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보다 급한 것은 쌀값 대책 | 하승수 공익별률센터 농본 대표, 지역재단 자문위원
- 작성일2022/07/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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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보다 급한 것은 쌀값 대책
최근 정부 정책을 보면, 여전히 농민과 농업에 대한 진지한 고려는 보기 어렵다. 지금 발표한 감세정책이 생산비 상승과 쌀값 하락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쌀값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최근 도시에 사는 서민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높은 물가일 것이다. 외식비도 오르고 공공요금도 오르고, 안 오르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이다. 농촌의 농민들은 더 힘든 상황이다. 석유값, 자재값 등이 폭등하면서 영농비용은 급증했다. 농업용 면세유 가격은 2배나 오른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당장 호전될 기미는 없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 대비 6.0%가 올랐고, 생산자물가는 9.9%나 올랐다. IMF사태 이후 최고수준이다. 그리고 이런 높은 물가가 단기간에 잡힐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여러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만 해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렇게 고물가가 지속되면, 결국 불평등이 심화되고, 약자들의 삶은 더욱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7월 21일 감세정책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소득세 과표구간을 조정하겠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6% 세율이 적용되는 소득세 과표 구간을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올리고, 15% 세율이 적용되는 1200만~4600만원 구간을 1400만~5000만원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근로소득자들의 세부담이 일부 줄어들기는 한다. 그러나 이것은 구색 맞추기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의 진짜 핵심은 대기업 감세와 부자 감세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춘 것은 결국 법인세를 많이 내는 대기업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다. 정부 스스로도 이번 세제 개편으로 13.1조 원 상당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중 법인세 감소가 6.8조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상속·증여세법을 개정해서 대기업 소유주 일가의 세부담을 줄여주겠다고 한다. 최근 상속·증여세를 피하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를 약화시키고,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매출액 4000억원 미만에서 1조원 미만 기업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상속·증여세의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내용이 촘촘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는 세부담없는 ‘부의 대물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또한 종합부동산세나 금융분야 소득세도 낮춰준다고 한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서민들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렇게 감세정책을 통해 정부의 재정여력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앞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할 곳들이 계속 늘어날 텐데, 대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줄이고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것이 뭐가 그리 급한 일인가?
그리고 최근 정부 정책을 보면, 여전히 농민과 농업에 대한 진지한 고려는 보기 어렵다. 지금 발표한 감세정책이 생산비 상승과 쌀값 하락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쌀값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통계청의 산지 쌀값 동향에 따르면 20㎏ 정곡 기준 쌀값이 4만4851원까지 떨어졌다. 작년 10월 5일과 비교했을 때, 20% 이상 하락한 것이다.
다른 물가는 오르는데, 쌀값이 떨어진다는 것은 농민들로 하여금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만드는 것이다. 생산비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는데, 쌀값만 떨어지면, 농사지어서 손에 쥘 수 소득이 과연 얼마나 나올 수 있겠는가?
이렇게 쌀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은 정부가 양곡관리법과 그 하위 규정들을 위반하면서까지 ‘시장격리’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쌀값안정을 위해 초과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정책인 ‘시장격리’는 작년 쌀 수확기에 실시됐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고의적으로 쌀 시장격리 시기를 늦추다가 올해 2월에서야 일부 물량에 대해서만 시장격리를 했다. 쌀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 이후 5월에 추가로 시장격리를 하고, 최근에는 10만톤 규모의 3차 시장격리 결정을 발표했지만, ‘소잃고 외양간고치는 격’의 정책일 뿐이다. 게다가 시장격리 매입가격을 최저입찰가로 정하면서, 쌀값 안정효과도 얻지 못했다.
결국 현재의 낮은 쌀값은 잘못된 정부정책의 결과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지금이라도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해서 적정수준의 쌀값보장과 생산비 부담 경감을 위한 긴급대책을 세워야 한다. 당장 올해 쌀 수확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도 마찬가지이다.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서 ‘자동 시장격리’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자의적인 시장격리’가 되었다. 이런 사태를 방치한 국회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제라도 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1237
최근 정부 정책을 보면, 여전히 농민과 농업에 대한 진지한 고려는 보기 어렵다. 지금 발표한 감세정책이 생산비 상승과 쌀값 하락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쌀값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최근 도시에 사는 서민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높은 물가일 것이다. 외식비도 오르고 공공요금도 오르고, 안 오르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이다. 농촌의 농민들은 더 힘든 상황이다. 석유값, 자재값 등이 폭등하면서 영농비용은 급증했다. 농업용 면세유 가격은 2배나 오른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당장 호전될 기미는 없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 대비 6.0%가 올랐고, 생산자물가는 9.9%나 올랐다. IMF사태 이후 최고수준이다. 그리고 이런 높은 물가가 단기간에 잡힐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여러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만 해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렇게 고물가가 지속되면, 결국 불평등이 심화되고, 약자들의 삶은 더욱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7월 21일 감세정책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소득세 과표구간을 조정하겠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6% 세율이 적용되는 소득세 과표 구간을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올리고, 15% 세율이 적용되는 1200만~4600만원 구간을 1400만~5000만원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근로소득자들의 세부담이 일부 줄어들기는 한다. 그러나 이것은 구색 맞추기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의 진짜 핵심은 대기업 감세와 부자 감세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춘 것은 결국 법인세를 많이 내는 대기업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다. 정부 스스로도 이번 세제 개편으로 13.1조 원 상당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중 법인세 감소가 6.8조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상속·증여세법을 개정해서 대기업 소유주 일가의 세부담을 줄여주겠다고 한다. 최근 상속·증여세를 피하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를 약화시키고,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매출액 4000억원 미만에서 1조원 미만 기업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상속·증여세의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내용이 촘촘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는 세부담없는 ‘부의 대물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또한 종합부동산세나 금융분야 소득세도 낮춰준다고 한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서민들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렇게 감세정책을 통해 정부의 재정여력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앞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할 곳들이 계속 늘어날 텐데, 대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줄이고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것이 뭐가 그리 급한 일인가?
그리고 최근 정부 정책을 보면, 여전히 농민과 농업에 대한 진지한 고려는 보기 어렵다. 지금 발표한 감세정책이 생산비 상승과 쌀값 하락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쌀값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통계청의 산지 쌀값 동향에 따르면 20㎏ 정곡 기준 쌀값이 4만4851원까지 떨어졌다. 작년 10월 5일과 비교했을 때, 20% 이상 하락한 것이다.
다른 물가는 오르는데, 쌀값이 떨어진다는 것은 농민들로 하여금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만드는 것이다. 생산비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는데, 쌀값만 떨어지면, 농사지어서 손에 쥘 수 소득이 과연 얼마나 나올 수 있겠는가?
이렇게 쌀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은 정부가 양곡관리법과 그 하위 규정들을 위반하면서까지 ‘시장격리’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쌀값안정을 위해 초과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정책인 ‘시장격리’는 작년 쌀 수확기에 실시됐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고의적으로 쌀 시장격리 시기를 늦추다가 올해 2월에서야 일부 물량에 대해서만 시장격리를 했다. 쌀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 이후 5월에 추가로 시장격리를 하고, 최근에는 10만톤 규모의 3차 시장격리 결정을 발표했지만, ‘소잃고 외양간고치는 격’의 정책일 뿐이다. 게다가 시장격리 매입가격을 최저입찰가로 정하면서, 쌀값 안정효과도 얻지 못했다.
결국 현재의 낮은 쌀값은 잘못된 정부정책의 결과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지금이라도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해서 적정수준의 쌀값보장과 생산비 부담 경감을 위한 긴급대책을 세워야 한다. 당장 올해 쌀 수확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도 마찬가지이다.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서 ‘자동 시장격리’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자의적인 시장격리’가 되었다. 이런 사태를 방치한 국회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제라도 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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