 진행된 급속하고 광범위한 산업화(경제개발)와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 등 '자연 생태계의 파괴'가 그 일차적 원인이다. 자연 생태계와 산림, 토양계가 황폐해지면 그곳에 자연스레 오랫동안 기생해 살던 바이러스 등의 대이동이 일어나고 그 가운데 변종 바이러스들이 출현된다. 이는 이미 10여년전 출간된 앤드류 니키포룩의 '대 혼란: 유전자 스와핑과 바이러스 섹스'(이희수 역, 알마, 2010)에서 이미 지적된 바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인간들의 과도한 이동'으로 인해 바이러스 교통량이 치솟게 되고 이 과정에 바이러스 감염병이 창궐하게 된다. 감염병을 촉진시키는 매개동물로서 박쥐, 사향고양이, 돼지, 낙타 등의 중간 매개 기능도 주목해야 한다.

    WHO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기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정하였다.
    밀폐, 밀집 공간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필자가 정무직 재임시절 직접 경험하고 확인했던 이야기이다. 1998년 말레이시아를 강타한 '니파 바이러스'의 감염사태가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사태에 자못 교훈적이다.
    마하트마 총리가 한국과 일본을 가리키며 "동방을 보라 (Look East!)"는 정책을 맹렬히 전개하던 무렵 야생상태의 산림과 미개간지를 대대적으로 개발하였을 때 본래의 서식지를 잃어버린 과일박쥐들이 대거 이주를 강제당하면서 니파 바이러스의 수난이 시작되었다.
    야생동물들이 자연상태에서 강제로 쫓겨나면서 새로이 정착한 곳이 망고나무가 잔뜩 심어진 말레이시아의 어느 양돈장 지역이었는데 이곳에서 풍부한 먹잇감이 망고이었고 과일박쥐가 먹고 버린 망고를 양돈장의 돼지들이 먹었고 그 과정에서 니파 바이러스가 돼지로, 그리고 농장 인부의 독감 감염증세로 전염되었다.
    돼지독감 사태라든지, 사스 사태 그리고 메르스 사태도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난개발 행위, 즉 인간의 탐욕스런 개발 행위가 원인이다.
    인수공통 감염병을 일으키는 핵심은 중간매개동물이다. 독감 바이러스 사태 때도 돼지가 그 역할을 했다. 인간의 세포 수용체구조가 조류(예, 박쥐)와는 다르지만 돼지와 같기 때문에 조류가 돼지를 감염시키고 돼지로부터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감염된다. 최근 신종코로나 감염사태 와중에 돼지독감 바이러스 감염사태가 보도되고 있는 것은 예사스럽지 않다.
    그러나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대응책으로 평면적인 조치들로 일관하고 있다.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손 씻기 등 사회적 자구조치와 더불어 확진자에 대한 보건당국의 신속한 진단과 임시치료 조치를 질서 있게 취하고 있다. 다만, 한국적 현상인 신천지 교도들의 파행과 이태원 클럽 사태 등이 발생하여 심화되었으나, 관민이 하나 되어 노력한 결과, 다시 하루 발생 확진자 수를 통제가능한 안정된 숫자로 유지할 수 있었다.

    >> 자연 생태계 중시 철학 공유·실천
    즉, 코로나19 사태의 교훈은 이상의 사회적 행정적 조치 등 평면적 대응조치들에 국한되어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지엽적인 임시조치와 대응만으로는 현상유지적인 대책에 불과하다. 오히려 그 근원적인 원인 현상에 대한 총체적 근본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신종 코로나19는 장기화, 일상화될지 모른다.
    지금까지 취해 온 산업화 및 경제개발 일변도의 이른바 탐욕과 이윤 극대화를 위한 자본지상주의 문명을 자연생태계의 보전을 중시하는 생태문명으로 전환하는데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그 해답의 일부는 이미 '오래된 미래'로서 합의된 청정 자연 생태계 중시의 철학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부분적이나마 전남도, 충청북도, 강원도 지방 행정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전남도는 11년전부터 29개 지역을 유기농 생태마을로 지정하고 친환경 유기농 생명농업 추구와 상부상조하는 협동적인 농촌건설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전국에서 비교적 적은 수의 코로나19 감염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전남지역의 사회적 행정적 생태문명 지향 활동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해답은 대자연 생태계를 크게 훼손하지 않고, 기후변화에 친자연적으로 대응하며, 산림과 토양 생태계 파괴를 줄여 나가는, 친자연 친환경 유기농 생태문화의 국민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자본의 탐욕과 맹목적인 이윤극대화의 논리에 따라 자연 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개발일변도의 산업개발주의 성향을 벗어나려는 정책목표를 확고히 다짐해야 할 때이다.
    구체적으로는, 산업화과정에서 투기자본 세력들에 무참하게 농단된 농지의 투기적 소유 문란을 바로잡아야 한다. 농지제도 개혁은 헌법에 엄연히 규정되어 있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확실히 바로 잡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농민이 없는 농업, 농촌이 없는 국가를 바로 잡기 위해 실제 농촌에서 영농에 종사하는 생산적인 농민들에게 생태계 보전 등 공익적 가치를 수행하는 행위를 보상하는 '농가기본소득' 보장제도를 실시하고, 최근 들어 유명무실해진 정부의 친환경 유기농 지원정책을 확고히 바로 세우는 거국적인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
    그것이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시대의 범지구적 요구이고 코로나19 이후의 현대문명이 살아남는 길이다.


    출처 - 전남일보 7월 16일자 오피니언 https://www.jnilbo.com/view/media/view?code=2020071615311226900
    • 첨부파일1 김성훈2.jpg (용량 : 29.2K / 다운로드수 : 238)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