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발 가치사슬 혁신, 다시 ‘농업의 6차산업화’ | 황영모 전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역재단 자문위원
- 작성일2023/08/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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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농가 농업경영 다각화 쉽지 않아
개별농가 연결해 유통·체험수요 대응하는
‘지역단위 네트워크 전략’ 필요한 때
지난 2015년 6월,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다. 이른바 약칭 ‘6차산업화 법률’이다.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농업·농촌의 발전, 농촌경제 활성화를 도모하여 농업인과 농촌주민의 소득증대’가 법률 제정의 목적이다. 정부는 이 법에 따라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 인증, 전문상담 및 현장코칭, 판로지원 및 홍보, 자금지원,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 지역단위 네트워크 구축 등이 주요 지원정책이다.
‘농업의 6차산업화’로 약칭되는 ‘농촌융복합산업 정책’은 ‘농업생산 이후 가공·유통·관광부문(사업자)이 차지하는 부가가치를 농업부문(생산자)이 되찾아 소득을 올리자’는 제안에서 시작한 혁신전략이다. 경기침체와 저성장의 시기, 농업의 활로를 위해 ‘혁신에 의한 새로운 (지역) 시장과 수요창출’을 강조하였다. 지역 단위로 소비자의 농업·농촌 수요를 적극 조직화하는 다양한 접근과 현실적 실행이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지역 먹거리의 소비 수요 창출(공공급식·직매장), 미래세대 농업·농촌 체험의 정규화(식생활교육·농업체험), 적극적 관광·정보 서비스 제공(농업·농촌정보플랫폼), 사업자간 협력을 통한 가공(지역전략식품·농촌자원복합산업화), 협력을 통한 유통의 조직화(산지유통조직화·통합마케팅) 등이 그것이다.
전국적으로 2,204개 조직(‘22년말)이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로 인증을 받아 사업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실태조사(’20년 기준)를 보면, 인증 사업자(1,805개 경영체)의 년간 총 매출액이 2조 6,204억원에 달한다. 종사자도 14,192명이다. 6차산업화 형태(방식)는 조금씩 다르지만, ‘1차(생산)×2차(제조·가공)×3차(유통·판매·체험·관광)’ 방식으로 농업경영 부가가치를 소득화하고 있다. 농업경영체의 경제적 소득 저위(低位) 수준을 극복하는 부가가치의 소득화, 농가 구입가격·판매가격 등 불리한 시장에 조직화된 대응, 경제활동 기회가 없던 농촌여성·고령자·청년의 일자리 만들기 방안이다.
이렇게 본다면 ‘농업의 6차산업화’는 농업소득의 절대적 열위에 놓인 생산자가 지역단위를 범위로 부가가치 구조를 재조정하는 ‘생산자 발(發) 가치사슬 모델’이다. 생산~마케팅~자재조달~생산~가공~물류~판매에 이르는 단계마다 ‘생산계획, 생산과정, 판매전략’을 혁신하여 소득화하는 경영전략이다.
농업의 6차산업화 실천방안은 크게 2가지로 대별된다. 첫째, 생산자가 ‘생산×가공×유통×체험×관광×판매’를 일체화하는 방안이다. ‘농업경영의 다각화·복합화’이다. 생산자가 통합적으로 농업자원을 상품화하는 ‘수직적 다각화’이다. 농업 현장에서는 고정비용 증가, 경영의 전문성 부족, 규모 확대 제약 등이 어려움으로 꼽히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에서 생산자가 ‘2차부문×3차부문’과 연계하여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방법이다. ‘농상공農商工 연계’이다. 생산자가 2차·3차의 사업체(조직)와 연계하는 ‘수평적 다각화’이다. 지역사회에서는 가공·판매를 담당할 주체(조직)가 부족하고, 생산자가 수익 분배 등에서 여전히 불리한 상황이라는 한계가 있다.
농업의 6차산업화 전략의 의미에도 불구하고, 모든 생산자(농가)가 6차산업화 방식으로 농업경영의 다각화를 꾀할 수는 없다. 상품화 기반과 전문성을 갖추고 어렵고, 시설투자 등이 매몰되어 사라질 위험도 높다. 생산자(농민)가 슈퍼맨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소리가 그 어려움을 보여준다.
그래서 개별 농가 단위를 연결하고 연계하는 ‘지역단위 네트워크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우선 품목별 개별 농가를 연결하는 ‘유통채널 활용 네트워크 전략’이 필요하다. 생산자들이 유통·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사업자(조직)를 직접 설립하여 대응하는 비즈니스이다. 한편으로는 도시민의 농업·농촌 체험수요에 대응하는 ‘교류활용 네트워크 전략’도 중요하다. 체험시설·직매장·레스토랑 사업자 등을 연결하여 다양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다. 정부의 ‘지역단위 네트워크 구축’ 지원사업과 여러 정책수단을 매개로 이러한 틀을 지역 단위로 갖춰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 있게 지역단위 네트워크 전략을 기획·코칭할 전문기관 역할이 갈수록 중요하다.
최근 ‘농민이 고령화되고 후계인력이 부족하다’는 배경을 들며 기업 등이 농사를 짓게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이미 유수의 ‘기업집단’은 농업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계획서를 만들고 제도적 허용을 로비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A(농민)로는 안 되니, B(기업)가 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 방식은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생산자(주체)를 부정하는 논리에 가깝다. ‘생산자 중심의 가치사슬 구조 재편’을 강조한 ‘농업의 6차산업화’ 전략 방안을 다시 꺼내 강조하는 이유이다.
6차산업화 방식으로 ‘농업의 산업화 지향’과 ‘지역의 공동체 지향’을 충족하는 전형을 만들 수 있다. ‘법률’로 농업의 활로를 여는 생산자 소득향상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이유이다. 산업적 분업화 과정에서 강제된 단절을 가치사슬로 연계하는 생산자(농업부문)의 주도성 발휘가 중요한 시점이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287
개별농가 연결해 유통·체험수요 대응하는
‘지역단위 네트워크 전략’ 필요한 때
지난 2015년 6월,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다. 이른바 약칭 ‘6차산업화 법률’이다.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농업·농촌의 발전, 농촌경제 활성화를 도모하여 농업인과 농촌주민의 소득증대’가 법률 제정의 목적이다. 정부는 이 법에 따라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 인증, 전문상담 및 현장코칭, 판로지원 및 홍보, 자금지원,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 지역단위 네트워크 구축 등이 주요 지원정책이다.
‘농업의 6차산업화’로 약칭되는 ‘농촌융복합산업 정책’은 ‘농업생산 이후 가공·유통·관광부문(사업자)이 차지하는 부가가치를 농업부문(생산자)이 되찾아 소득을 올리자’는 제안에서 시작한 혁신전략이다. 경기침체와 저성장의 시기, 농업의 활로를 위해 ‘혁신에 의한 새로운 (지역) 시장과 수요창출’을 강조하였다. 지역 단위로 소비자의 농업·농촌 수요를 적극 조직화하는 다양한 접근과 현실적 실행이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지역 먹거리의 소비 수요 창출(공공급식·직매장), 미래세대 농업·농촌 체험의 정규화(식생활교육·농업체험), 적극적 관광·정보 서비스 제공(농업·농촌정보플랫폼), 사업자간 협력을 통한 가공(지역전략식품·농촌자원복합산업화), 협력을 통한 유통의 조직화(산지유통조직화·통합마케팅) 등이 그것이다.
전국적으로 2,204개 조직(‘22년말)이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로 인증을 받아 사업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실태조사(’20년 기준)를 보면, 인증 사업자(1,805개 경영체)의 년간 총 매출액이 2조 6,204억원에 달한다. 종사자도 14,192명이다. 6차산업화 형태(방식)는 조금씩 다르지만, ‘1차(생산)×2차(제조·가공)×3차(유통·판매·체험·관광)’ 방식으로 농업경영 부가가치를 소득화하고 있다. 농업경영체의 경제적 소득 저위(低位) 수준을 극복하는 부가가치의 소득화, 농가 구입가격·판매가격 등 불리한 시장에 조직화된 대응, 경제활동 기회가 없던 농촌여성·고령자·청년의 일자리 만들기 방안이다.
이렇게 본다면 ‘농업의 6차산업화’는 농업소득의 절대적 열위에 놓인 생산자가 지역단위를 범위로 부가가치 구조를 재조정하는 ‘생산자 발(發) 가치사슬 모델’이다. 생산~마케팅~자재조달~생산~가공~물류~판매에 이르는 단계마다 ‘생산계획, 생산과정, 판매전략’을 혁신하여 소득화하는 경영전략이다.
농업의 6차산업화 실천방안은 크게 2가지로 대별된다. 첫째, 생산자가 ‘생산×가공×유통×체험×관광×판매’를 일체화하는 방안이다. ‘농업경영의 다각화·복합화’이다. 생산자가 통합적으로 농업자원을 상품화하는 ‘수직적 다각화’이다. 농업 현장에서는 고정비용 증가, 경영의 전문성 부족, 규모 확대 제약 등이 어려움으로 꼽히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에서 생산자가 ‘2차부문×3차부문’과 연계하여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방법이다. ‘농상공農商工 연계’이다. 생산자가 2차·3차의 사업체(조직)와 연계하는 ‘수평적 다각화’이다. 지역사회에서는 가공·판매를 담당할 주체(조직)가 부족하고, 생산자가 수익 분배 등에서 여전히 불리한 상황이라는 한계가 있다.
농업의 6차산업화 전략의 의미에도 불구하고, 모든 생산자(농가)가 6차산업화 방식으로 농업경영의 다각화를 꾀할 수는 없다. 상품화 기반과 전문성을 갖추고 어렵고, 시설투자 등이 매몰되어 사라질 위험도 높다. 생산자(농민)가 슈퍼맨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소리가 그 어려움을 보여준다.
그래서 개별 농가 단위를 연결하고 연계하는 ‘지역단위 네트워크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우선 품목별 개별 농가를 연결하는 ‘유통채널 활용 네트워크 전략’이 필요하다. 생산자들이 유통·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사업자(조직)를 직접 설립하여 대응하는 비즈니스이다. 한편으로는 도시민의 농업·농촌 체험수요에 대응하는 ‘교류활용 네트워크 전략’도 중요하다. 체험시설·직매장·레스토랑 사업자 등을 연결하여 다양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다. 정부의 ‘지역단위 네트워크 구축’ 지원사업과 여러 정책수단을 매개로 이러한 틀을 지역 단위로 갖춰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 있게 지역단위 네트워크 전략을 기획·코칭할 전문기관 역할이 갈수록 중요하다.
최근 ‘농민이 고령화되고 후계인력이 부족하다’는 배경을 들며 기업 등이 농사를 짓게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이미 유수의 ‘기업집단’은 농업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계획서를 만들고 제도적 허용을 로비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A(농민)로는 안 되니, B(기업)가 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 방식은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생산자(주체)를 부정하는 논리에 가깝다. ‘생산자 중심의 가치사슬 구조 재편’을 강조한 ‘농업의 6차산업화’ 전략 방안을 다시 꺼내 강조하는 이유이다.
6차산업화 방식으로 ‘농업의 산업화 지향’과 ‘지역의 공동체 지향’을 충족하는 전형을 만들 수 있다. ‘법률’로 농업의 활로를 여는 생산자 소득향상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이유이다. 산업적 분업화 과정에서 강제된 단절을 가치사슬로 연계하는 생산자(농업부문)의 주도성 발휘가 중요한 시점이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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