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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월 30일(월)
    • 작성일2023/01/30 17:56
    • 조회 242
    언어의 온도(이기주)

    노력을 강요하는 폭력
    채찍질이란 뜻의 ‘위플래쉬’라는 영화가 있다. 제목 그대로 채찍을 휘둘러대는 영화다. 스승이 제자에게, 감독이 관객에게
    저예산 영화인 데다 줄거리도 비교적 단순하다. 최고의 재즈 드럼 연주자가 되려는 대학 신입생 앤드루가 교내 밴드에 합류한다. 지도 교수는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악명이 높은 플래처.
    플래처 교수는 칭찬이 재능과 꿈을 좀먹는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그만하면 잘했어”라는 표현을 가장 혐오하는 그는 학생들의 달팽이관에 채찍질하겠다는 듯 연습 도중 온갖 폭언을 날린다. 누군가 작은 실수라도 저지르면 “박자가 틀렸어”“바보”“멍청이”라고 으르렁댄다.
    그가 자신의 혀로 휘두르는 채찍은 제자들의 귀뿐만 아니라 자존심을 후려친다.
    누군가 내게 “플래처 교수처럼 학생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더라도 잠재력을 끄집어내기만 한다면 뭐 그만 아닌가요?”하고 묻는다면, 난 “반대일세”라고 답할 것이다. 노력은 스스로 발휘할 때 가치가 있다. 노력을 평가하는 일도 온당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