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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칼럼

    농업·농촌의 희망 ‘지역리더’의 중요성 | 박진도 지역재단 상임이사, 충남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 작성일2020/03/04 15:28
    • 조회 442
    농업·농촌의 희망 ‘지역리더’의 중요성
    | 박진도 지역재단 상임이사, 충남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활력을 잃은 농촌, 희망을 잃은 농민’ 우리 농촌의 슬픈 자화상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대도시 중심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농촌인구는 3분의 1 이하로 줄고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었다. 노인들만 사는 동네에 새로 태어나는 아기가 없으니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대부분의 농촌마을이 머지않아 사라질 전망이다. 가만 내버려둬도 어려운데, 세계무역기구(WTO)·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우리 농촌을 뿌리째 흔들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유능한 지역리더가 늘고 있는 것에서 희망을 찾는다. 모든 농촌지역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마다 사정은 매우 다르다. 어떤 지역은 희망을 상실하고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반면, 어떤 지역은 발전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 지역혁신에 성공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혁신 혹은 지역발전에 일정한 성과를 내는 지역에는 반드시 지역리더가 있다. 지역리더는 지자체의 장, 공무원, 지방의회 의원, 농협 임직원, 상공업자, 농민단체 혹은 시민단체의 임원, 지역주민 등 매우 다양하다. 지역발전은 그 내용에 따라 관이 주도하기도 하고, 민간이 주도하기도 하고, 관과 민이 협력해서 추진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공통적인 점은 과거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자기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농촌발전정책은 외생적 개발전략에 기초해 추진되었다. 외생적 개발전략은 농촌지역 문제를 도시와 비교한 경제적·기술적·사회문화적 낙후성에서 찾고, 밖(중앙정부나 도시자본)으로부터 자원을 끌어들여 도시를 따라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농촌지역의 쇠퇴를 막지 못했고 농촌지역의 종속적 개발, 왜곡된 개발, 파괴적 개발, 불균형 개발을 가져왔다. 외생적 개발전략이 비판을 받으면서 최근에는 내발적 발전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 전략은 농촌 문제를 농촌발전에 참여하고 주도할 지역역량이 부족한 것에서 찾는다. 따라서 농촌발전의 목표로서 지속 가능한 발전, 즉 지역의 역량 배양을 추구한다. 내발적 발전전략은 발전
    동력을 지역 내부에서 찾고, 지역발전의 주체도 지역 자체로 설정하고,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발전의 성과가 최대한 지역 내에 보전되도록 노력한다.

    이러한 내발적 발전전략에 따르면 지역발전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지역의 주체역량, 특히 올바른 지역리더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리더의 중요성은 최근 중앙정부의 농촌개발정책이 중앙 주도의 하향식에서 지역 주도의 상향식으로 전환되면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즉 아무리 많은 중앙정부의 지원이 있다 해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지역의 역량이 없다면 중앙정부의 지원은 지역발전의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 지역리더의 육성을 위한 교육과 학습, 그리고 훈련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이 글은 농민신문 2006년 2월 13일자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