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게 필요 l 하승수 공익별률센터 농본 대표, 지역재단 자문위원
- 작성일2024/07/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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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게 필요
l 하승수 공익별률센터 농본 대표, 지역재단 자문위원
쌀값 하락이 심상치 않은 수준을 넘어서서 비상등이 켜진 지 오래이다. 산지 쌀값이 80kg 기준 18만 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약속했던 80kg 기준 20만 원 쌀값 보장은 헛된 얘기였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쌀값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정부는 안이한 대책만 내놓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올해 초부터 쌀값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작년 수확기에 80㎏ 기준 20만 원이 넘었던 산지 쌀값이 줄곧 내림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1월 25일 19만5000원 이하로 내려간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2월 2일 ‘지속적으로 쌀값 및 재고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쌀값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쌀값 하락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뒤늦게 6월 21일 정부 매입 5만 톤, 농협 소비촉진 10만 톤이라는 대책을 내놨지만, 15만 톤 중 10만 톤을 농협에게 떠넘긴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가 시의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곧 조생종 햅쌀이 나오게 될 텐데, 이대로 가면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80kg 기준 쌀값 20만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약속한 것이다.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당시 판단이 잘못됐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다른 대안도 없으면서 단순히 ‘야당이 통과시킨 법안이라서 거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도 마땅한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시급하게 ‘충분한 물량’의 시장격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찔끔찔금하다가 시기를 놓친 2021-2022년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단 단기적으로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라도 쌀값의 추가 하락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제대로 된 논의를 해야 한다. 정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쌀 초과생산이나 쌀값 하락 시에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시장격리)을 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는 정부의 판단이 옳지 못했던 것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도 국회에는 야당 국회의원들이 제안한 새로운 양곡관리법 개정안들이 발의되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쌀 초과생산이나 쌀값 하락 시에 정부가 의무매입을 하도록 하는 방안 △쌀값이 적정가격(기준가격)에 미달할 경우 차액의 일정 비율을 보전하도록 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2020년 정부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서, ‘자동시장 격리’를 통해서 쌀값을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지금 시점에서 당연히 논의가 되어야 할 의제들이다. 정부가 여기에 반대한다면,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해 왔던 얘기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법 개정안들에는 △양곡 정책 수립과 시행에 관한 심의 기구 마련, △타 작물 재배지원 시책 추진 같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내용들에는 굳이 정부가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연간 40만 톤 남짓한 수입쌀이 국내 양곡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자는 내용도 양곡관리법 개정안으로 제안되어 있다. 이것 역시 필요한 일이다.
지금 농민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생산비는 올라가고, 농산물 가격은 불안정하고, 이상기후로 인해 농사짓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 대해 대통령과 행정 관료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아무리 쌀 소비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쌀은 여전히 전 국민의 생존 기반이다. 쌀 소비가 줄어든 것은 고기 등의 소비가 늘어난 탓인데, 사료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처럼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국제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식량자급의 최종적인 보루는 쌀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과 정부는 안이한 인식을 버리고, 단기적으로는 충분한 물량의 시장격리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 또한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에 나서야 한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9424
l 하승수 공익별률센터 농본 대표, 지역재단 자문위원
80kg 기준 쌀값 20만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약속한 것이다.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당시 판단이 잘못됐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쌀값 하락이 심상치 않은 수준을 넘어서서 비상등이 켜진 지 오래이다. 산지 쌀값이 80kg 기준 18만 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약속했던 80kg 기준 20만 원 쌀값 보장은 헛된 얘기였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쌀값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정부는 안이한 대책만 내놓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올해 초부터 쌀값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작년 수확기에 80㎏ 기준 20만 원이 넘었던 산지 쌀값이 줄곧 내림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1월 25일 19만5000원 이하로 내려간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2월 2일 ‘지속적으로 쌀값 및 재고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쌀값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쌀값 하락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뒤늦게 6월 21일 정부 매입 5만 톤, 농협 소비촉진 10만 톤이라는 대책을 내놨지만, 15만 톤 중 10만 톤을 농협에게 떠넘긴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가 시의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곧 조생종 햅쌀이 나오게 될 텐데, 이대로 가면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80kg 기준 쌀값 20만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약속한 것이다.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당시 판단이 잘못됐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다른 대안도 없으면서 단순히 ‘야당이 통과시킨 법안이라서 거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도 마땅한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시급하게 ‘충분한 물량’의 시장격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찔끔찔금하다가 시기를 놓친 2021-2022년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단 단기적으로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라도 쌀값의 추가 하락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제대로 된 논의를 해야 한다. 정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쌀 초과생산이나 쌀값 하락 시에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시장격리)을 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는 정부의 판단이 옳지 못했던 것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도 국회에는 야당 국회의원들이 제안한 새로운 양곡관리법 개정안들이 발의되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쌀 초과생산이나 쌀값 하락 시에 정부가 의무매입을 하도록 하는 방안 △쌀값이 적정가격(기준가격)에 미달할 경우 차액의 일정 비율을 보전하도록 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2020년 정부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서, ‘자동시장 격리’를 통해서 쌀값을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지금 시점에서 당연히 논의가 되어야 할 의제들이다. 정부가 여기에 반대한다면,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해 왔던 얘기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법 개정안들에는 △양곡 정책 수립과 시행에 관한 심의 기구 마련, △타 작물 재배지원 시책 추진 같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내용들에는 굳이 정부가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연간 40만 톤 남짓한 수입쌀이 국내 양곡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자는 내용도 양곡관리법 개정안으로 제안되어 있다. 이것 역시 필요한 일이다.
지금 농민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생산비는 올라가고, 농산물 가격은 불안정하고, 이상기후로 인해 농사짓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 대해 대통령과 행정 관료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아무리 쌀 소비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쌀은 여전히 전 국민의 생존 기반이다. 쌀 소비가 줄어든 것은 고기 등의 소비가 늘어난 탓인데, 사료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처럼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국제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식량자급의 최종적인 보루는 쌀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과 정부는 안이한 인식을 버리고, 단기적으로는 충분한 물량의 시장격리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 또한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에 나서야 한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9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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