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교육 통해 협동조합 강화하자 | 장상환 경상대 교수
- 작성일2020/03/05 11:30
- 조회 377
농민교육 통해 협동조합 강화하자
| 장상환 경상대 교수
우리 농업의 장래 희망은 협동조합에 달려 있다. 정부의 정책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의 지원과 농민의 능력이 농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농민의 능력이란 농업기술과 단결력이다. 개별 농민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농산물 품질 개선과 판로 개척은 개별 농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겹다. 소수의 농민이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지만 다수 농민들이 그렇게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수 농민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농민회가 있지만 농업정책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통해서이고 농민의 일상적 경제활동을 조직하여 농민의 권익을 보장하는 것은 협동조합이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여 자본가와 정부와 맞선다면 농민들은 협동조합을 통하여 단결하며 농업생산을 혁신하고 독점자본과 대항한다.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농업강국이 된 것은 협동조합이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농협이 있지만 농민 권익 보호라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영농조합법인이 농협이 미처 하지 못하는 역할을 일정 부분 수행하고 있다. 영농조합법인은 현재 전국적으로 4500여개가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농협이든 영농조합법인이든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다. 훌륭한 자세와 능력을 갖춘 좋은 지도자와 조합원의 활발한 참여가 협동조합 성공의 열쇠다.
농민, 협동조합 통한 단결이 힘
협동조합은 조합원 교육 없이는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는 개인주의를 끊임없이 부추긴다.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는 속에서 많은 수입을 올려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좋은 일자리를 얻도록 하는 ‘사회적 사다리 타고 올라가기’에 모두들 눈이 벌겋다. ‘한 사람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한 사람을 위하여’라는 협동조합 정신은 끊임없는 교육이 없으면 그저 말만으로 그칠 뿐이 된다.
협동조합 구성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지도급에 있는 능력있는 인사가 이기심을 가지고 협동조합의 자원을 자신을 위해 이용할 경우 그 조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해나가면 얼마 못가 큰 문제가 발생한다. 조합원들도 상인들의 유혹에 굴하지 않고 조합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협동조합이 잘 될 수 있다.
자존감·주인의식 높이기 모색을
물론 현재도 농민교육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농업연수원, 농촌진흥청, 농수산물유통공사 유통교육원, 한국농촌공사 교육원, 농협중앙회, 농업교육협회, 한국4-H 본부, 전국농업기술자협회, 가나안농군학교, 전농, 전여농, 한농연, 한여농 등에서 농업기술교육, 경영교육, 마케팅교육, 마을개발교육, 정보화교육, 팜스테이 육성교육, 농협교육, 리더십 교육 등을 실시한다. 그런데 이들 교육 중 상당 부분은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교육이다. 교육내용도 사업과 관련한 세부지식 교육이고 교육기간도 짧다.
여기서 1970년대에 있었던 크리스찬아카데미 농민교육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유·평등·인간화를 이념으로 하였고, 4박5일 동안의 교육을 통하여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시민적 권리에 입각하여 문제해결을 추구하는 신념과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이었다. 이 교육은 독일 노동조합의 민주적 교육방법을 도입하여 참가자들이 토의와 발표, 5분간 발언 등을 통하여 교육과 진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였다. 이것은 당시 거의 모든 사회교육이 주입식이었던 당시로서는 획기적 방식이었고, 교육 참가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교육을 통하여 참가자들은 자존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게 되고 적극적 발언자세와 합리적 사고력, 민주적 의사결정방법을 익히게 되었다. 분반토의 등 민주적 교육방법은 그 후 정부의 새마을운동 등으로도 확산되었다.
마음을 움직이는 게 ‘진짜 교육’
이기적인 자세가 협동적인 삶의 태도로 바뀌는 데는 한두 시간의 교육을 몇 차례 하거나 하루이틀 간의 집단교육으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며칠을 지내면서 교육주관자들을 포함하여 30명 내외의 참여자끼리 서로 완전히 알고 소통하며, 분반토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자기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 지식을 쌓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왜 교육기간이 4박5일인가 하면 적어도 그 정도 기간이 지나야 교육 참여자들의 인생관이 바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독일에서 교육심리학자와 사회학자들의 이론과 수많은 교육경험을 통하여 확인된 것이다. 이러한 국내외 경험을 참조하여 협동조합 발전을 위한 농민교육이 혁신되기를 기대해본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0년7월19일자(제2258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 장상환 경상대 교수
우리 농업의 장래 희망은 협동조합에 달려 있다. 정부의 정책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의 지원과 농민의 능력이 농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농민의 능력이란 농업기술과 단결력이다. 개별 농민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농산물 품질 개선과 판로 개척은 개별 농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겹다. 소수의 농민이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지만 다수 농민들이 그렇게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수 농민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농민회가 있지만 농업정책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통해서이고 농민의 일상적 경제활동을 조직하여 농민의 권익을 보장하는 것은 협동조합이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여 자본가와 정부와 맞선다면 농민들은 협동조합을 통하여 단결하며 농업생산을 혁신하고 독점자본과 대항한다.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농업강국이 된 것은 협동조합이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농협이 있지만 농민 권익 보호라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영농조합법인이 농협이 미처 하지 못하는 역할을 일정 부분 수행하고 있다. 영농조합법인은 현재 전국적으로 4500여개가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농협이든 영농조합법인이든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다. 훌륭한 자세와 능력을 갖춘 좋은 지도자와 조합원의 활발한 참여가 협동조합 성공의 열쇠다.
농민, 협동조합 통한 단결이 힘
협동조합은 조합원 교육 없이는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는 개인주의를 끊임없이 부추긴다.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는 속에서 많은 수입을 올려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좋은 일자리를 얻도록 하는 ‘사회적 사다리 타고 올라가기’에 모두들 눈이 벌겋다. ‘한 사람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한 사람을 위하여’라는 협동조합 정신은 끊임없는 교육이 없으면 그저 말만으로 그칠 뿐이 된다.
협동조합 구성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지도급에 있는 능력있는 인사가 이기심을 가지고 협동조합의 자원을 자신을 위해 이용할 경우 그 조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해나가면 얼마 못가 큰 문제가 발생한다. 조합원들도 상인들의 유혹에 굴하지 않고 조합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협동조합이 잘 될 수 있다.
자존감·주인의식 높이기 모색을
물론 현재도 농민교육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농업연수원, 농촌진흥청, 농수산물유통공사 유통교육원, 한국농촌공사 교육원, 농협중앙회, 농업교육협회, 한국4-H 본부, 전국농업기술자협회, 가나안농군학교, 전농, 전여농, 한농연, 한여농 등에서 농업기술교육, 경영교육, 마케팅교육, 마을개발교육, 정보화교육, 팜스테이 육성교육, 농협교육, 리더십 교육 등을 실시한다. 그런데 이들 교육 중 상당 부분은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교육이다. 교육내용도 사업과 관련한 세부지식 교육이고 교육기간도 짧다.
여기서 1970년대에 있었던 크리스찬아카데미 농민교육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유·평등·인간화를 이념으로 하였고, 4박5일 동안의 교육을 통하여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시민적 권리에 입각하여 문제해결을 추구하는 신념과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이었다. 이 교육은 독일 노동조합의 민주적 교육방법을 도입하여 참가자들이 토의와 발표, 5분간 발언 등을 통하여 교육과 진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였다. 이것은 당시 거의 모든 사회교육이 주입식이었던 당시로서는 획기적 방식이었고, 교육 참가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교육을 통하여 참가자들은 자존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게 되고 적극적 발언자세와 합리적 사고력, 민주적 의사결정방법을 익히게 되었다. 분반토의 등 민주적 교육방법은 그 후 정부의 새마을운동 등으로도 확산되었다.
마음을 움직이는 게 ‘진짜 교육’
이기적인 자세가 협동적인 삶의 태도로 바뀌는 데는 한두 시간의 교육을 몇 차례 하거나 하루이틀 간의 집단교육으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며칠을 지내면서 교육주관자들을 포함하여 30명 내외의 참여자끼리 서로 완전히 알고 소통하며, 분반토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자기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 지식을 쌓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왜 교육기간이 4박5일인가 하면 적어도 그 정도 기간이 지나야 교육 참여자들의 인생관이 바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독일에서 교육심리학자와 사회학자들의 이론과 수많은 교육경험을 통하여 확인된 것이다. 이러한 국내외 경험을 참조하여 협동조합 발전을 위한 농민교육이 혁신되기를 기대해본다.
*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2010년7월19일자(제2258호)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