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대응기금, ‘계륵’이 되지 않으려면 l 서정민(지역재단 지역순환경제센터장)
- 작성일2023/10/20 13:33
- 조회 265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 26% 불과
조직개편·담당자 교체 안정적 운용 불가
자율성 적고 부서 협력체계 부재도 한몫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2023년 정기국회·국정감사 한눈에 보는 재정·경제 주요 이슈”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 기준 전국 122개 지자체(인구소멸위기지역 89개, 관심지역 18개, 광역 15개)에서 제시한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은 총 509개, 기금 배분액은 7477억원이며, 전체 집행률은 26.1%로 나타났다.
15개 광역지원계정 집행률은 87.1%인 반면, 인구감소지역인 기초지원계정 집행률은 5.7%로 매우 낮았다. 지역별로는 광주, 울산, 제주 지역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 전체 집행률은 0%, 경남지역 전체 집행률은 33%로 가장 높았고, 전남 31.6%, 강원 30.3% 순으로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가예산정책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집행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특히 지방소멸 위기 대응은 거시적인 국정 아젠다임에도 불구, 현 사업추진체계 상 지자체에 1년 단위 단기 성과창출을 유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 인구감소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사업 개발 및 추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추진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하였다.
행정안전부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처럼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이 10%도 안 되는 지자체가 62개로 전체 지자체의 절반 이상에서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원인과 대책을 발표하였다. 행정안전부의 입장은 2022년 9월 최초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 후 지자체에서 예산 편성 및 지방의회 승인절차, 투자심사와 부지매입, 실시설계용역 등 사전절차를 이행하느라 집행이 다소 늦어진 것이 주원인이라 밝혔다.
향후 지자체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 진행 중인 2024년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기준에 기금사업 집행실적을 포함하였고, 향후 주기적으로 지자체 기금 집행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2024년 성과분석 시 집행실적을 포함하여 집행률을 제고할 계획이다.
사업 초기인 만큼 지자체에서 신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각종 행정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집행률이 낮은 원인 중 하나이지만, 많은 지자체에서 단순 행정절차를 넘어 내부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원활한 사업 진행이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첫째, 2022년 지방선거와 조직 개편의 영향이다. 지난해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 투자계획 평가와 지방선거가 맞물리면서, 지자체장이 바뀐 지자체는 지자체장의 인식에 따라 기금사업에 대한 기존 입장이 달라지기도 했다. 또한, 민선 8기 출범 후 지자체마다 조직개편으로 사업부서가 개편되고, 업무담당자들이 교체되면서 기금사업이 연속성을 갖고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곤란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둘째, ‘인구감소위기’라는 공통과제에 대한 지자체 내부 인식 부족과 부서 간 협력체계 부재이다. 지난해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이 처음 도입되어 단기간에 투자계획서를 작성·제출하다 보니, 지역주민들과 소통은 물론이고 관련 부서 간 충분한 사전협의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막상 기금이 배분되고 사업이 진행되면서 사업부서 간 협조 부족으로 난관에 직면한 지자체들도 있다.
행정 내부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 역시 공모사업의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여전하고, 기금 배분이 확정된 뒤 투자계획서를 제출한 담당부서가 직접 추진하는 사업은 문제가 없지만, 연관 부서에 사업을 이관하는 경우 해당 부서에서 추가 업무부담과 성과 반영 여부를 고려하여 사업 추진을 꺼린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중앙의 지침과 규제로 지자체의 자율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금을 주거기반조성, 생활여건개선, 일자리 창출 등 대규모 하드웨어에 집중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지자체에서는 기금사업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금으로 하드웨어를 조성하고 운영 관리는 지자체 책임이라는 것이 재정자립도 20%에도 못 미치는 인구감소위기지역에서 가능한 일인지”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이미 수많은 정책사업을 통해 조성된 하드웨어가 사업 종료 후 유휴화되어 지자체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안 받을 수도 없고 받자니 부담스러운 “계륵”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인구감소위기지역에 10년간 지원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올해로 3년 간(2022~2024) 기금 배분이 완료된다. 인구감소위기지역에서는 지역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지역력 강화와 함께 지역과제 해결을 위한 안정적·통합적 추진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 지역 여건에 따라 인구 유지 및 유입을 위한 지역재생 선순환사이클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단기 성과 창출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자체가 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좀 더 자율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1672
조직개편·담당자 교체 안정적 운용 불가
자율성 적고 부서 협력체계 부재도 한몫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2023년 정기국회·국정감사 한눈에 보는 재정·경제 주요 이슈”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 기준 전국 122개 지자체(인구소멸위기지역 89개, 관심지역 18개, 광역 15개)에서 제시한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은 총 509개, 기금 배분액은 7477억원이며, 전체 집행률은 26.1%로 나타났다.
15개 광역지원계정 집행률은 87.1%인 반면, 인구감소지역인 기초지원계정 집행률은 5.7%로 매우 낮았다. 지역별로는 광주, 울산, 제주 지역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 전체 집행률은 0%, 경남지역 전체 집행률은 33%로 가장 높았고, 전남 31.6%, 강원 30.3% 순으로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가예산정책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집행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특히 지방소멸 위기 대응은 거시적인 국정 아젠다임에도 불구, 현 사업추진체계 상 지자체에 1년 단위 단기 성과창출을 유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 인구감소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사업 개발 및 추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추진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하였다.
행정안전부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처럼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이 10%도 안 되는 지자체가 62개로 전체 지자체의 절반 이상에서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원인과 대책을 발표하였다. 행정안전부의 입장은 2022년 9월 최초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 후 지자체에서 예산 편성 및 지방의회 승인절차, 투자심사와 부지매입, 실시설계용역 등 사전절차를 이행하느라 집행이 다소 늦어진 것이 주원인이라 밝혔다.
향후 지자체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 진행 중인 2024년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평가기준에 기금사업 집행실적을 포함하였고, 향후 주기적으로 지자체 기금 집행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2024년 성과분석 시 집행실적을 포함하여 집행률을 제고할 계획이다.
사업 초기인 만큼 지자체에서 신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각종 행정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집행률이 낮은 원인 중 하나이지만, 많은 지자체에서 단순 행정절차를 넘어 내부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원활한 사업 진행이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첫째, 2022년 지방선거와 조직 개편의 영향이다. 지난해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 투자계획 평가와 지방선거가 맞물리면서, 지자체장이 바뀐 지자체는 지자체장의 인식에 따라 기금사업에 대한 기존 입장이 달라지기도 했다. 또한, 민선 8기 출범 후 지자체마다 조직개편으로 사업부서가 개편되고, 업무담당자들이 교체되면서 기금사업이 연속성을 갖고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곤란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둘째, ‘인구감소위기’라는 공통과제에 대한 지자체 내부 인식 부족과 부서 간 협력체계 부재이다. 지난해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이 처음 도입되어 단기간에 투자계획서를 작성·제출하다 보니, 지역주민들과 소통은 물론이고 관련 부서 간 충분한 사전협의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막상 기금이 배분되고 사업이 진행되면서 사업부서 간 협조 부족으로 난관에 직면한 지자체들도 있다.
행정 내부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사업 역시 공모사업의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여전하고, 기금 배분이 확정된 뒤 투자계획서를 제출한 담당부서가 직접 추진하는 사업은 문제가 없지만, 연관 부서에 사업을 이관하는 경우 해당 부서에서 추가 업무부담과 성과 반영 여부를 고려하여 사업 추진을 꺼린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중앙의 지침과 규제로 지자체의 자율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금을 주거기반조성, 생활여건개선, 일자리 창출 등 대규모 하드웨어에 집중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지자체에서는 기금사업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금으로 하드웨어를 조성하고 운영 관리는 지자체 책임이라는 것이 재정자립도 20%에도 못 미치는 인구감소위기지역에서 가능한 일인지”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이미 수많은 정책사업을 통해 조성된 하드웨어가 사업 종료 후 유휴화되어 지자체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안 받을 수도 없고 받자니 부담스러운 “계륵”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인구감소위기지역에 10년간 지원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올해로 3년 간(2022~2024) 기금 배분이 완료된다. 인구감소위기지역에서는 지역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지역력 강화와 함께 지역과제 해결을 위한 안정적·통합적 추진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 지역 여건에 따라 인구 유지 및 유입을 위한 지역재생 선순환사이클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단기 성과 창출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자체가 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좀 더 자율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1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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