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이 안 보인 총선, 22대 국회에 바라는 것 l 하승수 공익별률센터 농본 대표, 지역재단 자문위원
- 작성일2024/04/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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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이 안 보인 총선, 22대 국회에 바라는 것
l 하승수 공익별률센터 농본 대표, 지역재단 자문위원
4.10 국회의원 총선이 끝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직업을 찾아보았다.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자 254명의 직업 통계를 보니, 국회의원 140명, 정치인 66명, 변호사 19명, 기타가 18명, 교육자가 8명이다. 그 외에 상업과 의사·약사, 회사원이 각 1명씩이다. 농·축산업은 0명이다.
46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직업 통계를 보니, 농·축산업이 1명 나온다.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로 당선된 임미애 당선자가 유일한 농업인으로 되어 있다.
물론 이 통계가 정확한 것은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통계는 후보자가 적어낸 직업을 기반으로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농민 출신 국회의원이 극소수이지만, 더 있기는 하다. 그러나 법조인 당선자가 60명으로 사상 최대라고 하는 것과 농민 출신 국회의원이 절대 부족한 것이 대비된다.
물론 농촌에 농민만 사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에 농촌에 실거주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여기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매우 드물 것이다.
물론 자신이 농민이 아니고 농촌에 살지 않더라도, 농촌·농업에 관심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더 있을 것이다. 특히 날로 심각해져가는 기후위기를 생각한다면, 더 많은 국회의원들이 농촌·농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22대 국회에 바라는 것을 두 가지만 적어 본다. 농촌·농업 문제에 관심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이렇게 했으면 하는 바램을 적어보는 것이다.
첫째, 농촌·농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의원연구단체들이 필요하다. 현재의 농촌·농업 현실을 개선하려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라는 상임위원회만으로는 부족하다. 농업만 하더라도, 국가 전체적인 경제정책·재정정책과 연계해서 논의할 수밖에 없다.
농촌문제는 많은 상임위원회와 연관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개발이나 환경오염 시설 문제는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동위원회 등과 연관성이 높다. 예를 들어서 지금 농촌으로 밀려들고 있는 산업폐기물시설, 농촌난개발의 대표적 사례인 석산(토석채취) 난개발 등의 문제를 풀려면 여러 영역의 법률을 손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농촌에 필요한 읍·면 자치권 확대 문제를 다루려면 행정안전위원회 등이 관련된다.
그래서 의원연구단체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 국회의원들은 의원연구단체를 만들어서 입법이나 정책 논의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21대 국회에는 64개의 의원연구단체가 등록되어 있었는데, 농촌·농업 관련 의원연구단체로는 ‘국회 슬로시티와 농업미래포럼‘ 하나뿐이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촌·농업 문제에 집중하는 의원연구단체가 여러 개 생겨서 상임위원회의 틀로는 다루기 어려운 과제들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농촌 난개발·환경오염시설 대책과 농촌공간 보전‘을 다루는 의원연구단체도 있으면 좋겠고, 기후위기가 낳을 식량위기·농업피해에 대비하는 의원연구단체도 필요하다.
둘째, 새로운 입법도 필요하겠지만, 현재 존재하는 법률들을 전반적으로 손보고 법률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법조항의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상위법률과 하위 법령·고시가 상충되거나 잘 부합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서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합성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및 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친환경농어업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하위 시행규칙에서는 ‘합성농약 무검출 또는 일정농도 이하 검출(지금은 농약 잔류허용기준의 20분의 1 이하)’을 기준으로 해 왔다. 상위법률에서는 ‘불사용’이 기준인데, 하위 법령에서는 검출 여부나 검출 수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상위법률과 고시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양곡관리법 제16조 제5항에서는 생산자단체대표등과의 협의기구를 구성하도록 했는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고시에서는 해당 기구(양곡수급안정위원회)의 기능을 ‘협의’가 아니라 ‘논의’로 규정하고 있다. ‘협의’와 ‘논의’는 의미가 상당히 다르다. 상위법률의 취지에 따라 고시의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사례이다.
그 외에도 예산·결산 심의를 강화하고, 민원성 의정활동이 아니라 정책중심 의정활동으로 전환하는 등의 과제들도 있다. 행정 관료들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들을 대리해서 관료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회에 권한을 위임한 주권자라면 이런 모습의 국회를 기대할 것이다. 부디 22대 국회부터는 국회의 모습이 달라지길 기대한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6935
l 하승수 공익별률센터 농본 대표, 지역재단 자문위원
법조인 당선자가 60명으로 사상 최대라고 하는 것과 농민 출신 국회의원이 절대 부족한 것이 대비된다. 물론 농민이 아니고 농촌에 살지 않더라도, 농촌·농업에 관심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더 있을 것이다. 특히 날로 심각해져가는 기후위기를 생각한다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4.10 국회의원 총선이 끝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직업을 찾아보았다.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자 254명의 직업 통계를 보니, 국회의원 140명, 정치인 66명, 변호사 19명, 기타가 18명, 교육자가 8명이다. 그 외에 상업과 의사·약사, 회사원이 각 1명씩이다. 농·축산업은 0명이다.
46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직업 통계를 보니, 농·축산업이 1명 나온다.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로 당선된 임미애 당선자가 유일한 농업인으로 되어 있다.
물론 이 통계가 정확한 것은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통계는 후보자가 적어낸 직업을 기반으로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농민 출신 국회의원이 극소수이지만, 더 있기는 하다. 그러나 법조인 당선자가 60명으로 사상 최대라고 하는 것과 농민 출신 국회의원이 절대 부족한 것이 대비된다.
물론 농촌에 농민만 사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에 농촌에 실거주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여기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매우 드물 것이다.
물론 자신이 농민이 아니고 농촌에 살지 않더라도, 농촌·농업에 관심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더 있을 것이다. 특히 날로 심각해져가는 기후위기를 생각한다면, 더 많은 국회의원들이 농촌·농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22대 국회에 바라는 것을 두 가지만 적어 본다. 농촌·농업 문제에 관심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이렇게 했으면 하는 바램을 적어보는 것이다.
첫째, 농촌·농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의원연구단체들이 필요하다. 현재의 농촌·농업 현실을 개선하려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라는 상임위원회만으로는 부족하다. 농업만 하더라도, 국가 전체적인 경제정책·재정정책과 연계해서 논의할 수밖에 없다.
농촌문제는 많은 상임위원회와 연관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개발이나 환경오염 시설 문제는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동위원회 등과 연관성이 높다. 예를 들어서 지금 농촌으로 밀려들고 있는 산업폐기물시설, 농촌난개발의 대표적 사례인 석산(토석채취) 난개발 등의 문제를 풀려면 여러 영역의 법률을 손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농촌에 필요한 읍·면 자치권 확대 문제를 다루려면 행정안전위원회 등이 관련된다.
그래서 의원연구단체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 국회의원들은 의원연구단체를 만들어서 입법이나 정책 논의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21대 국회에는 64개의 의원연구단체가 등록되어 있었는데, 농촌·농업 관련 의원연구단체로는 ‘국회 슬로시티와 농업미래포럼‘ 하나뿐이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촌·농업 문제에 집중하는 의원연구단체가 여러 개 생겨서 상임위원회의 틀로는 다루기 어려운 과제들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농촌 난개발·환경오염시설 대책과 농촌공간 보전‘을 다루는 의원연구단체도 있으면 좋겠고, 기후위기가 낳을 식량위기·농업피해에 대비하는 의원연구단체도 필요하다.
둘째, 새로운 입법도 필요하겠지만, 현재 존재하는 법률들을 전반적으로 손보고 법률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법조항의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상위법률과 하위 법령·고시가 상충되거나 잘 부합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서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합성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및 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친환경농어업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하위 시행규칙에서는 ‘합성농약 무검출 또는 일정농도 이하 검출(지금은 농약 잔류허용기준의 20분의 1 이하)’을 기준으로 해 왔다. 상위법률에서는 ‘불사용’이 기준인데, 하위 법령에서는 검출 여부나 검출 수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상위법률과 고시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양곡관리법 제16조 제5항에서는 생산자단체대표등과의 협의기구를 구성하도록 했는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고시에서는 해당 기구(양곡수급안정위원회)의 기능을 ‘협의’가 아니라 ‘논의’로 규정하고 있다. ‘협의’와 ‘논의’는 의미가 상당히 다르다. 상위법률의 취지에 따라 고시의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사례이다.
그 외에도 예산·결산 심의를 강화하고, 민원성 의정활동이 아니라 정책중심 의정활동으로 전환하는 등의 과제들도 있다. 행정 관료들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들을 대리해서 관료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회에 권한을 위임한 주권자라면 이런 모습의 국회를 기대할 것이다. 부디 22대 국회부터는 국회의 모습이 달라지길 기대한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6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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