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재생전략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 서정민 지역재단 지역순환경제센터장
- 작성일2022/04/15 10:50
- 조회 523
농촌재생전략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 서정민 지역재단 지역순환경제센터장
인구감소위기 대응 농촌재생에서
주민참여·운영조직 확보 꼭 필요
운영계획 반영·사후관리도 힘써야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대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380.2조 원을 투입해왔다. 대규모 예산 투입과 새로운 대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은 2019년 0.92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감사원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행정서비스 연계 및 공공시설 운영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31개 지역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추진현황과 성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에 대해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문제점이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사업주체인 주민참여와 주민주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감사원은 31개 지역 추진위원회를 대상으로 배후마을 주민 참여도를 분석한 결과, 22개 사업지구의 추진위원회에서 배후마을 위원 비율이 배후마을 인구비율보다 낮았으며, 5개소는 배후마을 위원 없이 중심지 위원으로만 구성되어 배후마을 주민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채 사업이 추진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둘째, 중심지 기능 확충 등 하드웨어에 예산이 집중된다. 감사원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시행계획이 수립된 49개 사업지구를 분석한 결과, 중심지에 공급하는 생활SOC 사업 등 중심지 기능 확충을 위한 예산 비중이 2015년 전체 사업예산 중 평균 83.7%에서 2018년 85.9%로 높은 반면, 배후마을을 위한 프로그램 및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사업예산은 2015년 평균 14.6%, 2018년 10%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배후마을 서비스 전달기능은 개선되지 않았다.
셋째,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제공되는 문화복지프로그램은 배후마을 주민 수요와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되었다. 감사원이 31개 사업지구 중 문화복지프로그램 운영실적이 있는 25개 지구 141개 프로그램(사업비 3,210백만 원)을 대상으로 배후마을 주민의 평균 이용률을 분석한 결과, 배후마을 인구비율보다 배후마을 주민 이용률이 낮은 프로그램은 67%에 해당하는 94개(사업비 2,348백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고, 배후마을 주민 이용실적이 없는(이용률 0%) 프로그램도 21개로 확인되었다.
31개소 사업지구를 대상으로 중심지와 배후마을 간 운행되는 버스 운행시간과 155개 프로그램 운영시간 비교결과, 중심지에서 배후마을로 운행하는 마지막 버스 시간보다 프로그램 운영시간이 더 늦거나 배후마을에서 중심지로 운행하는 첫 버스 시간보다 프로그램 운영시간이 더 빠른 경우 등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시간에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배후마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155개 중 59%인 92개로 확인되었다.
넷째,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이 추진된다. 감사원이 정부 지원이 종료된 9개 사업지구의 프로그램 운영 실태를 파악한 결과, 시행계획단계에서 계획하고 운영한 프로그램은 89개였으나, 종료 후 운영 프로그램은 33개(37.1%)로 줄어들었으며, 모든 프로그램이 중단된 곳도 3개 지구로 확인되었다. 31개 사업지구가 계획한 434개 프로그램 중 4%인 18개 프로그램(8개 사업지구)만 지속할 계획이 있었고, 23개 지구 315개 프로그램은 정부 지원 종료 후 운영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의 우수사례로 소개해 왔던 곳 가운데 사업종료 후 프로그램 운영이 중단된 지구도 포함되어 있어 씁쓸함이 더하다. 사업을 추진하는 지방정부와 계획을 수립하는 용역사 모두 주민 주체를 발굴하고 조직화하는 첫 출발점인 추진위원회를 정부지침에 따라 형식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요건일 뿐, 그 구성절차와 내용을 고민하지 않는다. 주체가 없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외람된 일인지 모른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를 통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상황에서, 범정부 차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중앙부처 및 지방정부)의 종합대책이 미비하여,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방정부에서는 생활인프라와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많은 국가 예산을 요구하지만, 정부지원 종료 후 운영·관리주체도 없고 운영관리계획조차 없는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에 불과하다.
인구감소위기에 대응한 농촌재생을 위해서는 사업주체인 주민참여와 운영조직 확보가 필요충분조건이다. 다음으로 사업시행계획에 사업종료 후 운영관리계획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종료 후 주민운영조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659
| 서정민 지역재단 지역순환경제센터장
인구감소위기 대응 농촌재생에서
주민참여·운영조직 확보 꼭 필요
운영계획 반영·사후관리도 힘써야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대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380.2조 원을 투입해왔다. 대규모 예산 투입과 새로운 대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은 2019년 0.92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감사원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행정서비스 연계 및 공공시설 운영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31개 지역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추진현황과 성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에 대해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문제점이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사업주체인 주민참여와 주민주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감사원은 31개 지역 추진위원회를 대상으로 배후마을 주민 참여도를 분석한 결과, 22개 사업지구의 추진위원회에서 배후마을 위원 비율이 배후마을 인구비율보다 낮았으며, 5개소는 배후마을 위원 없이 중심지 위원으로만 구성되어 배후마을 주민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채 사업이 추진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둘째, 중심지 기능 확충 등 하드웨어에 예산이 집중된다. 감사원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시행계획이 수립된 49개 사업지구를 분석한 결과, 중심지에 공급하는 생활SOC 사업 등 중심지 기능 확충을 위한 예산 비중이 2015년 전체 사업예산 중 평균 83.7%에서 2018년 85.9%로 높은 반면, 배후마을을 위한 프로그램 및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사업예산은 2015년 평균 14.6%, 2018년 10%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배후마을 서비스 전달기능은 개선되지 않았다.
셋째,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제공되는 문화복지프로그램은 배후마을 주민 수요와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되었다. 감사원이 31개 사업지구 중 문화복지프로그램 운영실적이 있는 25개 지구 141개 프로그램(사업비 3,210백만 원)을 대상으로 배후마을 주민의 평균 이용률을 분석한 결과, 배후마을 인구비율보다 배후마을 주민 이용률이 낮은 프로그램은 67%에 해당하는 94개(사업비 2,348백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고, 배후마을 주민 이용실적이 없는(이용률 0%) 프로그램도 21개로 확인되었다.
31개소 사업지구를 대상으로 중심지와 배후마을 간 운행되는 버스 운행시간과 155개 프로그램 운영시간 비교결과, 중심지에서 배후마을로 운행하는 마지막 버스 시간보다 프로그램 운영시간이 더 늦거나 배후마을에서 중심지로 운행하는 첫 버스 시간보다 프로그램 운영시간이 더 빠른 경우 등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시간에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배후마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155개 중 59%인 92개로 확인되었다.
넷째,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이 추진된다. 감사원이 정부 지원이 종료된 9개 사업지구의 프로그램 운영 실태를 파악한 결과, 시행계획단계에서 계획하고 운영한 프로그램은 89개였으나, 종료 후 운영 프로그램은 33개(37.1%)로 줄어들었으며, 모든 프로그램이 중단된 곳도 3개 지구로 확인되었다. 31개 사업지구가 계획한 434개 프로그램 중 4%인 18개 프로그램(8개 사업지구)만 지속할 계획이 있었고, 23개 지구 315개 프로그램은 정부 지원 종료 후 운영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의 우수사례로 소개해 왔던 곳 가운데 사업종료 후 프로그램 운영이 중단된 지구도 포함되어 있어 씁쓸함이 더하다. 사업을 추진하는 지방정부와 계획을 수립하는 용역사 모두 주민 주체를 발굴하고 조직화하는 첫 출발점인 추진위원회를 정부지침에 따라 형식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요건일 뿐, 그 구성절차와 내용을 고민하지 않는다. 주체가 없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외람된 일인지 모른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를 통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상황에서, 범정부 차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중앙부처 및 지방정부)의 종합대책이 미비하여,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방정부에서는 생활인프라와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많은 국가 예산을 요구하지만, 정부지원 종료 후 운영·관리주체도 없고 운영관리계획조차 없는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에 불과하다.
인구감소위기에 대응한 농촌재생을 위해서는 사업주체인 주민참여와 운영조직 확보가 필요충분조건이다. 다음으로 사업시행계획에 사업종료 후 운영관리계획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종료 후 주민운영조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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