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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칼럼

    농협중앙회장 조합장 직선제가 답이다 |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 
    • 작성일2020/03/06 09:30
    • 조회 643
    농협중앙회장 조합장 직선제가 답이다
    |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 


    지금 전국의 농협조합장들이 예전에 없었던 의기투합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 초에 있을 농협중앙회장을 1100여명의 조합장들이 직선제로 선출하자고 300여명이 서명했으며, 앞으로 한농연조합장협의회를 비롯해 더 많은 조합장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회 경제사업 활성화 대책 부실

    예년과 다른 이런 움직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농어민신문의 기획기사에서 잘 정리한 것처럼 현재 일선조합은 금리하락 등으로 신용사업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고, 금융자회사가 권유한 투자를 했다가 적자를 본 일선조합도 생겼다.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일선조합과의 협력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중앙회의 지원자금의 배분이 투명해져 가고 있어 중앙회 눈치를 볼 일도 줄어들고 있고, 농협시군지부를 대신하는 농정지원단의 조정역할은 제대로 정비되지 않고 있어 조합장들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경제자회사와 일선조합이 경쟁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마당에 중앙회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아 경제사업 활성화 전체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지고 있다.
    문제들은 쌓여 있는데 중앙회가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선조합의 의견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장들은 가장 큰 이유로 ‘중앙회장의 대의원 간선제’를 지목하고 있다. 중앙회장을 직선으로 뽑는다면 일선조합에게 이렇게까지 하겠느냐는 것이다.

    일선조합 의견 최대한 반영 필요 

    중앙회장 대의원 간선제는 사업구조 개편을 준비하는 2009년 농협법 개정에서 정해졌다. 이전에는 전체 조합장 직선제로 뽑았다. 개정의 이유는 중앙회장이 일선조합의 대표로서의 기능에 집중하고 전문경영인의 자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막상 대의원 간선제를 채택한 후 달라진 것이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2011년 후 중앙회 전무와 NH금융지주 회장은 1년마다 바뀌고 있다. 경제대표이사는 2명이 바뀐 후 현 대표이사에서 조금 안정화되고 있다. 더구나 NH카드의 고객정보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관련성이 없는 전무와 경제대표이사가 책임을 지고 물러났었던 사건은 대의원 간선제를 도입했었던 취지가 실제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직선제가 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조합장들의 요구가 더 거세어질 것이라는 반대논리가 있다. 하지만 원래 협동조합의 중요한 정체성인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비용이 많이 드는 체제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함으로써 주인으로서의 소양을 높여 나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농협중앙회와 일선조합이 이런 과정을 충분히 밟아왔다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형성되면서 간선제나 호선제가 도입될 수 있겠지만, 지난 2009년의 대의원 간선제는 이런 과정을 제대로 밟지 않았다.

    국회 농협법 개정 결단 기대 고조 

    조합장들의 요구가 더 거세어져 신속한 경영판단을 저해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과 농민조합원이 몇이나 될까? 오히려 대부분의 국민들과 농민조합원은 중앙회가 여전히 일선조합에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통제하는 구조를 연장하려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어떤 제도든 정답은 없다. 하지만 특정한 시기, 특정한 조건에서 가장 바람직한 제도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언젠가는 중앙회장 이사 호선제가 가장 바람직할 때가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사업구조개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앙회와 일선조합의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중앙회장의 조합장 직선제를 통해 일선조합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다행히 중앙회장 직선제를 위한 농협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의 결단을 기대한다. 

    *한국농어민신문  2015.06.30 게재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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