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농가 과세의 선행조건 | 장상환 경상대 교수.
- 작성일2020/03/05 11:55
- 조회 432
고소득 농가 과세의 선행조건
| 장상환 경상대 교수
기획재정부가 고소득 작물재배농가에 대해 소득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jsh.jpg 지방세인 농업소득세는 작물재배업에 대해서 과세해왔으나, 2005년부터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5년간 면제해 줬다. 2009년 세목 간소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한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업 소득세를 아예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수입 개방화 속 억대농가 성장세
수입개방 확대로 국내농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속에서도 1억원 이상(법인의 경우 2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고소득 농업경영체는 상당한 규모로 성장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조사에 의하면 2008년 5월 기준으로 고소득 농업경영체는 총 7681개로서 개인 7145명(93%), 법인 536개이다. 2009년 9~10월에 조사한 결과 억대 농업인은 9054명으로 전년에 비해 18% 증가했다.
지자체 적극적 시책 추진 영향 커
작목별로는 축산 4780명(53%), 채소 1068명, 과수 934명 순이었다. 고소득 농업경영체는 전체농가의 0.6%에 불과하지만 농림업 총생산액의 12%를 담당하고 있다. 3ha이상 쌀농사를 짓는 농가 비중이 1995년에는 전체 쌀농가의 2.8%에 그쳤으나 2008년에는 5.7%까지 늘어났다. 이들이 전체 쌀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8%에서 36%까지 커졌다.
고소득 농가 수가 증가한 주된 이유는 농외소득의 증가, 축산물 가격상승, 억대 농가 육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시책 추진 등이다. 서종석 교수팀의 2008년 설문조사 결과 농민들은 고소득 농업경영체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마케팅 및 홍보능력을 꼽고 있고 안정적 고객 확보, 경영능력, 생산성 향상 등도 중요하다고 했다. 평균 800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으며, 현재 사용 중인 정책자금(저리융자금)은 1억7000만원으로 66%는 정책자금 없이는 성공할 수 없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8%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실패 이유로는 자금 부족과 생산물 가격 하락, 투입재 가격 상승 등 시장사정 악화를 들었다.
2004년 당시 농업소득세를 면제한 이유는 세수가 30억원 정도로 적었고, 당시 40%의 최고세율을 낮출 경우 세수가 더 작아지며 징세비용을 고려해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축산업과 어업에 대해서는 지금도 국세로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1억원 이상 고소득 농가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면 평균 세율을 15%로 보더라도 이미 소득세를 내고 있는 축산농가 이외에 400억원 이상의 세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소득세 과세자료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농작업재해나 자연재해시 피해 보상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고소득 농가의 소득세 과세를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농산물 가격 안정이다. 대규모 농가일수록 투자 규모와 차입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격 하락시 입는 피해의 정도도 크다. 정부가 가격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으로 뒷받침해 줘야 한다.
농산물 가격 안정화 뒷받침돼야
또한 농민들의 장부기록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농민들은 회계장부를 기록하지 않거나 기록하더라도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농업특성상 소득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소득률을 갖고 일괄적으로 과세할 경우 개별 농민들의 경영상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아 농민들의 큰 반발을 살 수 있다.
특히 감가상각비 계산은 큰 쟁점이 될 것이다. 미국처럼 일반 사업소득신고 양식보다 간편한 농업소득신고 양식을 마련해 과세하거나, 일본처럼 과세표준을 세분화해 납세자별 농업소득금액을 산출하는 등 대비책이 필요하다.
또 농가 과세의 경우 소득세 면세기준을 근로자가구에 비해 높게 잡아야 할 것이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의 결과인 근로소득에 대해 과세하지만 농가의 소득은 근로뿐만 아니라 보유자산 이용, 경영 노력 등이 복합돼 얻는 소득이다. 또한 농촌의 제반 생활여건이 도시에 비해 불리한 점을 고려해야 하고, 야외에서 이뤄지는 농업노동의 고통에 대해서도 보상해줘야 한다. 고소득 농가의 소득 과세가 농업기피의 또 다른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1년 제2348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 장상환 경상대 교수
기획재정부가 고소득 작물재배농가에 대해 소득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jsh.jpg 지방세인 농업소득세는 작물재배업에 대해서 과세해왔으나, 2005년부터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5년간 면제해 줬다. 2009년 세목 간소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한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업 소득세를 아예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수입 개방화 속 억대농가 성장세
수입개방 확대로 국내농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속에서도 1억원 이상(법인의 경우 2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고소득 농업경영체는 상당한 규모로 성장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조사에 의하면 2008년 5월 기준으로 고소득 농업경영체는 총 7681개로서 개인 7145명(93%), 법인 536개이다. 2009년 9~10월에 조사한 결과 억대 농업인은 9054명으로 전년에 비해 18% 증가했다.
지자체 적극적 시책 추진 영향 커
작목별로는 축산 4780명(53%), 채소 1068명, 과수 934명 순이었다. 고소득 농업경영체는 전체농가의 0.6%에 불과하지만 농림업 총생산액의 12%를 담당하고 있다. 3ha이상 쌀농사를 짓는 농가 비중이 1995년에는 전체 쌀농가의 2.8%에 그쳤으나 2008년에는 5.7%까지 늘어났다. 이들이 전체 쌀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8%에서 36%까지 커졌다.
고소득 농가 수가 증가한 주된 이유는 농외소득의 증가, 축산물 가격상승, 억대 농가 육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시책 추진 등이다. 서종석 교수팀의 2008년 설문조사 결과 농민들은 고소득 농업경영체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마케팅 및 홍보능력을 꼽고 있고 안정적 고객 확보, 경영능력, 생산성 향상 등도 중요하다고 했다. 평균 800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으며, 현재 사용 중인 정책자금(저리융자금)은 1억7000만원으로 66%는 정책자금 없이는 성공할 수 없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8%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실패 이유로는 자금 부족과 생산물 가격 하락, 투입재 가격 상승 등 시장사정 악화를 들었다.
2004년 당시 농업소득세를 면제한 이유는 세수가 30억원 정도로 적었고, 당시 40%의 최고세율을 낮출 경우 세수가 더 작아지며 징세비용을 고려해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축산업과 어업에 대해서는 지금도 국세로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1억원 이상 고소득 농가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면 평균 세율을 15%로 보더라도 이미 소득세를 내고 있는 축산농가 이외에 400억원 이상의 세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소득세 과세자료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농작업재해나 자연재해시 피해 보상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고소득 농가의 소득세 과세를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농산물 가격 안정이다. 대규모 농가일수록 투자 규모와 차입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격 하락시 입는 피해의 정도도 크다. 정부가 가격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으로 뒷받침해 줘야 한다.
농산물 가격 안정화 뒷받침돼야
또한 농민들의 장부기록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농민들은 회계장부를 기록하지 않거나 기록하더라도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농업특성상 소득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소득률을 갖고 일괄적으로 과세할 경우 개별 농민들의 경영상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아 농민들의 큰 반발을 살 수 있다.
특히 감가상각비 계산은 큰 쟁점이 될 것이다. 미국처럼 일반 사업소득신고 양식보다 간편한 농업소득신고 양식을 마련해 과세하거나, 일본처럼 과세표준을 세분화해 납세자별 농업소득금액을 산출하는 등 대비책이 필요하다.
또 농가 과세의 경우 소득세 면세기준을 근로자가구에 비해 높게 잡아야 할 것이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의 결과인 근로소득에 대해 과세하지만 농가의 소득은 근로뿐만 아니라 보유자산 이용, 경영 노력 등이 복합돼 얻는 소득이다. 또한 농촌의 제반 생활여건이 도시에 비해 불리한 점을 고려해야 하고, 야외에서 이뤄지는 농업노동의 고통에 대해서도 보상해줘야 한다. 고소득 농가의 소득 과세가 농업기피의 또 다른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1년 제2348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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