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농촌 에너지 정책 방향은 | 장상환 경상대 교수
- 작성일2020/03/05 11:58
- 조회 442
고유가시대, 농촌 에너지 정책 방향은
| 장상환 경상대 교수
석유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서울지역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2026원, 전국 평균은 1946원에 달한다. 앞으로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수입 해외 에너지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10대 에너지 다소비국으로 총 에너지의 96%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값 급등…농가 비용부담 커
작년 에너지 수입액은 1183억달러로 자동차와 반도체의 수출액 828억달러를 초과했고, 총 수입액의 29%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며 세계 8위의 에너지안보 취약국이고 더욱이 세계 2위의 석유안보 취약국이다. 에너지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최우선 과제다.
버려지는 임산자원 활용 모색을
고유가 상황에서 농촌은 에너지 사용면에서도 소외되고 비용부담이 크다. 농어촌 지역에서 난방 연료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석유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다음은 전기와 연탄, LPG 등 순이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지역난방 등 대도시에서 많이 사용하는 저가 에너지원은 이용할 수 없다.
고유가 시대에 농촌의 가옥형태도 한번 따져봐야 한다. 그동안 많이 보급된 양옥은 살기 편하다고 하지만 자원낭비,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면이 있다. 주변 산에 널려 있는 장작으로 난방하면 될 일을 보일러를 돌리기 위해 비싼 돈 주고 난방 기름을 사야 한다. 또 발효시키면 좋은 퇴비로 쓰일 사람의 분뇨를, 귀중한 물을 사용해 내버리고 하천을 오염시킨다. 양옥과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주거용 토지가 부족한 도시에 맞는 주거형태다. 농촌지역에서는 겨울철에 잘 지은 양옥 안채는 기름값 부담 때문에 보통 때는 사용하지 않고 자식들 올 때만 기름보일러를 틀고, 흙벽의 누추한 아래채 사랑방에 군불 지펴서 기거하는 경우가 많다. 장작 몇 개만 아궁이에 넣어놓으면 밤새 따뜻한 방에서 연료비 걱정 없이 감기 몸살 앓을 일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의 전통 주택은 영호남 남부 지역에서는 홑집이 보편적이었다. 대청마루를 두고 방에도 통풍이 잘 돼 여름의 더위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해 남쪽 절강성에서는 일층에는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다. 워낙 습해서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양옥이라는 것은 대부분 서유럽이나 북유럽식 집으로 겹집이다. 겹집은 추위를 막는데 효과적이며 강원도나 북한 지역에 많다. 결국 양옥 겹집은 영호남의 농촌지역 기후조건으로 볼 때 합리성과 지속가능성이 없는 주택형태인 것이다.
고유가 시대에 농촌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버려지는 임산자원을 활용해 농가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절감하는 것이다. 임지 잔재 등 국내 임산자원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일석 4조의 효과가 있다. 농촌에 고용기회를 창출하며, 버려지는 에너지원을 활용해 에너지 수입에 소요되는 외환을 절약하고 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농가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홍수 때 폐목 쓰레기가 떠내려오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농업보조금 개편안 재검토 필요
정부는 농가가 전통온돌이나 목재 사용 보일러를 사용할 경우 목재 연료비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농촌에서 간벌이나 임지 잔재 수집을 하는 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는 생산량에 비례해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임지잔재를 생산·판매할 경우 톤당 약 3만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한다. 일본, 유럽 등에서 바이오매스 생산시 보조제도를 운영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임지잔재 자원화 촉진을 위한 생산비 지원의 검토가 필요하다. 일본 정부는 2010년 ‘목질자원이용 뉴 비즈니스 창출 모델 실증사업’ 확대 방안을 통해 임지잔재 수거비용으로 ㎥당 6500엔과 인력 4명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단계적으로 6000억원, 2013년에 조사료생산, 축분시설 등에서 1710억원을 감축하는 내용의 농업보조금 개편 방안을 확정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은 고유가 시대의 정책방향으로는 맞지 않다.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1년 제2356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 장상환 경상대 교수
석유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서울지역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2026원, 전국 평균은 1946원에 달한다. 앞으로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수입 해외 에너지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10대 에너지 다소비국으로 총 에너지의 96%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값 급등…농가 비용부담 커
작년 에너지 수입액은 1183억달러로 자동차와 반도체의 수출액 828억달러를 초과했고, 총 수입액의 29%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며 세계 8위의 에너지안보 취약국이고 더욱이 세계 2위의 석유안보 취약국이다. 에너지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최우선 과제다.
버려지는 임산자원 활용 모색을
고유가 상황에서 농촌은 에너지 사용면에서도 소외되고 비용부담이 크다. 농어촌 지역에서 난방 연료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석유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다음은 전기와 연탄, LPG 등 순이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지역난방 등 대도시에서 많이 사용하는 저가 에너지원은 이용할 수 없다.
고유가 시대에 농촌의 가옥형태도 한번 따져봐야 한다. 그동안 많이 보급된 양옥은 살기 편하다고 하지만 자원낭비,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면이 있다. 주변 산에 널려 있는 장작으로 난방하면 될 일을 보일러를 돌리기 위해 비싼 돈 주고 난방 기름을 사야 한다. 또 발효시키면 좋은 퇴비로 쓰일 사람의 분뇨를, 귀중한 물을 사용해 내버리고 하천을 오염시킨다. 양옥과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주거용 토지가 부족한 도시에 맞는 주거형태다. 농촌지역에서는 겨울철에 잘 지은 양옥 안채는 기름값 부담 때문에 보통 때는 사용하지 않고 자식들 올 때만 기름보일러를 틀고, 흙벽의 누추한 아래채 사랑방에 군불 지펴서 기거하는 경우가 많다. 장작 몇 개만 아궁이에 넣어놓으면 밤새 따뜻한 방에서 연료비 걱정 없이 감기 몸살 앓을 일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의 전통 주택은 영호남 남부 지역에서는 홑집이 보편적이었다. 대청마루를 두고 방에도 통풍이 잘 돼 여름의 더위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해 남쪽 절강성에서는 일층에는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다. 워낙 습해서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양옥이라는 것은 대부분 서유럽이나 북유럽식 집으로 겹집이다. 겹집은 추위를 막는데 효과적이며 강원도나 북한 지역에 많다. 결국 양옥 겹집은 영호남의 농촌지역 기후조건으로 볼 때 합리성과 지속가능성이 없는 주택형태인 것이다.
고유가 시대에 농촌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버려지는 임산자원을 활용해 농가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절감하는 것이다. 임지 잔재 등 국내 임산자원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일석 4조의 효과가 있다. 농촌에 고용기회를 창출하며, 버려지는 에너지원을 활용해 에너지 수입에 소요되는 외환을 절약하고 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농가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홍수 때 폐목 쓰레기가 떠내려오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농업보조금 개편안 재검토 필요
정부는 농가가 전통온돌이나 목재 사용 보일러를 사용할 경우 목재 연료비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농촌에서 간벌이나 임지 잔재 수집을 하는 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는 생산량에 비례해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임지잔재를 생산·판매할 경우 톤당 약 3만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한다. 일본, 유럽 등에서 바이오매스 생산시 보조제도를 운영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임지잔재 자원화 촉진을 위한 생산비 지원의 검토가 필요하다. 일본 정부는 2010년 ‘목질자원이용 뉴 비즈니스 창출 모델 실증사업’ 확대 방안을 통해 임지잔재 수거비용으로 ㎥당 6500엔과 인력 4명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단계적으로 6000억원, 2013년에 조사료생산, 축분시설 등에서 1710억원을 감축하는 내용의 농업보조금 개편 방안을 확정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은 고유가 시대의 정책방향으로는 맞지 않다.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1년 제2356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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