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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칼럼

    푸드플랜으로 만드는 함께 하는 밥상-1 | 윤병선 건국대 교수, 지역재단 이사
    • 작성일2019/04/16 10:57
    • 조회 656
    푸드플랜으로 만드는 함께 하는 밥상
    | 윤병선 건국대 교수, 지역재단 이사


    로컬푸드운동은 단순하게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이 아니다. 농업과 먹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고자 하는 상생의 운동이고, 포용과 배려의 운동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푸드플랜구축은 농업과 먹거리의 지속가능성과 공공성이 실현될 수 있는 틀을 거버넌스를 통해 구체화하는 것이다. 푸드플랜은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를 과거처럼 분절적으로 보지 않고, 생산·유통·가공·소비·재활용 등의 과정을 통합적으로 보고 가능하면 지역단위의 순환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함으로써 분절적 체계에서 소외되었던 중소가족농과 먹거리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이다.

    푸드플랜은 경쟁력 지상주의를 내걸고 효율중심의 생산에 매진하던 정책에서 벗어나서 순환과 상생의 정책을 고민하는 틀에 근거하고 있다. 중소가족농도 먹거리생산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과 이것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 중소가족농과 지역의 먹거리 수요를 연결하는 것, 더 나아가 지역의 먹거리 빈곤층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통합적으로 진행하는 것, 건강한 급식을 위해 지역농업과 연결하려는 시도가 전국 여러 지역에서 푸드플랜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진행되고 있다. 

    먹거리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푸드플랜은 농업과 먹거리,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처이기도 하다. 푸드플랜이 친환경농산물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으나 건강한 지역사회의 구축이라는 점에서 환경을 배려한 지속가능한 농업이 푸드플랜에 담겨야 한다. 현재 한국의 친환경농업은 인증, 더 정확하게는 제3자 인증에 의한 체계이다. 친환경농업은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고, 외부자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내부의 유기적 관계를 공고히 하자는 취지였으나 현재의 친환경농업은 소규모 농가가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농업총조사 결과치에 따르면, 2010년과 2015년을 비교해 볼 때 판매금액 500만 원 미만인 농가의 친환경농산물 전문유통업체를 통한 출하율은 낮아졌는데 반해 판매금액이 높을수록 출하율이 높아졌다. 따라서 친환경농업이 판매금액이 높은 농가들만의 전유물로 되지 않도록 하는 고민이 푸드플랜에 담겨야 한다. 완주군의 경우, 친환경인증보다는 약간 느슨한 수준의 실천(무제초제)을 요구하는 로컬푸드인증을 실시하면서 로컬푸드인증농가에서 친환경인증농가로 전환하는 숫자가 늘고 있다(2017년 18농가, 2018년 25농가). 친환경농업의 확대가 주춤한 상황에서 푸드플랜이 먹거리 선순환체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운동인 만큼 친환경농업의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서 일단은 관행농산물보다는 높은 수준의 안전을 요구하는 로컬푸드인증 등을 통해서 장기적인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먹거리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현재 대전을 비롯한 충청지역에도 푸드플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고, 특히 대전과 충남은 구체적인 작업이 광역과 기초단위에서 진행 중에 있다. 푸드플랜은 단순한 먹거리 조달계획이 아닌 다양한 가치들을 녹여내는 작업이므로, 지역의 여러 층위와 주체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친환경농가든 관행농가든 모두가 현 먹거리체계의 피해자라는 관점에서 함께 아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푸드하우스가 유기농 식재료를 공급하는 가장 큰 목적이 코펜하겐의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데 있다는 설명에 우리도 귀 기울여야 한다. 푸드플랜은 지역의 농업과 먹거리를 제대로 바로 세우기 위한 여러 주체들의 고민을 실행으로 옮기는 과정이니만큼 분열과 단절의 농업과 먹거리가 통합적 관점에서 재구성돼야 한다.

    출처- 대전일보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365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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