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안정, 근본적 정부대책 필요하다 | 장상환 경상대 교수
- 작성일2020/03/05 10:43
- 조회 377
쌀값 안정, 근본적 정부대책 필요하다
| 장상환 경상대 교수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 들이 한 가마에 14만7000원으로 지난해 수확기의 16만2000원에 비해 9.5% 하락했다. 최근 산지 벼값은 지난해의 40㎏ 5만4000원에 비해 8000~1만원 낮은 4만5000원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농협 매입가는 작년 대비 평균 12%, 민간 RPC의 경우 많게는 17%까지 하락한 수준으로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경남 사천의 농협RPC는 다른 지역 농협의 눈치를 보면서 잠정수매가를 4만2000원으로 정해 시중의 나락값을 끌어 내리고 있다.
쌀 소비촉진 등 미봉책 추진 급급
쌀값이 이렇게 폭락하는 이유는 공급은 늘었는데 수요는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8월말 현재 농협이 가진 쌀 재고량은 20만8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톤에 비해 무려 크게 늘어났으며 여기에 민간 보유 물량까지 합하면 전체 재고량은 전국적으로 100만톤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국내 쌀시장 개방을 유보한 대가로 매년 쌀 30만톤을 의무 수입하고 있다. 또 올해 쌀 생산량은 모두 468만톤으로 지난해의 484만톤에 비해 16만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이지만 2009년산 쌀 소비량은 437만톤 수준으로 예상돼 올해 공급량이 31만톤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5.8kg으로 쌀 한 가마니도 되지 않는다.
정부의 대책은 미봉적이다. 정부는 올해 공공비축물량을 37만톤으로 하고 우선지급금으로 1등급 기준 40kg 포대당 49.020원을 지급하기로 하며, 농협중앙회가 자체자금을 활용하여 2008년산 쌀 재고물량 10만톤을 매입토록 했다. 그리고 쌀값 폭락문제가 심각해지자 올해 평년보다 많이 생산되는 11만∼13만톤 가량을 별도로 격리하고, 2005년산 쌀 10만톤을 주정용으로 특별 처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기에다 23만톤을 농협을 통해 매입해 총 53만톤 정도의 물량을 특별히 조치하여 홍수 출하를 막으므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쌀 값 대란이 발생했던 지난 2005년도에 정부는 공공비축물량 400만석과 100만석 추가 매입을 하여 쌀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시장 가격은 크게 혼란을 빚었다.
정부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RPC의 쌀매입자금 무이자 융자, 쌀 재고분 주정용 보급, 학교급식에 쌀 사용 확대, 군인에게 쌀케이크와 월 3회 쌀국수 제공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또 정부는 쌀값이 하락하더라도 변동직불금을 지급하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한다. 내년 예산에 변동직불금용으로 5651억원 책정했다. 목표가격은 2012년까지 5년간 쌀 1가마당 17만83원으로 동결되어 있다. 시장평균 가격이 가마당 14만7천원이라면 고정직불금 1만1천475원에다 변동직불금 8천145원을 합쳐도 16만660원에 그친다. 전국 평균보다 낮은 지역에서는 가마당 16만원 이하의 수입을 얻게 된다.
생산제한 조건 가격보장제 실시
전농 등은 소득보전 직불금 목표가격을 쌀 80㎏ 21만 원으로 책정하고, 쌀 대란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대북 쌀 40만톤을 조속히 지원하라고 주장한다. 사천시 농민회는 여기에다 시가 나락 1가마당 10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농업소득 안정지원조례’를 제정할 것도 요구했다.
쌀값을 안정시킬 근본적 대책은 무엇인가? 2005년부터 쌀값 결정을 시장에 맡겨버린 것이 쌀값 폭락 문제의 근본 원인이다. 쌀값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가격 지지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정부의 공공비축물량을 2005년도 수준인 58만 톤 정도로 매입하여 가격 왜곡을 조기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수매가격도 적어도 작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수매물량을 보유하고 있으면 과잉재고가 되어 다시 내년 쌀값 하락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북한 원조나 빈곤국 원조로 이것을 사용해야 한다.
농협의 구매가격도 정부 수매가격 수준으로 하고 농협이 입게 될 적자분을 정부가 메워줄 필요가 있다. 시장가격을 안정시키면 목표가격과 시장가격간의 차액의 85%를 지급하는 변동직불금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생산제한을 조건으로 하는 가격 보장제를 새롭게 도입하여 쌀 생산을 소비 감소에 맞추어 감축하고 과잉생산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미국에서도 시행하고 있고, 생산을 늘리는 것이 아니므로 WTO 조항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휴경하는 논은 콩, 밀, 보리, 사료작물 등과 같은 다른 작물 재배로 전환함으로써 식량자급률을 올릴 수 있다.
지자체 차원의 대책도 모색해야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도 필요하다. 작년에 경남 진주시는 쌀소득등보전직접지불금과는 별도로 농업인의 소득보전과 영농고취를 위해 관내 거주하면서 관내 300평 이상 경작 농민에게 ha당 15만원 기준으로 9억5천만원의 시 자체예산을 확보하여 작년 12월에 지급했다.
| 장상환 경상대 교수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 들이 한 가마에 14만7000원으로 지난해 수확기의 16만2000원에 비해 9.5% 하락했다. 최근 산지 벼값은 지난해의 40㎏ 5만4000원에 비해 8000~1만원 낮은 4만5000원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농협 매입가는 작년 대비 평균 12%, 민간 RPC의 경우 많게는 17%까지 하락한 수준으로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경남 사천의 농협RPC는 다른 지역 농협의 눈치를 보면서 잠정수매가를 4만2000원으로 정해 시중의 나락값을 끌어 내리고 있다.
쌀 소비촉진 등 미봉책 추진 급급
쌀값이 이렇게 폭락하는 이유는 공급은 늘었는데 수요는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8월말 현재 농협이 가진 쌀 재고량은 20만8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톤에 비해 무려 크게 늘어났으며 여기에 민간 보유 물량까지 합하면 전체 재고량은 전국적으로 100만톤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국내 쌀시장 개방을 유보한 대가로 매년 쌀 30만톤을 의무 수입하고 있다. 또 올해 쌀 생산량은 모두 468만톤으로 지난해의 484만톤에 비해 16만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이지만 2009년산 쌀 소비량은 437만톤 수준으로 예상돼 올해 공급량이 31만톤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5.8kg으로 쌀 한 가마니도 되지 않는다.
정부의 대책은 미봉적이다. 정부는 올해 공공비축물량을 37만톤으로 하고 우선지급금으로 1등급 기준 40kg 포대당 49.020원을 지급하기로 하며, 농협중앙회가 자체자금을 활용하여 2008년산 쌀 재고물량 10만톤을 매입토록 했다. 그리고 쌀값 폭락문제가 심각해지자 올해 평년보다 많이 생산되는 11만∼13만톤 가량을 별도로 격리하고, 2005년산 쌀 10만톤을 주정용으로 특별 처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기에다 23만톤을 농협을 통해 매입해 총 53만톤 정도의 물량을 특별히 조치하여 홍수 출하를 막으므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쌀 값 대란이 발생했던 지난 2005년도에 정부는 공공비축물량 400만석과 100만석 추가 매입을 하여 쌀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시장 가격은 크게 혼란을 빚었다.
정부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RPC의 쌀매입자금 무이자 융자, 쌀 재고분 주정용 보급, 학교급식에 쌀 사용 확대, 군인에게 쌀케이크와 월 3회 쌀국수 제공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또 정부는 쌀값이 하락하더라도 변동직불금을 지급하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한다. 내년 예산에 변동직불금용으로 5651억원 책정했다. 목표가격은 2012년까지 5년간 쌀 1가마당 17만83원으로 동결되어 있다. 시장평균 가격이 가마당 14만7천원이라면 고정직불금 1만1천475원에다 변동직불금 8천145원을 합쳐도 16만660원에 그친다. 전국 평균보다 낮은 지역에서는 가마당 16만원 이하의 수입을 얻게 된다.
생산제한 조건 가격보장제 실시
전농 등은 소득보전 직불금 목표가격을 쌀 80㎏ 21만 원으로 책정하고, 쌀 대란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대북 쌀 40만톤을 조속히 지원하라고 주장한다. 사천시 농민회는 여기에다 시가 나락 1가마당 10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농업소득 안정지원조례’를 제정할 것도 요구했다.
쌀값을 안정시킬 근본적 대책은 무엇인가? 2005년부터 쌀값 결정을 시장에 맡겨버린 것이 쌀값 폭락 문제의 근본 원인이다. 쌀값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가격 지지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정부의 공공비축물량을 2005년도 수준인 58만 톤 정도로 매입하여 가격 왜곡을 조기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수매가격도 적어도 작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수매물량을 보유하고 있으면 과잉재고가 되어 다시 내년 쌀값 하락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북한 원조나 빈곤국 원조로 이것을 사용해야 한다.
농협의 구매가격도 정부 수매가격 수준으로 하고 농협이 입게 될 적자분을 정부가 메워줄 필요가 있다. 시장가격을 안정시키면 목표가격과 시장가격간의 차액의 85%를 지급하는 변동직불금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생산제한을 조건으로 하는 가격 보장제를 새롭게 도입하여 쌀 생산을 소비 감소에 맞추어 감축하고 과잉생산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미국에서도 시행하고 있고, 생산을 늘리는 것이 아니므로 WTO 조항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휴경하는 논은 콩, 밀, 보리, 사료작물 등과 같은 다른 작물 재배로 전환함으로써 식량자급률을 올릴 수 있다.
지자체 차원의 대책도 모색해야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도 필요하다. 작년에 경남 진주시는 쌀소득등보전직접지불금과는 별도로 농업인의 소득보전과 영농고취를 위해 관내 거주하면서 관내 300평 이상 경작 농민에게 ha당 15만원 기준으로 9억5천만원의 시 자체예산을 확보하여 작년 12월에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