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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혁신'

    지역순환경제를 꿈꾸다
    • 작성일2010/11/01 11:35
    • 조회 552
    지역순환경제를 꿈꾸다

    2010년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매해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올해도 이 말이 무색하지 않다. 특히, 사회적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2007년 고용노동부의『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불기 시작한 사회적기업 바람이 이제는 농어촌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앙부처에서도 고용노동부를 넘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농림수산식품부까지 사회적기업이라는 시류에 편승했다. 비록 그 명칭이 사회적기업, 커뮤니티비즈니스, 자립형 지역공동체, 농어촌 공동체회사 등으로 다르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와 지역에서 갖는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 만능주의에 경도된 자본주의사회에서 시장과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 그 주체로서 사회적기업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의 형태나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과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통해 이들이 자본주의사회에 미치는 작지만 큰 파장을 알고 있다. 이제라도 우리사회가 이러한 활동에 사회적 관심을 갖고 집중한다는 점은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우리 모두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이러한 활동이 다시 정부의 정책에 따른 일시적인 열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사회적기업, 커뮤니티비즈니스, 자립형 지역공동체, 농어촌 공동체회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 곳곳에서는 이들이 지향하는 목표와 내용 그대로 지역의 순환과 공생을 실천에 옮겨온 조직들이 수없이 많다.

    정부는 부처별로 사업실적에 치우쳐 지역의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기지 말고, 기존 조직들의 모범사례를 발굴하여 격려하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몰라 망설이는 많은 지역의 리더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와 학습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기초자치단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현장의 리더들이 어느 부처의 무슨 사업에 참여해야 할 지 불필요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지역마다의 특성과 주민수요를 고려하여 중앙부처의 사업을 통합·조정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에서 사회적기업을 통해 지역순환경제를 꿈꾸는 리더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지역의 문제와 주민수요를 기초로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지역순환경제모델을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의 협동과 연대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역리더들은 이 사업을 정부의 정책자금지원사업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고 섣불리 참여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 순환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조직과 활동, 지속가능한 사업계획 하에 지역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일시적으로 지원받는다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어떤 사업을 유치할 것인가가 우선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시급한 과제가 무엇이고, 어떤 자원을 활용한 사업과 활동이 지역의 순환경제를 보장할 것인지,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사회적기업을 준비해야 한다.

    /글, 서정민 지역재단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