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차(茶)산업의 위기 | 장상환 경상대 교수
- 작성일2020/03/05 14:52
- 조회 432
국산 차(茶)산업의 위기
| 장상환 경상대 교수
국산 차 산업이 위기에 빠져 있다. 2004년 1667억원 규모였던 녹차시장은 지난해 66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녹차 소비가 감소한 것은 커피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탓이 크다.
커피에 밀려 녹차시장 위축 심각
2010년 11만7000톤의 커피를 수입했는데 한 잔당 10g으로 환산하면 성인 인구 1인당 연간 312잔을 마신 셈이다. 증가하는 커피 소비에 소요되는 외화도 만만찮다. 2011년 커피 수입액은 5억800만달러로 2006년 1억8800만달러에서 3억2000만달러나 늘어났다. 커피 시장 규모는 약 3조원대인 반면 녹차시장은 10분의 1 규모인 2000억~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녹차 소비가 위축되면서 3~4년 전부터 농가들이 녹차 재배를 포기하고 있다. 전남지역 녹차 재배면적은 2008년 2683농가 2034ha에서 2010년 2367농가 1599ha로 급감했다.
녹차 소비는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크게 적은 편이다. 2007년 현재 세계 1인 평균 차 소비량은 554g인 반면 한국인의 1인당 차 소비량은 70g이다. 영국 2.17kg, 일본 1.15kg, 중국 450g, 미국 350g 등과 비교된다. 차 소비에서도 중국산 발효차에 밀려 녹차 소비량이 위축되고 있다.
협상 개시가 선언된 한·중 FTA가 체결되면 저관세로 수입되는 중국산 발효차에 밀려 국산 차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우려가 있다. 차 소비가 이렇게 적기에 그만큼 차 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큰 셈이다.
차의 약리적 기능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커피는 항산화작용과 카페인의 각성 효과, 이뇨작용과 치매예방 등의 효능이 있지만 과용할 경우 카페인 중독과 골다공증 유발 등 부작용도 있다. 차는 각성 작용 이외에도 암 예방, 심장병 예방 및 개선, 항산화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는 과용하면 속을 쓰리게 하는 문제가 있지만 발효차는 그런 부작용이 없다. 중국인들은 기름진 음식을 들면서도 차를 마셔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피할 수 있었다. 특히 차는 아동들에게도 유용하다. 충치 예방, 뇌 기능 활성화와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한·중 FTA 체결시 입지 더 좁아져
국산 차 소비를 늘리는 것은 국민건강 증진, 외화 절약, 토양유실 없는 산지, 경사지 이용, 농가소득 증대 등 일거삼득 이상의 이점이 있다. 위기에 처한 국산 차 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국산 차 소비를 늘려야 한다. 학교급식, 회사, 군대급식 등으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비싼 건강보조식품을 먹이는 것보다 차를 마시게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학교 급식에 차를 제공해 어릴 때 건강에 유익하고 나중에 성인이 되더라도 차를 소비토록 해 차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차 집산지 하동군이 있는 경남도에서는 도의회 의원들이 ‘녹차급식 음료 지정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차 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티백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리미엄급 제품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녹차만이 아니라 국산 발효차, 중국차, 인도차 등 세계 각국의 차를 맛볼 수 있는 차 전문체인점을 확대하고, 커피전문점에서 간편한 식사를 할 수 있듯이 찻집에서도 손님을 접대하는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상품 개발 등 소비 촉진책 강구를
녹차의 효능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서는 정부의 역할과 지원이 중요하다. 커피전문점 체인에서 커피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는 반면에 녹차와 홍차는 아직 이렇다 할 체인점이 없다 보니 제대로 광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생산자인 농민들로서는 홍보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정부가 이 공백을 메워야 할 것이다.
차 생산에서는 농약 살포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시켜 줄 유기생산 검증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녹차만이 아니라 중국의 보이차와 같은 떡차, 영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홍차 등 다양한 발효차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2010년 3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제정이 무산된 ‘전통 차 문화의 보존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19대 국회에서 다시 제정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2년 6월 제2438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 장상환 경상대 교수
국산 차 산업이 위기에 빠져 있다. 2004년 1667억원 규모였던 녹차시장은 지난해 66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녹차 소비가 감소한 것은 커피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탓이 크다.
커피에 밀려 녹차시장 위축 심각
2010년 11만7000톤의 커피를 수입했는데 한 잔당 10g으로 환산하면 성인 인구 1인당 연간 312잔을 마신 셈이다. 증가하는 커피 소비에 소요되는 외화도 만만찮다. 2011년 커피 수입액은 5억800만달러로 2006년 1억8800만달러에서 3억2000만달러나 늘어났다. 커피 시장 규모는 약 3조원대인 반면 녹차시장은 10분의 1 규모인 2000억~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녹차 소비가 위축되면서 3~4년 전부터 농가들이 녹차 재배를 포기하고 있다. 전남지역 녹차 재배면적은 2008년 2683농가 2034ha에서 2010년 2367농가 1599ha로 급감했다.
녹차 소비는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크게 적은 편이다. 2007년 현재 세계 1인 평균 차 소비량은 554g인 반면 한국인의 1인당 차 소비량은 70g이다. 영국 2.17kg, 일본 1.15kg, 중국 450g, 미국 350g 등과 비교된다. 차 소비에서도 중국산 발효차에 밀려 녹차 소비량이 위축되고 있다.
협상 개시가 선언된 한·중 FTA가 체결되면 저관세로 수입되는 중국산 발효차에 밀려 국산 차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우려가 있다. 차 소비가 이렇게 적기에 그만큼 차 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큰 셈이다.
차의 약리적 기능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커피는 항산화작용과 카페인의 각성 효과, 이뇨작용과 치매예방 등의 효능이 있지만 과용할 경우 카페인 중독과 골다공증 유발 등 부작용도 있다. 차는 각성 작용 이외에도 암 예방, 심장병 예방 및 개선, 항산화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는 과용하면 속을 쓰리게 하는 문제가 있지만 발효차는 그런 부작용이 없다. 중국인들은 기름진 음식을 들면서도 차를 마셔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피할 수 있었다. 특히 차는 아동들에게도 유용하다. 충치 예방, 뇌 기능 활성화와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한·중 FTA 체결시 입지 더 좁아져
국산 차 소비를 늘리는 것은 국민건강 증진, 외화 절약, 토양유실 없는 산지, 경사지 이용, 농가소득 증대 등 일거삼득 이상의 이점이 있다. 위기에 처한 국산 차 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국산 차 소비를 늘려야 한다. 학교급식, 회사, 군대급식 등으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비싼 건강보조식품을 먹이는 것보다 차를 마시게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학교 급식에 차를 제공해 어릴 때 건강에 유익하고 나중에 성인이 되더라도 차를 소비토록 해 차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차 집산지 하동군이 있는 경남도에서는 도의회 의원들이 ‘녹차급식 음료 지정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차 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티백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리미엄급 제품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녹차만이 아니라 국산 발효차, 중국차, 인도차 등 세계 각국의 차를 맛볼 수 있는 차 전문체인점을 확대하고, 커피전문점에서 간편한 식사를 할 수 있듯이 찻집에서도 손님을 접대하는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상품 개발 등 소비 촉진책 강구를
녹차의 효능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서는 정부의 역할과 지원이 중요하다. 커피전문점 체인에서 커피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는 반면에 녹차와 홍차는 아직 이렇다 할 체인점이 없다 보니 제대로 광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생산자인 농민들로서는 홍보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정부가 이 공백을 메워야 할 것이다.
차 생산에서는 농약 살포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시켜 줄 유기생산 검증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녹차만이 아니라 중국의 보이차와 같은 떡차, 영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홍차 등 다양한 발효차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2010년 3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제정이 무산된 ‘전통 차 문화의 보존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19대 국회에서 다시 제정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2년 6월 제2438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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