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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2월 3일(월)
    • 작성일2025/02/03 12:12
    • 조회 79
    연탄 한 장 -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다시 추워지는 날씨에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연탄을 생각하면서 한 해의 활동을 다시 다짐해 봅니다. 
    -김진호 정책연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