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는 슬기로운 농촌정책 | 서정민 지역재단 지역순환경제센터장
- 작성일2022/03/15 13:52
- 조회 522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는 슬기로운 농촌정책
| 서정민 지역재단 지역순환경제센터장
취약한 농촌 주거여건 개선 최우선
보건·의료서비스, 교육여건 개선
행정편의 농업농촌정책 단순화도 필요
국가적으로 저출산과 인구감소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새 정부에서는 인구감소위기에 대응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인수위원회 산하에 지역균형발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한다.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는 슬기로운 농촌정책, 새로운 밑그림이 필요하다.
농촌정책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농촌’이라는 ‘지역’의 관점에서 통합적 접근이다. 농업과 농촌을 정책적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통합적인 농촌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농촌은 기존 농가의 고령화, 귀농귀촌인구와 기존 농촌주민 간 세대 차이, 농업 이외에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이농과 탈농 증가, 아동·청소년·청년인구의 감소 등으로 인한 역피라미드 인구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역피라미드 인구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농업은 물론이고 농업 연관산업, 농업 이외 다양한 분야에서 고용이 확대되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기존 농가와 농촌주민들의 이농을 억제하는 한편, 귀농귀촌자(청년세대 포함)들의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 농업의 관점에서 후계인력 또는 청년농부를 발굴·육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농업 이외에 각종 농자재와 농기술, 식품가공 등 농업 연관산업, 교육, 문화, 복지 등 사회서비스 제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활동이 다각화되어야 농촌사회에 활력이 제고되고,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는 선순환 체계가 마련될 수 있다.
기존 농촌주민은 물론 신규로 유입된 귀농·귀촌자와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농촌 기초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공공인프라에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 우선 취약한 농촌 주거여건 개선이 시급하다. 기존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취약한 상황에서 귀농귀촌자 또는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 건립과 주거단지 조성은 오히려 선주민과 후주민 간 갈등을 야기한다. 신규 임대주택 건립 시 기존 주거여건 개선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보건·의료서비스 여건도 개선되어야 한다. 산부인과, 소아과 하나 없는 농촌지역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청년세대는 없을 것이다. 청년세대에 대한 지원을 받아 농촌으로 이주하더라도 출산과 육아시기에 다시 도시로 이주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번 대선과정에서 마을주치의제도 도입과 농촌지역 필수의료분야 의사유치 지원 등이 공약으로 제시되었는데,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예산확대를 기대한다.
농촌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중·고등학교 교육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에서 일부 후보는 1면 1 초등학교를 절대학교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미 1면 1 초등학교가 무너진 지역도 많지만, 아직 초등학교가 유지되고 있는 면 지역에서 초등학교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군 단위 농산어촌 지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유지될 수 있도록 활성화 대책도 필요하다.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는 슬기로운 농촌정책이 견지해야 할 자세는 지역주체인 주민주도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자치분권’에 기초하여 읍면 농촌사회에서 주민자치적으로 인구감소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 국가 등 층위별로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협력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슬기로운 농촌정책에서는 그동안 행정편의에 따라 단위사업별로 세분화하여 운영해 오던 농업·농촌 관련 정책사업들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세부화된 사업은 운영과 관리 주체 다원화로 현장에서 사업자의 유사중복 수혜 문제와 특정 수혜자에 보조사업이 집중되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정부가 각종 농업·농촌 관련 활성화 계획을 법정으로 의무화하고 있지만, 지자체 현장에서는 수립된 계획을 실행할 예산과 연계되지 않고 관행적인 계획 수립에 그치는 사례가 빈번하다. 부처별·사업별로 이원화·다원화되어 있는 농업·농촌 관련 계획과 사업들을 단순화하여 단일 계획체계 아래서 계획 간 연계성을 강화하도록 재편할 필요가 있다.
1993년 12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과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을 계기로 이른바 ‘개방농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의 정책을 추진하였지만, 그 결과는 회생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농업·농촌의 현실을 마주하는 것뿐이다. 올해는 중앙과 지방 모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슬기로운 농촌정책의 새로운 밑그림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930
| 서정민 지역재단 지역순환경제센터장
취약한 농촌 주거여건 개선 최우선
보건·의료서비스, 교육여건 개선
행정편의 농업농촌정책 단순화도 필요
국가적으로 저출산과 인구감소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새 정부에서는 인구감소위기에 대응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인수위원회 산하에 지역균형발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한다.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는 슬기로운 농촌정책, 새로운 밑그림이 필요하다.
농촌정책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농촌’이라는 ‘지역’의 관점에서 통합적 접근이다. 농업과 농촌을 정책적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통합적인 농촌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농촌은 기존 농가의 고령화, 귀농귀촌인구와 기존 농촌주민 간 세대 차이, 농업 이외에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이농과 탈농 증가, 아동·청소년·청년인구의 감소 등으로 인한 역피라미드 인구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역피라미드 인구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농업은 물론이고 농업 연관산업, 농업 이외 다양한 분야에서 고용이 확대되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기존 농가와 농촌주민들의 이농을 억제하는 한편, 귀농귀촌자(청년세대 포함)들의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 농업의 관점에서 후계인력 또는 청년농부를 발굴·육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농업 이외에 각종 농자재와 농기술, 식품가공 등 농업 연관산업, 교육, 문화, 복지 등 사회서비스 제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활동이 다각화되어야 농촌사회에 활력이 제고되고,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는 선순환 체계가 마련될 수 있다.
기존 농촌주민은 물론 신규로 유입된 귀농·귀촌자와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농촌 기초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공공인프라에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 우선 취약한 농촌 주거여건 개선이 시급하다. 기존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취약한 상황에서 귀농귀촌자 또는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 건립과 주거단지 조성은 오히려 선주민과 후주민 간 갈등을 야기한다. 신규 임대주택 건립 시 기존 주거여건 개선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보건·의료서비스 여건도 개선되어야 한다. 산부인과, 소아과 하나 없는 농촌지역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청년세대는 없을 것이다. 청년세대에 대한 지원을 받아 농촌으로 이주하더라도 출산과 육아시기에 다시 도시로 이주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번 대선과정에서 마을주치의제도 도입과 농촌지역 필수의료분야 의사유치 지원 등이 공약으로 제시되었는데,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예산확대를 기대한다.
농촌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중·고등학교 교육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에서 일부 후보는 1면 1 초등학교를 절대학교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미 1면 1 초등학교가 무너진 지역도 많지만, 아직 초등학교가 유지되고 있는 면 지역에서 초등학교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군 단위 농산어촌 지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유지될 수 있도록 활성화 대책도 필요하다.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는 슬기로운 농촌정책이 견지해야 할 자세는 지역주체인 주민주도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자치분권’에 기초하여 읍면 농촌사회에서 주민자치적으로 인구감소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 국가 등 층위별로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협력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슬기로운 농촌정책에서는 그동안 행정편의에 따라 단위사업별로 세분화하여 운영해 오던 농업·농촌 관련 정책사업들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세부화된 사업은 운영과 관리 주체 다원화로 현장에서 사업자의 유사중복 수혜 문제와 특정 수혜자에 보조사업이 집중되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정부가 각종 농업·농촌 관련 활성화 계획을 법정으로 의무화하고 있지만, 지자체 현장에서는 수립된 계획을 실행할 예산과 연계되지 않고 관행적인 계획 수립에 그치는 사례가 빈번하다. 부처별·사업별로 이원화·다원화되어 있는 농업·농촌 관련 계획과 사업들을 단순화하여 단일 계획체계 아래서 계획 간 연계성을 강화하도록 재편할 필요가 있다.
1993년 12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과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을 계기로 이른바 ‘개방농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의 정책을 추진하였지만, 그 결과는 회생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농업·농촌의 현실을 마주하는 것뿐이다. 올해는 중앙과 지방 모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슬기로운 농촌정책의 새로운 밑그림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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