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부모들께 드리는 호소 |고현석 전 곡성군수
- 작성일2020/03/0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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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학부모들께 드리는 호소
|고현석 전 곡성군수
주민이 직접 뽑는 교육감 선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세인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가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관심권에 들어오더니, 강남권에서 몰표를 받은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당선되었다. 괜히 씁쓸하고 걱정스런 마음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기로 지구상에서 유명한 나라가 우리나라인데 어찌 교육감 선거 투표율이 그리 낮았을까? 그렇게 된 연유가 씁쓸하지만 어쨌든 서울에서는 관심이 높아졌다고 했는데, 강남이 주도했던 것인가? 현재도 학생들의 성적이 가장 좋고 학부모의 열의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는데, 역시 그래서 자녀들이 공부를 잘 하는 것인가.
끼리끼리 모여 살면 행복할까
문득 농촌군수 시절 여성주간 행사에서 농촌의 여성지도자들에게 드렸던 간곡한 호소를 강남의 학부모들을 향해서 큰 소리로 외치고 싶어진다. 그 호소는 이랬었다.
‘태어나기 전에 자기 의지로 가정을 선택해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형편이 괜찮은 어린이와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가 어려서부터 어울려 놀아야 합니다. 교육적으로 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자란 자녀들이라야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지도자로 성장합니다. 끼리끼리 모여 사는 강남 8학군은 결코 큰 지도자를 키우는 용광로가 될 수 없습니다. 또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자기보다 처지가 어려운 친구를 통해서 부모의 고마움을 알게 되고 그래서 성장한 후에도 부모에게 잘 하게 됩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나은 학생이나 모두가 가정의 행복을 소중히 생각해서 일생을 행복하게 꾸리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삶을 살기 때문에 그들의 세대가 행복한 삶을 삽니다.
자녀들의 행복한 삶 원한다면…
강남의 학부모들과 비교해서 여러 면으로 능력이 못 미치는 분들이지만, 농촌에서는 그나마 형편이 괜찮은 여성지도자들이기에, 도시와 비교할 때 턱없이 그 숫자가 많은 소년·소녀가장, 편부·편모학생, 조손학생, 다문화가정 자녀 등을 배척하지 말고 잘 품어달라는 당부를 했던 터이다.
이 호소를 강남의 학부모들이 들으면 무어라고 할까?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관한 보도의 내용에 비추어 짐작하건대, 아무래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피식거리거나, 불쾌해 할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해 보자고 호소하고 싶고,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싶다.
남 이해하며 어울려 놀게 해야
물론 자녀교육 문제는 개인이 풀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교육시스템의 문제이다. 학부모 각자는 이 시스템 안에서 자기 자녀가 낙오하지 않고 앞서가기를 바라고 이를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어찌 잘못이라 하겠는가? 원해서가 아니라 교육시스템이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강남의 학부모 가운데에도 강남만 잘 나가는 교육시스템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는 보도가 이를 입증한다. 그런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들, 사람들이며, 그 중 가장 똑똑하고 야무진 사람들, 앞서가는 국민들이 바로 강남에 살고 있다고 보기에, 그 분들이 나의 호소를 깊이 생각해 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것이다. 그들 자녀들이 장차 행복한 삶을 살기를 진정으로 바라기 때문이다.
*이 글은 2008년 8월 18일자 (제2073호) 게재됐습니다.
출 처 : 한국농어민신문
|고현석 전 곡성군수
주민이 직접 뽑는 교육감 선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세인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가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관심권에 들어오더니, 강남권에서 몰표를 받은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당선되었다. 괜히 씁쓸하고 걱정스런 마음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기로 지구상에서 유명한 나라가 우리나라인데 어찌 교육감 선거 투표율이 그리 낮았을까? 그렇게 된 연유가 씁쓸하지만 어쨌든 서울에서는 관심이 높아졌다고 했는데, 강남이 주도했던 것인가? 현재도 학생들의 성적이 가장 좋고 학부모의 열의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는데, 역시 그래서 자녀들이 공부를 잘 하는 것인가.
끼리끼리 모여 살면 행복할까
문득 농촌군수 시절 여성주간 행사에서 농촌의 여성지도자들에게 드렸던 간곡한 호소를 강남의 학부모들을 향해서 큰 소리로 외치고 싶어진다. 그 호소는 이랬었다.
‘태어나기 전에 자기 의지로 가정을 선택해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형편이 괜찮은 어린이와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가 어려서부터 어울려 놀아야 합니다. 교육적으로 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자란 자녀들이라야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지도자로 성장합니다. 끼리끼리 모여 사는 강남 8학군은 결코 큰 지도자를 키우는 용광로가 될 수 없습니다. 또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자기보다 처지가 어려운 친구를 통해서 부모의 고마움을 알게 되고 그래서 성장한 후에도 부모에게 잘 하게 됩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나은 학생이나 모두가 가정의 행복을 소중히 생각해서 일생을 행복하게 꾸리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삶을 살기 때문에 그들의 세대가 행복한 삶을 삽니다.
자녀들의 행복한 삶 원한다면…
강남의 학부모들과 비교해서 여러 면으로 능력이 못 미치는 분들이지만, 농촌에서는 그나마 형편이 괜찮은 여성지도자들이기에, 도시와 비교할 때 턱없이 그 숫자가 많은 소년·소녀가장, 편부·편모학생, 조손학생, 다문화가정 자녀 등을 배척하지 말고 잘 품어달라는 당부를 했던 터이다.
이 호소를 강남의 학부모들이 들으면 무어라고 할까?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관한 보도의 내용에 비추어 짐작하건대, 아무래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피식거리거나, 불쾌해 할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해 보자고 호소하고 싶고,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싶다.
남 이해하며 어울려 놀게 해야
물론 자녀교육 문제는 개인이 풀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교육시스템의 문제이다. 학부모 각자는 이 시스템 안에서 자기 자녀가 낙오하지 않고 앞서가기를 바라고 이를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어찌 잘못이라 하겠는가? 원해서가 아니라 교육시스템이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강남의 학부모 가운데에도 강남만 잘 나가는 교육시스템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는 보도가 이를 입증한다. 그런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들, 사람들이며, 그 중 가장 똑똑하고 야무진 사람들, 앞서가는 국민들이 바로 강남에 살고 있다고 보기에, 그 분들이 나의 호소를 깊이 생각해 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것이다. 그들 자녀들이 장차 행복한 삶을 살기를 진정으로 바라기 때문이다.
*이 글은 2008년 8월 18일자 (제2073호) 게재됐습니다.
출 처 : 한국농어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