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식 지역개발사업 ‘성공조건’ | 유정규 지역재단 운영이사, 경제학박사
- 작성일2020/03/0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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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식 지역개발사업 ‘성공조건’
|유정규 지역재단 운영이사, 경제학박사
최근 어느 지역에 갔다가 단체장의 분기(憤氣)찬 주장을 접한 적이 있다. 내용인즉, 소도읍육성사업을 신청했으며 광역(도) 심사에서 압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중앙부처에 추천했는데, 정작 중앙부처에서는 지방에서 이루어진 이러한 평가를 백지화하고, 자체적인 심의결과만을 기준으로 최종 대상지를 선정한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 사업이 이른바 지역주도의 상향식지역개발사업인데 지역의 평가(의견)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상향식사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앙에서 지역(의 의견)을 신뢰해야 하는데, 지역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는 이러한 사업방식이 무슨 ‘상향식’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주체 스스로 역량 강화 노력
2000년대 들어 농촌지역개발사업의 정책이념, 추진방식, 지원 범위와 대상 등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변화는 추진방식의 변화이다. 중앙주도의 하향식에서 지역주도의 상향식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아직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해가 많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이러한 상향식 지역개발사업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지역주체 스스로의 각성과 역량강화노력이다. 상향식 사업이란 말 그대로 밑으로부터(bottom-up)의 발상과 자발성이 없으면 실현될 수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주민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교육과 훈련의 내용이나 방식의 혁신도 필요하다. 주민들을 공감케 하는 리더십과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헌신성, 지역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지역리더 육성교육이 시급하다.
중앙정부, 지역 목소리 존중해야
둘째, 정책당국(중앙)의 신뢰와 인내가 필요하다. 특히, 중앙정부의 지역에 대한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현재 상향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정책사업은 중앙정부에서 대상지 선정권과 감독권을 가지고 있다. 예산을 지원하기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지방정부에서 사업비의 50%를 부담하는 사업조차도 그렇기 때문이다. 지역과 주민의 역량이 부족한점 때문에 중앙 중심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의 논거가 될 수는 없다. 중앙정부 스스로 지역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를 정책 판단의 기초로 삼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일 때 지역의 역량강화는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역주도 주민주도의 상향식 사업은 요원할 것이며 나아가 지방자치·분권도 구두선에 그치고 말 것이다.
셋째, ‘지역주도·주민주도’의 의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역주도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역의 요구대로 해야 한다든가 혹은 주민주도의 상향식 사업인데 왜 주민의 의견대로 사업을 집행하지 않느냐는 주장은 온당치 않다. 주민주도이기 때문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주민의 요구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억지이다. 중앙정부에서 제시한 일정한 가이드라인과 지역(주민)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밀착형 전문가 육성도 중요
넷째, 지역밀착형 전문가의 육성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책당국에서는 농촌지역개발을 위한 지역리더의 육성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고, 이러한 성과를 사업추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리더를 교육·훈련시키고 지역리더가 당면하는 지역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언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전문가의 육성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역리더의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전문가는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많은 컨설팅회사가 있지만 믿고 맡길만한 업체, 꼭 필요한 컨설턴트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사적인 시장영역을 통해서는 해결될 수 없다. 지역주도 상향식 지역개발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유능한 교사, 실용적인 컨설턴트의 육성에 정책당국의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2008년 글 입니다.
출 처 : 한국농어민신문
|유정규 지역재단 운영이사, 경제학박사
최근 어느 지역에 갔다가 단체장의 분기(憤氣)찬 주장을 접한 적이 있다. 내용인즉, 소도읍육성사업을 신청했으며 광역(도) 심사에서 압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중앙부처에 추천했는데, 정작 중앙부처에서는 지방에서 이루어진 이러한 평가를 백지화하고, 자체적인 심의결과만을 기준으로 최종 대상지를 선정한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 사업이 이른바 지역주도의 상향식지역개발사업인데 지역의 평가(의견)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상향식사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앙에서 지역(의 의견)을 신뢰해야 하는데, 지역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는 이러한 사업방식이 무슨 ‘상향식’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주체 스스로 역량 강화 노력
2000년대 들어 농촌지역개발사업의 정책이념, 추진방식, 지원 범위와 대상 등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변화는 추진방식의 변화이다. 중앙주도의 하향식에서 지역주도의 상향식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아직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해가 많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이러한 상향식 지역개발사업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지역주체 스스로의 각성과 역량강화노력이다. 상향식 사업이란 말 그대로 밑으로부터(bottom-up)의 발상과 자발성이 없으면 실현될 수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주민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교육과 훈련의 내용이나 방식의 혁신도 필요하다. 주민들을 공감케 하는 리더십과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헌신성, 지역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지역리더 육성교육이 시급하다.
중앙정부, 지역 목소리 존중해야
둘째, 정책당국(중앙)의 신뢰와 인내가 필요하다. 특히, 중앙정부의 지역에 대한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현재 상향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정책사업은 중앙정부에서 대상지 선정권과 감독권을 가지고 있다. 예산을 지원하기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지방정부에서 사업비의 50%를 부담하는 사업조차도 그렇기 때문이다. 지역과 주민의 역량이 부족한점 때문에 중앙 중심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의 논거가 될 수는 없다. 중앙정부 스스로 지역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를 정책 판단의 기초로 삼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일 때 지역의 역량강화는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역주도 주민주도의 상향식 사업은 요원할 것이며 나아가 지방자치·분권도 구두선에 그치고 말 것이다.
셋째, ‘지역주도·주민주도’의 의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역주도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역의 요구대로 해야 한다든가 혹은 주민주도의 상향식 사업인데 왜 주민의 의견대로 사업을 집행하지 않느냐는 주장은 온당치 않다. 주민주도이기 때문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주민의 요구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억지이다. 중앙정부에서 제시한 일정한 가이드라인과 지역(주민)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밀착형 전문가 육성도 중요
넷째, 지역밀착형 전문가의 육성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책당국에서는 농촌지역개발을 위한 지역리더의 육성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고, 이러한 성과를 사업추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리더를 교육·훈련시키고 지역리더가 당면하는 지역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언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전문가의 육성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역리더의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전문가는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많은 컨설팅회사가 있지만 믿고 맡길만한 업체, 꼭 필요한 컨설턴트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사적인 시장영역을 통해서는 해결될 수 없다. 지역주도 상향식 지역개발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유능한 교사, 실용적인 컨설턴트의 육성에 정책당국의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2008년 글 입니다.
출 처 : 한국농어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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