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먹거리 계획, ‘진화’가 필요한 이유 | 황영모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지역재단 자문위원
- 작성일2023/06/30 10:13
- 조회 301
지자체마다 부서 포괄하는 전략 수립
생애주기 먹거리 돌봄 체계 갖추고
누구라도 건강한 먹거리 누릴 수 있어야
정부의 ‘지역 먹거리 계획’ 지원정책에 힘입어 139개 지자체가 먹거리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23년 3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기초+광역)가 243개이니 절반이 넘는(57.2%) 지자체가 계획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지역 먹거리 계획은 ‘지역 농산물 이용촉진 및 직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로컬푸드’ 정책보다 더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로컬푸드 식재료의 생산과 공급에 국한하지 않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안내하고 있는 지역 먹거리 계획의 구성요소는 ‘로컬푸드의 지역 내 선순환, 공공의 맞춤형 생산과 공급,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 보장, 먹거리 관리체계’ 등 크게 4가지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7개의 전략을 영역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먹거리 공급체계, 먹거리 접근성 확대, 먹거리 품질·안전 관리, 먹거리 취약계층 해소, 식생활 교육과 영양관리, 먹거리 관리체계 구축, 먹거리 폐기환경 개선 등이 그것입니다. 지역 먹거리 계획을 이루는 구조와 전략에 따라 지역 먹거리 계획이 수립되어 실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지역 먹거리 계획의 수립과 시행, 지역단위 추진체계의 구축, 취약계층과 주민 대상 먹거리 돌봄 지원 등의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지역 먹거리 계획’을 수립하는 기반을 갖추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계획 수립의 지원, 실행에 필요한 인프라 지원, 다양한 실천모델 발굴, 시민사회 공감대 확산 등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정부의 지역 먹거리 계획 정책 지원을 매개로 지역 먹거리의 지역 내 선순환 구조를 갖춰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먹거리 계획 수준을 평가하는 ‘로컬푸드 지수’를 ‘지역 먹거리 지수’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진단과 평가 내용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역생산 지역소비’의 기준을 토대로 ‘먹거리 돌봄과 시민’까지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책으로서의 ‘로컬푸드 평가’를 넘어 ‘지역 먹거리 전략’을 정책의 영역에서, 지역사회에서 실천해 나가는데 큰 활로를 열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지자체 합동 평가에 지역 먹거리 지수 평가가 포함되어 시행될 방침입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더욱 신경을 쓰고 지역 먹거리 계획 전반의 실행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것입니다. 지역 먹거리 계획 실행의 여건이 유리해졌습니다. 물론 ‘평가’가 지자체를 줄 세운다는 우려와, 평가를 잘 받는 기술만 높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제는 지역사회 모두를 포괄하는 ‘지역 먹거리 계획 2.0’을 준비할 때입니다. 물론 지역 먹거리 선순환체계 구축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지자체 마다 계획에서 다루는 추진전략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가 농정 부서 중심의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생애주기 먹거리 돌봄’과 ‘먹거리 시민 육성’ 등에 비중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그 이유를 2가지 점에 찾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의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먹거리 돌봄’ 기반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집합 행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우리 이웃은 결식과 영양 불균형의 취약한 상황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먹거리 기본권은 인간 ‘존엄’의 기초입니다. 예전에 비해 먹거리 돌봄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복지 영역’에 가두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대다수 지자체의 지역 먹거리 계획 현재 수준은 로컬푸드 생산과 급식 공급 중심이라는 지적이 그것입니다.
둘째, 지자체 내에서 농업부서가 ‘생애주기 먹거리 돌봄’을 계획으로 추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서를 포괄하는 종합전략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올해부터 미래세대 먹거리 돌봄을 상징하는 대표 정책이 중단되었습니다. 정부의 정책 중단은 지자체의 정책 수정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당장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와 초등학교 과일간식을 제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생산자는 생산자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경기도와 전라북도는 추경을 통해 지자체가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규모가 줄어들었습니다. 이렇듯 사회적 요구가 높지만, 국가 정책이 뒷받침이 안 될 때 지자체가 계획과 정책으로 이를 보완해야 합니다.
지역에서는 당장의 정책사업(국비매칭) 공백을 메우는 수준에서 대응하면 안 될 것입니다. 예측가능한 정책의 영역을 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5개년 계획을 세우고, 평가를 통해 수정계획을 세우는 이유입니다.
먹거리를 둘러싼 국가적인 정책 여건이 바뀔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은 사회규범을 반영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먹거리를 둘러싼 구조를 ‘지역사회’ 수준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정하는 사회규범을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몫입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한 먹거리의 일상화’에 필요한 사회적 역량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지역 먹거리 계획의 진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9195
생애주기 먹거리 돌봄 체계 갖추고
누구라도 건강한 먹거리 누릴 수 있어야
정부의 ‘지역 먹거리 계획’ 지원정책에 힘입어 139개 지자체가 먹거리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23년 3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기초+광역)가 243개이니 절반이 넘는(57.2%) 지자체가 계획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지역 먹거리 계획은 ‘지역 농산물 이용촉진 및 직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로컬푸드’ 정책보다 더 포괄적인 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로컬푸드 식재료의 생산과 공급에 국한하지 않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안내하고 있는 지역 먹거리 계획의 구성요소는 ‘로컬푸드의 지역 내 선순환, 공공의 맞춤형 생산과 공급,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 보장, 먹거리 관리체계’ 등 크게 4가지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7개의 전략을 영역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먹거리 공급체계, 먹거리 접근성 확대, 먹거리 품질·안전 관리, 먹거리 취약계층 해소, 식생활 교육과 영양관리, 먹거리 관리체계 구축, 먹거리 폐기환경 개선 등이 그것입니다. 지역 먹거리 계획을 이루는 구조와 전략에 따라 지역 먹거리 계획이 수립되어 실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지역 먹거리 계획의 수립과 시행, 지역단위 추진체계의 구축, 취약계층과 주민 대상 먹거리 돌봄 지원 등의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지역 먹거리 계획’을 수립하는 기반을 갖추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계획 수립의 지원, 실행에 필요한 인프라 지원, 다양한 실천모델 발굴, 시민사회 공감대 확산 등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정부의 지역 먹거리 계획 정책 지원을 매개로 지역 먹거리의 지역 내 선순환 구조를 갖춰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먹거리 계획 수준을 평가하는 ‘로컬푸드 지수’를 ‘지역 먹거리 지수’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진단과 평가 내용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역생산 지역소비’의 기준을 토대로 ‘먹거리 돌봄과 시민’까지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책으로서의 ‘로컬푸드 평가’를 넘어 ‘지역 먹거리 전략’을 정책의 영역에서, 지역사회에서 실천해 나가는데 큰 활로를 열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지자체 합동 평가에 지역 먹거리 지수 평가가 포함되어 시행될 방침입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더욱 신경을 쓰고 지역 먹거리 계획 전반의 실행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것입니다. 지역 먹거리 계획 실행의 여건이 유리해졌습니다. 물론 ‘평가’가 지자체를 줄 세운다는 우려와, 평가를 잘 받는 기술만 높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제는 지역사회 모두를 포괄하는 ‘지역 먹거리 계획 2.0’을 준비할 때입니다. 물론 지역 먹거리 선순환체계 구축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지자체 마다 계획에서 다루는 추진전략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가 농정 부서 중심의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생애주기 먹거리 돌봄’과 ‘먹거리 시민 육성’ 등에 비중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그 이유를 2가지 점에 찾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의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먹거리 돌봄’ 기반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집합 행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우리 이웃은 결식과 영양 불균형의 취약한 상황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먹거리 기본권은 인간 ‘존엄’의 기초입니다. 예전에 비해 먹거리 돌봄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복지 영역’에 가두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대다수 지자체의 지역 먹거리 계획 현재 수준은 로컬푸드 생산과 급식 공급 중심이라는 지적이 그것입니다.
둘째, 지자체 내에서 농업부서가 ‘생애주기 먹거리 돌봄’을 계획으로 추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서를 포괄하는 종합전략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올해부터 미래세대 먹거리 돌봄을 상징하는 대표 정책이 중단되었습니다. 정부의 정책 중단은 지자체의 정책 수정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당장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와 초등학교 과일간식을 제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생산자는 생산자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경기도와 전라북도는 추경을 통해 지자체가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규모가 줄어들었습니다. 이렇듯 사회적 요구가 높지만, 국가 정책이 뒷받침이 안 될 때 지자체가 계획과 정책으로 이를 보완해야 합니다.
지역에서는 당장의 정책사업(국비매칭) 공백을 메우는 수준에서 대응하면 안 될 것입니다. 예측가능한 정책의 영역을 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5개년 계획을 세우고, 평가를 통해 수정계획을 세우는 이유입니다.
먹거리를 둘러싼 국가적인 정책 여건이 바뀔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은 사회규범을 반영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먹거리를 둘러싼 구조를 ‘지역사회’ 수준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정하는 사회규범을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몫입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한 먹거리의 일상화’에 필요한 사회적 역량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지역 먹거리 계획의 진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9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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