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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칼럼

    종부세 파동과 지역균형개발 | 유정규 지역재단 운영이사, 경제학 박사 
    • 작성일2020/03/05 09:53
    • 조회 364
    종부세 파동과 지역균형개발
    유정규 지역재단 운영이사, 경제학 박사 


    지난 13일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시행돼 왔던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부분적인 위헌판결을 내렸다. 즉, 종부세의 입법취지와 목적에 대해서는 합헌이라고 판단하면서도 부부 또는 가족간 위장증여 등을 통한 조세회피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되었던 ‘가구별 합산과세’에 대해서는 혼인과 가족생활을 특별히 더 보호하도록 규정한 헌법 제31조 1항에 어긋난다고 위헌판결을 내렸으며, ‘거주목적의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과세’는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며 헌법불합치판결을 내림으로써 종합부동산세는 사실상 그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종부세 납부대상자와 세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종부세 감소…지역균형발전 타격

    종부세는 두가지 목적으로 도입됐다. 첫째는 부동산소유에 의한 불로소득의 사유화를 막기 위한 것이며 둘째는 지역균형개발을 위한 재원마련이다. 

    세계 각국은 부동산으로부터의 불로소득이 사적으로 소유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조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은 보유세를 강화(9:1)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거래세를 강조(3:7)해 왔다는 특징이다. 역대정권은 부동산투기를 억제하기 거래세(양도소득세)를 강화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한 것이 ‘종부세’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는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한 1가구3주택 중과, 개인별 합산과세, 주택 9억원 토지 6억원을 기준으로 하는 종부세안을 제안하였고, 이듬해 이를 좀 더 강화한 이른바 ‘8·31 부동산정책’을 내놨고, 많은 저항을 받으면서도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재정자립도 낮을수록 삭감액 증가

    이에 따라 2005년도에는 4413억원, 2006년도에는 1조 7180억원, 2007년도에는 2조 7671억원 등 3년 동안 약 5조원의 종부세가 거둬졌으며, 이는 전액 부동산교부세의 형식으로 전국 시군구의 자주재원으로 지원되었다. 즉, 재정여건이 취약한 지자체의 재정보전 용도로 지원된 것이다. 이른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중앙정부의 투자재원으로 활용된 것이다. 2007년도의 경우, 거래세감소(광역)와 재산세감소분(기초) 보전을 위해 1조 1516억원, 지역균형재원(기초)으로 1조 6155억원이 지원되었다. 

    이번 종부세 위헌판결이 ‘일부의 부자들을 위한 결정’으로서 사회정의에 반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기의 일상과는 먼 이야기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바는 이 판결로 인해 우리나라 전체의 균형발전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MB정부에서는 이른바 ‘9·1 감세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에 더해 종부세가 사실상 유명무실화됨으로써 이를 재원으로 하는 지역균형예산이 축소될 수  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지역균형발전 새로운 대책 내놔야

    최근 발표된 ‘시민경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9·1 감세조치’로 인해 2010년의 가구당 재정감소액이 전남은 166만5000원, 강원은 150만1000원, 경북은 148만5000원, 충남 133만4000원, 전북 131만5000원에 달하는 등 전체적으로 2조 2700억원의 부동산교부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을수록 삭감액은 더 많다. 어려운 지역, 취약지역일수록 그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종부세 위헌판결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동시에 이번 종부세 위헌 판결은 MB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의지를 크게 의심케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역균형발전 없이 건전한 국가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정부의 새로운 대책을 기대해 본다.
     
    *2008년 글 입니다.
    출 처 : 한국농어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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