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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칼럼

    농촌을 도시 은퇴자의 터전으로 | 고현석 지에스엔제이 회원회장, 전 곡성군수
    • 작성일2020/03/05 09:33
    • 조회 394
    농촌을 도시 은퇴자의 터전으로
    |고현석 지에스엔제이 회원회장, 전 곡성군수


    한국농촌은 현상적으로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급속한 고령화로 요약· 묘사된다. 이를 그대로 연장하면 농촌지역사회의 붕괴와 사람이 살지 않는 농촌공간으로 귀착되기 마련이다. 이것이 무방하거나 불가피한 현상이란다면, 그에 맞는 대책, 예컨대 농촌지방자치의 폐지 등을 서둘러야 할 일이다. 지방자치정부가 경쟁적으로 벌리는 지역개발이 거개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결과는 막아야하고 막을 수 있는 현상이란다면, 이를 막을 대책을 서두를수록 좋을 일이다. 

    대도시 주변보다 농촌 유입 마땅 

    이런 대책으로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어촌뉴타운이 있다. 농업을 이끌어 갈 젊은 후계농을 농촌에 유치해보려는 야심찬 정책이다. 자녀교육문제라는 장애요소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전원마을조성사업이다. 문화마을에서 출발하여 지금은 도시인의 농촌유치에 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 도시의 능력 있는 은퇴자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을 농촌으로 유치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그 실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의 농촌거주 수요는 점증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비싼 실버타운에 의탁하거나 골프리조텔을 향유하는 계층 이외에는 마땅한 공급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도시은퇴자뉴타운을 조성해서 이들의 수요에 부응하자는 것이다. 

    은퇴노인 유치 제도적 장치 마련 

    그런데 2008년 총선 때 고령화시대에 대비하는 ‘건강문화 복합도시’ 건설 계획이 여당의 공약으로 등장했고, 이를 대도시 주변 그린벨트를 풀어 짓는다는 구체적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단연 세계 신기록이어서 개인도 국가도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고, 정부는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을 돌보기에도 급급한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능력이 있는 노인들을 위한 고령사회대책이 처음 등장한 셈이다. 고령사회와 함께 제3기 인생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그 의미와 비중이 커지는 상황이므로, 그 취지에 크게 공감하면서도, 제시된 방법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수도권의 규제 완화가 필요한가를 둘러싸고 격심한 논란의 와중에 있는 마당에 국가경쟁력과는 무관한 은퇴노인들마저 수도권 등 대도시 인근에 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은 잘못이다. 또한 그린벨트의 활용은 그 자체로서 논란이 클 것이다. 토지비용으로 따져도 대도시 그린벨트보다 농촌이 싸다. 

    고령대책 일환 농촌개발 논의를 

    이를 농촌에 건설하면 고령사회대책과 함께 농촌공동화방지 및 국토공간의 효율적 활용 등 다각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고령사회대책과 농촌개발에 책임이 있는 부처들은 이 논의가 더 깊숙이 진행되기 전에 이름과 내용이 무엇이든 도시은퇴자를 위한 삶의 터전으로는 비수도권의 농촌공간을 활용한다는 정책방향을 분명히 해야 하며, 농업계는 그러한 요구를 공론화해야 할 것이다. 

    *2008년 글입니다.
    출 처 : 한국농어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