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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칼럼

    면(面) ‘앵커조직’으로 농촌마을에 부는 봄바람 l 서정민 지역순환경제센터장, 지역재단 이사
    • 작성일2024/04/09 16:30
    • 조회 176
    면(面) ‘앵커조직’으로 농촌마을에 부는 봄바람
    l 서정민 지역순환경제센터장, 지역재단 이사

    주민 손으로 변화 일으킨 괴산 감물면
    편의점·빨래방 생기고 로컬매장 준비도
    눈높이 맞춘 사업·주민 직접 참여 결실


    지난 3월 13일 면 소재지에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상점과 세탁소 하나 없던 충북 괴산군 감물면에 주민들이 운영하는‘감물커뮤니티 편의점·빨래방’이 문을 열었다.

    감물면의 변화는 지난 2022년 행정안전부 '인구감소지역의 주민참여형 소생활권 활성화 프로젝트'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되었다. 이 사업은 주민참여가 용이하고, 다양한 부처의 사업을 집약, 정책연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생활권을 공간 범위로 하여, 실질적인 주민참여를 통해 지역 의제발굴 및 주민 체감형 계획수립과 실행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감물면은 공모 선정 초기에는 종합계획 수립과정에서 용역사의 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주민참여와 관심이 저조하여 실질적인 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 2023년 괴산군에서 감물면 소생활권 주민협의체로 구성된 마을기획단을 정비하고, 주민 가운데 코디네이터를 선정, 마을기획단 상근인력을 지원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마을기획단 단원들에게 교육과 워크숍 등 역량을 강화하고, 코디네이터에게는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심화학습을 지원했다. 이 과정을 통해 마을기획단원들과 코디네이터의 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실질적인 활동계획이 마련되었다. 

    감물면 마을기획단은 단장과 부단장(남녀 각1인), 그리고 감사, 코디네이터를 사무국장으로 하는 사무국 체계를 정비하고, 참여 주민들의 희망에 따라 생활SOC분과, 문화관광분과, 마을교육분과, 농촌경제분과, 지역공동체분과 등 총 5개 분과를 구성하였다.

    각 분과마다 감물면 지역 현안과 주민 의견을 종합하여 2023년 중점 사업을 발굴했다. 생활SOC분과는 커뮤니티 편의점과 빨래방 운영, 문화관광분과는 합창단 및 아나바다 장터 운영, 마을교육분과는 주민참여예산제안사업 발굴, 농촌경제분과는 로컬매장 운영, 지역공동체분과에서는 마을돌봄사업단 및 여성모니터링단 운영 등을 주요사업으로 결정했다. 

    감물면 마을기획단은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2023년 3월 15일 마을기획단을 임의단체로 등록, 기획단 산하에 공익형 사업단 ‘달천신나는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괴산군은 마을기획단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기초로 예산을 배정하여 마을기획단의 자율성을 보장했다.

    감물면 마을기획단 활동은 분과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역공동체분과는 감물면 여성들을 조직화하여 ‘여성모니터링단’을 구성, 역량강화를 통해 지역여성들의 사회참여 확대를 유도했다.

    문화관광분과 주도로 아나바다 장터를 열어 지역주민들의 교류를 확대하였고, 평생학습프로그램과 연계한 ‘감물면안단테합창단’을 창단했다. 합창단 모집에 지역주민 50여명이 지원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마을교육분과는 괴산군장학회 행복교육지구사업과 연계하여, 감물초등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마을교사들이 초등학생들과 함께 ‘마을그림일기’를 제작하여 책자를 발간했다. 생활SOC분과에서는 커뮤니티 편의점과 빨래방 운영을 위해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액션그룹 공모사업에 참여하여 1억원 예산을 배정받았다.

    마을기획단은 감물면 행정과 협의하여 유휴공간인 구 면장관사를 커뮤니티 편의점과 빨래방으로 리모델링하여 드디어 지역에 편의점과 빨래방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촌경제분과에서는 편의점과 연계하여 지역농특산물을 판매하는 로컬매장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감물면 마을기획단은 지난 1월 10일 감물면 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2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주민총회를 개최하고 2024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주민총회 안건 가운데 평생학습프로그램 확대 운영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고, 마을기획단은 괴산군지역활성화센터로부터 지원받아 ‘감물쏘잉엔젤단’을 구성하여 3월 말 발대식을 가졌다. 유휴공간인 구 예비군 사무실을 교육장으로 활용, 홈패션에 관심있는 주민 30여명이 3월부터 재봉틀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감물면은 지역 내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하는 마을기획단이 구성되고, 상근하며 기획단의 실무를 지원하는 사무국장이 지원되면서 불과 1년 사이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올해는 감물면 마을기획단에서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을 통해 조성된 커뮤니티센터를 아이들과 노인들을 위한 마을돌봄 공간으로 조성, 주민 주도로 운영·관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최근 마을기획단은 신나는 감물면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을 공부 중이다. 

    면 단위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하는 실질적인 주민참여 거버넌스와 사업 실행주체로서 ‘앵커조직’, 그리고 주민 눈높이를 고려한 사업계획과 주민주도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의 예산지원이야말로 인구감소 위기에 처한 농촌소멸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닐까? 감물면에 불고 있는 봄바람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6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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