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OP

재단칼럼

    작물 유전자원과 GMO의 위험성 |권영근 칼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 작성일2020/03/04 18:48
    • 조회 466
    작물 유전자원과 GMO의 위험성  
    |권영근 칼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농업ㆍ먹거리를 위한 유전자원이 소실되고 있는 이유는, 삼림파괴, 사막화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이지만, 무엇보다도 제일 첫째 이유는 농업ㆍ먹거리의 진전ㆍ발전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
    인류는 물론 모든 동물은 그 먹을거리의 모두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식물에 의지하고 있다. 이는 식물만이 태양 에네르기를 고정시키기 때문이다. 화석 연료까지를 포함하면, 인류는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그 에네르기의 대부분도 식물에서 유래한 것에 의존하고 있다.
    인간 그 자체가 생물 다양성과 더불어 발전하여 왔으며, 그것을 지키는 것은 우리들의 영속적인 발전을 보증하는 것으로도 연결된다. 따라서 식물을 자원으로서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원의 보전이 필수적이다.

    작물유전자원과 개발 
         
    FAO, ‘식료ㆍ농업을 위한 세계 식물유전자원 백서’서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토양, 물 그리고 유전자원은 농업과 세계의 먹을거리 안전보장의 기반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이해가 되지 않고, 또한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것이 식물유전자원이다. 그것은, 아직 우리들의 배려와 보호에 의존하고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아마도 가장 위기에 처해있다.”
    이같이 작물의 생식질(종자, 화분 등)로서의 작물유전자원에 대한 논의는 주로 근대적 육종기술을 중심으로 집중되었다. 논의 풍부성이나 폭이 토지나 물에 비하여 빈약하다. 
    다윈적인 사고에서는, 생물학적 변이는, 생물이 새로운 환경에 전해져서 퍼지는 것에 의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인데, 이와는 달리, 바빌로프는, 재배식물의 기원에 관한 연구에서, 작물의 계통이나 품종의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을 밝히고, 그 같은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 기원지 혹은 발상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본래의 환경조건과 다른 지역에서는 그 적응할 수 있는 유전자 군은 한정되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였다(田中正武, 1975,『裁培植物の起原』).
    작물유전자원은 근대육종의 도입과 농업의 집약화(=녹색혁명형 농업)에 수반해 급속히 소실(Erosion)되고 있다(즉, 상이한 유전자의 분포의 정도가 감소하는 것). 지역적인 특징과 다양성을 포함한 재래품종(Local variety, Primitive variety, 농민이 전통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품종, 또는 재래종)은, 상품으로서의 농업생산(=상업적 농업)의 발전과 지역 간의 품종교류(=자유무역, WTO-FTA)에 의해 급속히 상실되어 왔다(池橋宏, 2000,『訂正 追補 植物の育種と遺傳』). 
    또한 육종을 통하여 유전자원을 이용함으로서, 이용되지 않았던 소재가 소실된다든지, 개량품종의 도입에 의해 다양성을 내재하고 있는 재래품종의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예컨대, 순수계 도태에 의한 벼 품종의 육성은 다양성을 갖는 집단으로부터의 분리육종이며, 다양성을 내재하는 벼의 재래품종의 감소로 이어진다. 
    채소의 지방품종의 소멸도 현저하다. 품종의 획일화가 진행되면, 작물의 재배 상의 안정성이 상실되어서 유전적 취약성이 나타나고, 병해충에 의한 커다란 피해에 휘말린 위험성이 높다(GMO가 대표적임).
    1845∼1846년,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감자 역병(병원균 Phytophthora infestans)이 발생하여 100만 여명이 죽고 150만 여명이 아메리카로 이주하게 했다. 
    1970년 옥수수 깨씨무늬병 [southern corn leaf blight], 1970년대 후반, IR-26 계통의 벼에서 다갈색 멸구 저항성의 붕괴 등 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FAO, 1996, Report on the State of the Worlds Plant Gentic Resources for Food and Agriculture).
    이같이 저항성 유전자의 탐색과 동정(同正, Identification)을 위해서도 유전자원의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 농업ㆍ먹거리를 위한 유전자원이 소실되고 있는 이유는, 삼림파괴, 사막화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이지만, 무엇보다도 제일 첫째 이유는 농업ㆍ먹거리의 진전ㆍ발전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池橋, 2000).  
    영국, USA, 러시아는 원래 재배식물의 기원지에서 떨어져 있으므로, 작물의 유전자원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탐색이 이루어졌으며, 그에 따라 작물유전자원의 보전시설의 정비도 추진됐다. 
    또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국내에 유전자원이 결핍되어 있어서, 산업으로서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앙집권적 육종사업과 Seed Bank를 정비하고 있다. 그러므로 GMO는 더욱 위험하다. 
    작물유전자원의 중요성이 공식적으로 논의된 것은 1961년, FAO회의가 최초이다. 1967년 FAO 기술회의에서 종자은행(Seed Bank)을 통한 유전자원 보존이 논의됐다. 
    그 후, 생식지 외의 보전중시의 흐름이 형성되고 글로벌 시드 뱅크 설립이 시도되었다. 1974년 FAO의 협력하에 국제 식물유전자원 위원회(International Board for Plant Genetic Resour ces:IBPGR) 가 설립됐다. 
    그러나 유전자원의 소유권이나 농민의 이용에 대해서는 1990년대에 들어오기 까지 거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원 민족주의가 등장하자, 육종의 재료인 유전자원은 공유재산(Common Property)이지만, 육종의 결과는 지적소유권에 의해 보호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선진국ㆍ다국적 기업 중심으로 제출되자, 도상국의 반발이 강화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P.R.Mooney,(1983), The law of seed : another development and plant genetic resources, Development Dialogue(1-2)이다. 그는 종자는 인류 공통의 재산이지만, 개량품종의 특허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FAO의 공식적인 해석은, 1989년, 유전자원은 인류의 공통재산이지만, 농민의 권리의 개념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생물다양성 조약과 작물유전자원

    1992년 브라질에서 UN환경개발회의에서 생물다양성조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이 합의되었다. 
    현재, 생물자원 전반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해서는, CBD가 그 국제적인 기본 틀로 되어있다. 생물다양성(Biological Diversity)은, 일반적으로 유전자의 다양성, 종의 다양성, 생태계 다양성 등 3가지 차원에서 다루어진다. 
    생물다양성 조약의 3가지 목적은, 생물다양성의 보전, 생물다양성의 이용 그리고 그 이용으로 얻어지는 이익의 공평한 분배가 합의 됐다. 

    첫째의 ‘보전’은,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인식을 토대로 하고 있다. 

    둘째, ‘이용’은,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이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개도국의 발전을 양립시키기 위해 중요하다는 인식을 토대로 하고 있다. 

    셋째, ‘이익의 분배’는 유전자원을 포함한 생물다양성의 이용에서 발생한 이익의 공정 또는 공평한 분배가 지금까지 반드시 지켜진 것은 아니라는 개도국의 인식과 무언가 국제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는 서미트 참가국의 인식에 토대를 둔 것이다. 

    이 같은 이익의 배분은 일반적으로 자원의 제공자와 이용자 간에서 맺어진 상호합의를 토대로 하여 실시되는 경제적 분배가 중심이지만, 생물다양성 조약에서는 선진국이 개도국에 대하여 기술협력의 지원을 실시하도록 촉구하고 있으며, 조약의 목적달성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기술협력을 강조하고, 아울러 이익배분의 방법 중의 하나로 검토하도록 권고한다. 
    이 조약의 이행을 위한 각국의 생물다양성 전략 속에는 도상국의 농업 및 식량증산에 기여할 수 있는 유전자원의 보전문제에 노력[북한 및 몽고 등에 대한 기술지원]을 기울이도록 하고, 앞으로도 일반적 및 농업에 관련된 생물자원의 보존, 평가, 이용에 관한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케 하고, 지역에 적합한 품종육성 등의 시책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이 유전자원에 대한 위치부여가 변화하고 있으며, 초기의 보전만이 아니라, 이용과 이익의 배분으로 논의가 나아가고 있다. 또한 보전의 방법으로서도, 과거에는 시드 뱅크에 의한 보전에 머물렀으나, 진전하여 생식지역 내의 보전을 강조하는 추세가 대종을 이루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국외 연구자에 의한 유전자원에 대한 Access의 자유는 제한되고, 국가주권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인류공유의 자산’으로서 선진국의 연구자가 자유롭게 이용하여 온 유전자원은, ‘인류공통의 관심’의 대상이지만, ‘국가의 존엄, 국가의 주권’이 자원을 지배하는 것으로 되었다. 
    FAO도 CBD로 접근을 시도하여서, 1996년 라이프치히 회의에서 FAO 세계행동계획(Global Plan of Action)을 채택하고, 이익의 공평한 분배 시스템 확립을 시도했지만, 아직도 CBD에서 보여진 것 같은 국가주권이나 농민의 권리를 인정하는 문제는 과거의 인류 공통유산이라는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멀며 타협이 어렵다.

    *2008년 글입니다.
    [출 처 : 한국농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