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마시는 날’ 제정하자 | 황민영 국민농업포럼 상임공동대표, 지역재단 이사
- 작성일2020/03/05 09:54
- 조회 381
‘전통주 마시는 날’ 제정하자
황민영 국민농업포럼 상임공동대표, 지역재단 이사
일본 술 사케가 몰려오고 있다.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사케’ 어느 일간지 기사 제목이다. 어느 주간신문은 “술부터 화장품까지, 사케 유행 진단-은은한 향에 취하고 깨끗함에 반하다”라는 제목을 달고 광고 아닌 광고기사를 내보냈다. 우리술, 전통주의 육성이야말로 농정의 주요 과제임을 주장해온 사람으로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전통주 육성은 지지부진한데 위스키에 이어 포도주 광풍(!)이 지나는 듯하더니, 이제는 우려했던 일본 술, 사케가 드디어 우리 술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움이 크다. 세계화 시대, 위스키도 마시고, 다양한 포도주도 즐기며, 빼주(白酒), 사케를 즐기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술, 전통주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커 하는 말이다.
위스키·포도주에 사케까지 등장
농림수산식품부는 2006년 전통주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하여, 2015년에는 전통주 시장 점유율을 5%까지 높이겠다는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의 시장점유율이 0.5%도 되지 않는 현실에서는 매우 의욕적인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매월 하루를 ‘전통주 마시는 날’로 정해 국민이 전통주를 사랑하고 즐겨 마시는 날로 삼을 것을 권한다. 우리도 남의 나라 술 칭찬만 할 것이 아니라, 세계 명주 수준의 전통주 한둘쯤은 가지기 위한 노력을 하자는 것이다.
음식이 한 나라의 전통이요, 문화이듯이 술 또한 문화요, 전통이다. 특히 술은 식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음식을 이야기할 때 술을 빼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옛날부터 우리 식문화에는 반주(飯酒)문화, 식사와 함께 술을 곁들이는 문화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우리 술을 약주(藥酒)라 하고, 식약동원(食藥同源)이란 말처럼 음식이 곧 약이라 했으니 음식과 술, 약을 같은 반열에 놓고 살아온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지 아니할 수 없다.
요즈음 우리 식문화의 정체성이 매우 혼란스럽다. 음주문화도 그렇다. 시급히 바로 세우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식문화, 음식의 우수성에 대해서 무지하다. 알려고 하는 노력도 약하다.
그러나 외국 식문화, 음식에 대해서는 아는 척, 관심이 높다. 외국 식문화,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갖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자기 것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 때, 다른 나라 식문화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왜곡된 우리 술문화 바로잡을 때
특히 자라나는 세대, 젊은이들의 우리 식문화에 대한 의식은 더욱 그렇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국가, 사회, 가정 등 우리 모두가 우리의 왜곡된 식문화, 술 문화를 반성하고 새로운 시대에 알맞게 이를 정립해 나갈 때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거대한 외국 외식산업체들의 교묘한 시장공략에 우리 외식시장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외국에 외식시장을 내주는 것은 우리농산물, 식품시장을 내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술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 전통주 업계, 시장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물론 여기엔 업계의 책임도 있지만 정부의 책임이 앞선다.
그동안 정부도 전통주 육성에 다양한 정책을 내 놓고 있지만 아직은 크게 부족하다. 실천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만큼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도 지역경제의 활성화, 지방산업의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 최근 농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술이 개발, 출시되고 있고, 품질도 향상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들이 자리를 잡고, 세계로 나아가려면 시간도 필요하고, 투자, 홍보 등 다양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국민적 ‘관심과 성원’ 끌어내길
최근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세계화는 선언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세계화의 시작은 국내화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국내의 튼튼한 지지기반 형성과 준비 없이는 세계로 나갈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 그만큼 한식, 식문화, 술의 세계화는 고도의 마케팅전략이 필요하다. 국민적 관심, 성원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전통주 마시는 날’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2008년 글
출 처 : 한국농어민신문
황민영 국민농업포럼 상임공동대표, 지역재단 이사
일본 술 사케가 몰려오고 있다.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사케’ 어느 일간지 기사 제목이다. 어느 주간신문은 “술부터 화장품까지, 사케 유행 진단-은은한 향에 취하고 깨끗함에 반하다”라는 제목을 달고 광고 아닌 광고기사를 내보냈다. 우리술, 전통주의 육성이야말로 농정의 주요 과제임을 주장해온 사람으로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전통주 육성은 지지부진한데 위스키에 이어 포도주 광풍(!)이 지나는 듯하더니, 이제는 우려했던 일본 술, 사케가 드디어 우리 술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움이 크다. 세계화 시대, 위스키도 마시고, 다양한 포도주도 즐기며, 빼주(白酒), 사케를 즐기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술, 전통주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커 하는 말이다.
위스키·포도주에 사케까지 등장
농림수산식품부는 2006년 전통주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하여, 2015년에는 전통주 시장 점유율을 5%까지 높이겠다는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의 시장점유율이 0.5%도 되지 않는 현실에서는 매우 의욕적인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매월 하루를 ‘전통주 마시는 날’로 정해 국민이 전통주를 사랑하고 즐겨 마시는 날로 삼을 것을 권한다. 우리도 남의 나라 술 칭찬만 할 것이 아니라, 세계 명주 수준의 전통주 한둘쯤은 가지기 위한 노력을 하자는 것이다.
음식이 한 나라의 전통이요, 문화이듯이 술 또한 문화요, 전통이다. 특히 술은 식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음식을 이야기할 때 술을 빼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옛날부터 우리 식문화에는 반주(飯酒)문화, 식사와 함께 술을 곁들이는 문화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우리 술을 약주(藥酒)라 하고, 식약동원(食藥同源)이란 말처럼 음식이 곧 약이라 했으니 음식과 술, 약을 같은 반열에 놓고 살아온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지 아니할 수 없다.
요즈음 우리 식문화의 정체성이 매우 혼란스럽다. 음주문화도 그렇다. 시급히 바로 세우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식문화, 음식의 우수성에 대해서 무지하다. 알려고 하는 노력도 약하다.
그러나 외국 식문화, 음식에 대해서는 아는 척, 관심이 높다. 외국 식문화,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갖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자기 것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 때, 다른 나라 식문화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왜곡된 우리 술문화 바로잡을 때
특히 자라나는 세대, 젊은이들의 우리 식문화에 대한 의식은 더욱 그렇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국가, 사회, 가정 등 우리 모두가 우리의 왜곡된 식문화, 술 문화를 반성하고 새로운 시대에 알맞게 이를 정립해 나갈 때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거대한 외국 외식산업체들의 교묘한 시장공략에 우리 외식시장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외국에 외식시장을 내주는 것은 우리농산물, 식품시장을 내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술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 전통주 업계, 시장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물론 여기엔 업계의 책임도 있지만 정부의 책임이 앞선다.
그동안 정부도 전통주 육성에 다양한 정책을 내 놓고 있지만 아직은 크게 부족하다. 실천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만큼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도 지역경제의 활성화, 지방산업의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 최근 농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술이 개발, 출시되고 있고, 품질도 향상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들이 자리를 잡고, 세계로 나아가려면 시간도 필요하고, 투자, 홍보 등 다양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국민적 ‘관심과 성원’ 끌어내길
최근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세계화는 선언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세계화의 시작은 국내화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국내의 튼튼한 지지기반 형성과 준비 없이는 세계로 나갈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 그만큼 한식, 식문화, 술의 세계화는 고도의 마케팅전략이 필요하다. 국민적 관심, 성원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전통주 마시는 날’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2008년 글
출 처 : 한국농어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