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농정공약, 추진체계 보완이 중요하다 | 구자인 마을연구소 일소공도협동조합 소장, 지역재단 자문위원
- 작성일2022/02/11 15:01
- 조회 437
대선 후보 농정공약, 추진체계 보완이 중요하다
저마다 ‘사람과 조직’ 양성 초점 뒀지만
중앙 농정조직 개혁 문제 인식 미약
‘누구를 통해, 어떻게 할지’ 명확히해야
| 구자인 마을연구소 일소공도협동조합 소장, 지역재단 자문위원
이번 20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 앞두고 각 후보자들이 농정분야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기자회견 보도자료나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농정비전 발표회(2022.2.4.) 발표문 정도에 그치지만, 각 후보자와 정당의 새 정부 농정 분야 구상을 유추해볼 수 있다.
대체로 ‘무엇을 할 것인가?’하는 사업 측면의 제안이 많고, 차별성이 떨어지는 추상적인 표현이 많다. 간단한 문구 표현만으로 제안의 취지와 세부 내용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농정 분야의 포괄성이나 구체성 측면에서 후보자별로 차이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농정개혁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측면에서 농정추진체계 제안이 훨씬 중요하고, 이를 통해 나머지 공약 사업의 실현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각 후보자의 농정추진체계 관련 공약 중에서 예산과 법률, 조직 정비, 신규 제도 도입, 민관협치, 현장인력 양성 등 6개 항목으로 구분하여 분석해보았다.
첫째, 농림수산식품 분야 정부예산은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동일하게 현재의 3.9%에서 5%로 확대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익형 직불제는 재편방향에 대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예산을 현재 2조4000억원에서 5조원 규모로 확충하겠다는 점은 네 후보 모두 공통적이다.
둘째, 농정 관련 법률 제정(개정) 분야에서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먹거리기본법 제정을 명시하고 있다. 심상정 후보는 여기서 더 나아가 식량자급 목표를 법제화하겠다고 한다. 이재명 후보는 농업인력지원 관련 법률, 나머지 세 후보는 공통적으로 농업재해 관련 새로운 법률 제정 혹은 개정을 별도로 제시하고 있다.
셋째, 중앙농정 조직 정비와 관련하여 심상정 후보는 농특위 상설화를 명확히 하고 있고, 또 식약처 식품 분야의 농식품부 일원화,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 농협중앙회 개혁, 농정조직 개편, 농어업회의소 설립 등 가장 광범위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재명 후보는 여성농업인 중앙지원센터, 윤석열 후보는 청년농 육성 전담부서, 안철수 후보는 농업통계 전문인력 확충 정도에 그치고 있다.
넷째,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제도 도입 측면에서 윤석열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는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표시제’ 제도 도입을, ‘마을주치의’ 제도는 안철수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가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심상정 후보는 농기계·농어업시설의 에너지 전환,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제한 및 불법 농지 소유에 대한 강제처분·이익환수제, 농업진흥지역 확대 및 식량자급을 위한 농지총량제, 마을단위 공공돌봄체계, 읍·면 버스 무상공영제 등 다양한 신규 제도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다섯째, 안철수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는 농정의 자치분권과 협치농정을 강조하고, 농어민을 농정 주체로 인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전문기구) 설치와 관련하여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는 농촌(농업)인력중개센터 설치를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세부 내용이나 표현은 상이). 이재명 후보는 농어업·농어촌 (사회적)일자리 종합지원조직, 목재가공센터와 분산형 에너지센터, 농업혁신인재아카데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새로운 조직 설치를 제시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시·군별 산지온라인거래센터 설치, 심상정 후보는 권역별(지역별) 공공급식지원센터 강화를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현장 인력 양성 분야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가장 포괄적이고 다양한데, 생활돌봄과 청년혁신가, 사회서비스 등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고, 또 이를 위한 중간지원조직 설치까지 포함하고 있다. 청년농 육성은 심상정 후보만 구체적인 명시가 없고, 나머지 후보는 모두 길게 설명하며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는 ‘여성농업인의 영농법인과 사회적기업 창업’을, 심상정 후보는 ‘마을별 주민 주도 신재생에너지 사회적협동조합 등’의 집중 육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상의 분석을 다시 후보자별로 종합하여 비교해보자면, 먼저 이재명 후보는 농촌 현장의 ‘사람과 조직’을 양성하기 위한 공약이 많고, 또 신규 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다수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앙농정 조직의 정비와 관련된 제안은 ‘여성농업인 중앙지원센터 설립’ 정도에 그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농촌 현장의 ‘사람과 조직’ 양성이나 신규 제도 도입 등에서는 많이 미흡하지만 중앙농정 조직의 정비와 관련하여 “대통령이 직접 확실하게 챙기겠으며 농민들과 늘 소통하면서 현장 중심의 농정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명시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농정추진체계 관련된 세부 공약이 전반적으로 가장 빈약한데, 농특위 설치가 2012년부터 지속된 본인의 주장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심상정 후보는 농업·농촌·식품 관련하여 가장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공약을 제시하고 있고, 또 농정추진체계 관련된 세부 공약도 가장 구체적이다. 현장의 ‘사람과 조직’을 양성하기 위한 공약은 부족하지만, 중앙농정 조직 정비와 신규 제도 도입 관련 공약이 많다. 농특위의 상설화와 국가식량주권위원회, 여성농민 전담부서, 농어업회의소 등의 설치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농정추진체계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공약 사업을 관리하고 추진해야 할 중앙 농정조직 개혁에 대한 문제의식이 미약하다. 아무리 좋은 공약이라 하더라도 실제 추진과정에서는 행정 전달체계를 통해 왜곡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자체의 민관협치 농정이나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문제의식도 약한 편이고 선언적인 공약에 그치는 경향이다.
개별 사업은 민간의 여러 경로를 통해 관철시키려 노력했던 결과가 나타나지만 농정개혁의 구체적인 수단은 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하겠다’는 사업은 나열식으로 드러나지만, 구체적으로 ‘누구를 통해, 어떻게 하겠다’는 관점은 약한 셈이다. 농정 분야의 오래된 ‘묵은 때’를 벗겨내고 ‘농정의 틀’을 혁신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보이지 않다. 현재의 농업·농촌은 몇 가지 공약 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이 전혀 아니다. 농정 추진체계 전반에 걸쳐 전면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후보자들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힘은 농민(농촌 주민)의 단결된 힘과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달려 있다. 지역별로 후보자들의 농정공약을 검토하는 학습모임도 조직하고, 다양한 여론 형성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대행진’ 그룹에서 농정공약 검증작업과 설문조사, 기자회견도 준비 중이고, 학습자료도 제공할 예정이라 하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다루는 농정공약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6월 지방선거까지 논의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농업마당(2022.2.11)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145
저마다 ‘사람과 조직’ 양성 초점 뒀지만
중앙 농정조직 개혁 문제 인식 미약
‘누구를 통해, 어떻게 할지’ 명확히해야
| 구자인 마을연구소 일소공도협동조합 소장, 지역재단 자문위원
이번 20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 앞두고 각 후보자들이 농정분야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기자회견 보도자료나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농정비전 발표회(2022.2.4.) 발표문 정도에 그치지만, 각 후보자와 정당의 새 정부 농정 분야 구상을 유추해볼 수 있다.
대체로 ‘무엇을 할 것인가?’하는 사업 측면의 제안이 많고, 차별성이 떨어지는 추상적인 표현이 많다. 간단한 문구 표현만으로 제안의 취지와 세부 내용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농정 분야의 포괄성이나 구체성 측면에서 후보자별로 차이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농정개혁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측면에서 농정추진체계 제안이 훨씬 중요하고, 이를 통해 나머지 공약 사업의 실현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각 후보자의 농정추진체계 관련 공약 중에서 예산과 법률, 조직 정비, 신규 제도 도입, 민관협치, 현장인력 양성 등 6개 항목으로 구분하여 분석해보았다.
첫째, 농림수산식품 분야 정부예산은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동일하게 현재의 3.9%에서 5%로 확대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익형 직불제는 재편방향에 대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예산을 현재 2조4000억원에서 5조원 규모로 확충하겠다는 점은 네 후보 모두 공통적이다.
둘째, 농정 관련 법률 제정(개정) 분야에서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먹거리기본법 제정을 명시하고 있다. 심상정 후보는 여기서 더 나아가 식량자급 목표를 법제화하겠다고 한다. 이재명 후보는 농업인력지원 관련 법률, 나머지 세 후보는 공통적으로 농업재해 관련 새로운 법률 제정 혹은 개정을 별도로 제시하고 있다.
셋째, 중앙농정 조직 정비와 관련하여 심상정 후보는 농특위 상설화를 명확히 하고 있고, 또 식약처 식품 분야의 농식품부 일원화,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 농협중앙회 개혁, 농정조직 개편, 농어업회의소 설립 등 가장 광범위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재명 후보는 여성농업인 중앙지원센터, 윤석열 후보는 청년농 육성 전담부서, 안철수 후보는 농업통계 전문인력 확충 정도에 그치고 있다.
넷째,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제도 도입 측면에서 윤석열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는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표시제’ 제도 도입을, ‘마을주치의’ 제도는 안철수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가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심상정 후보는 농기계·농어업시설의 에너지 전환,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제한 및 불법 농지 소유에 대한 강제처분·이익환수제, 농업진흥지역 확대 및 식량자급을 위한 농지총량제, 마을단위 공공돌봄체계, 읍·면 버스 무상공영제 등 다양한 신규 제도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다섯째, 안철수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는 농정의 자치분권과 협치농정을 강조하고, 농어민을 농정 주체로 인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전문기구) 설치와 관련하여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는 농촌(농업)인력중개센터 설치를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세부 내용이나 표현은 상이). 이재명 후보는 농어업·농어촌 (사회적)일자리 종합지원조직, 목재가공센터와 분산형 에너지센터, 농업혁신인재아카데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새로운 조직 설치를 제시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시·군별 산지온라인거래센터 설치, 심상정 후보는 권역별(지역별) 공공급식지원센터 강화를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현장 인력 양성 분야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가장 포괄적이고 다양한데, 생활돌봄과 청년혁신가, 사회서비스 등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고, 또 이를 위한 중간지원조직 설치까지 포함하고 있다. 청년농 육성은 심상정 후보만 구체적인 명시가 없고, 나머지 후보는 모두 길게 설명하며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는 ‘여성농업인의 영농법인과 사회적기업 창업’을, 심상정 후보는 ‘마을별 주민 주도 신재생에너지 사회적협동조합 등’의 집중 육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상의 분석을 다시 후보자별로 종합하여 비교해보자면, 먼저 이재명 후보는 농촌 현장의 ‘사람과 조직’을 양성하기 위한 공약이 많고, 또 신규 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다수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앙농정 조직의 정비와 관련된 제안은 ‘여성농업인 중앙지원센터 설립’ 정도에 그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농촌 현장의 ‘사람과 조직’ 양성이나 신규 제도 도입 등에서는 많이 미흡하지만 중앙농정 조직의 정비와 관련하여 “대통령이 직접 확실하게 챙기겠으며 농민들과 늘 소통하면서 현장 중심의 농정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명시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농정추진체계 관련된 세부 공약이 전반적으로 가장 빈약한데, 농특위 설치가 2012년부터 지속된 본인의 주장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심상정 후보는 농업·농촌·식품 관련하여 가장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공약을 제시하고 있고, 또 농정추진체계 관련된 세부 공약도 가장 구체적이다. 현장의 ‘사람과 조직’을 양성하기 위한 공약은 부족하지만, 중앙농정 조직 정비와 신규 제도 도입 관련 공약이 많다. 농특위의 상설화와 국가식량주권위원회, 여성농민 전담부서, 농어업회의소 등의 설치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농정추진체계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공약 사업을 관리하고 추진해야 할 중앙 농정조직 개혁에 대한 문제의식이 미약하다. 아무리 좋은 공약이라 하더라도 실제 추진과정에서는 행정 전달체계를 통해 왜곡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자체의 민관협치 농정이나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문제의식도 약한 편이고 선언적인 공약에 그치는 경향이다.
개별 사업은 민간의 여러 경로를 통해 관철시키려 노력했던 결과가 나타나지만 농정개혁의 구체적인 수단은 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하겠다’는 사업은 나열식으로 드러나지만, 구체적으로 ‘누구를 통해, 어떻게 하겠다’는 관점은 약한 셈이다. 농정 분야의 오래된 ‘묵은 때’를 벗겨내고 ‘농정의 틀’을 혁신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보이지 않다. 현재의 농업·농촌은 몇 가지 공약 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이 전혀 아니다. 농정 추진체계 전반에 걸쳐 전면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후보자들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힘은 농민(농촌 주민)의 단결된 힘과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달려 있다. 지역별로 후보자들의 농정공약을 검토하는 학습모임도 조직하고, 다양한 여론 형성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대행진’ 그룹에서 농정공약 검증작업과 설문조사, 기자회견도 준비 중이고, 학습자료도 제공할 예정이라 하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다루는 농정공약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6월 지방선거까지 논의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농업마당(2022.2.11)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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