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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혁신'

    [농협, 새 희망의 길을 찾다⑧] 전남 영암 금정농협
    • 작성일2017/08/27 13:43
    • 조회 693
    [농협, 새 희망의 길을 찾다⑧] 전남 영암 금정농협

    작지만 강한 농협이 만드는 지역경제 활성화 ...
    하나로마트·주유소·카페 등 편의시설 확충 통해 경제사업 키워


    매년 11월이 되면 전남 영암군 금정면은 주황색 물결이 넘실댄다. 주작목인 대봉감이 650헥타르에서 쏟아져 나오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는 실감이 안 난다. 전국 생산량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단일품목으로는 최대면적이라는 게 김주영 금정농협 조합장의 설명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지형인 금정면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아 품질 좋은 대봉감으로 유명하다. 산림청 지리적표시 제17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태풍 볼라벤 타격 이후 감값 하락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경제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진 지역농협 조합장이 뚝심있는 운영을 펼치며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바로 금정농협이다.

    경제사업 활성화에 사활 건 조합장

    추진력 강한 대찬 조합장. 지역의 원로조합원부터 농민운동가, 농협직원들이 김주영 금정농협 조합장을 일컫는 말이다. 김 조합장은 2010년 당선 이후 농협 본연의 업무는 ‘경제사업’이라는 신념아래 경제사업 활성화에 사활을 걸었다.
    1980년대 농민운동을 하면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영암군 사무국장을 지낸 그는 집회도 많이 하고 쌀도 꽤나 쌓아봤다. 지난 18일 만난 그가 자신을 ‘숭악한 농사꾼’이라고 표현한 것도 그래서다. 조합장이 된 후 모든 게 생소했지만 어렵고 힘든 농촌에서 농민들의 삶이 나아지려면 결국 신용사업보단 경제사업에 치중해야 한다는 건 농민운동을 하면서 몸으로 터득해 온 진리였던 셈이다.
    농민조합원들의 입에선 “여건이 어려운데 되겠나”라는 반대 여론도 있었다. 농협직원들도 내부적 부담이 늘 수밖에 없던 터라 부정적 기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 조합장은 “가보지 않은 길의 결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평소 소신대로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2014년 9월엔 하나로마트를 신축하고, 2015년 9월 본점도 리모델링했다. 지난해 2월 주유소를 열었고 이어 12월엔 우리한우 명품관(식당)과 까페랑홍시랑(카페)을 열었다. 이 시기에 농자재 백화점도 문을 열었다.
    편의시설 확충과 함께 주 소득작목인 대봉감 가공·유통시설 확충에도 박차를 가했다. 2014년엔 향토사업으로 저온저장고와 건조시설을 마련했고, 2015년엔 임산물 가공 활성화 사업을 통해 감말랭이 작업장과 대봉감 조청 가공시설도 마련했다. 대규모 임산물산지종합유통센터가 제 모습을 갖춘 것이다. 지역농협이 결국 경제·문화·복지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게 불과 3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경제사업 규모 300억 대로 성장

    금정농협은 편의시설과 대봉감 가공·유통 시설 확충을 위해 최근 3년 사이 14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자체 투자는 최소화하고 지자체와 정부, 농협중앙회의 지원을 최대한 끌어들인 것. 김 조합장을 비롯한 금정농협 차원의 농정활동이 빛을 발한 셈이다. 이는 농민조합원들을 설득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김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출자해서 만든 게 농협이다. 조합원이 없으면 농협을 유지할 수 없다. 농협도 잘돼야 하지만 조합원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지역경제에 활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경제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방위적 경제사업을 토대로 3년 전 150억원 대에 머물던 금정농협의 경제사업 규모는 300억원 대로 상승했다. 이동준 금정농협 전무는 “전형적인 산간지형 농협에서 지난해 3억5,000만원의 손익을 실현했다. 발 빠른 경제사업으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말 매출총이익을 기준으로 금정농협의 경제사업 비율은 55%. 신용사업이 45%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올해 말 가결산을 해보니 경제사업 60%, 신용사업 40%다. 신용사업이 사업규모의 60%를 차지했던 예전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신뢰에 기반한 조합원의 농협 이용

    금정농협의 변화가 가능했던 배경엔 무엇보다 작지만 강한 농협을 만들어가는 조합장과 임직원을 신뢰한 농민조합원들이 있다. 이 전무는 “농민조합원들이 금정농협 사업을 이용하면서 신뢰를 쌓은 것이 변화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예전보다 민원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조합원과의 소통에 기반한다. 김 조합장은 “조합원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고, 농협에서 이익 보는 부분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농협이 중간에 이윤을 높이면 조합원들이 금방 알 정도다. 될 수 있으면 농협을 믿어달라고 호소한다”며 “건의사항은 규정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모두 수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총회가 끝난 2월이면 조합원보답대회를 마을마다 열고, 8월이 되면 보름간에 걸쳐 좌담회를 진행하는 것도 그래서다.
    농민조합원과의 소통은 주유소 가격을 매일 체크해서 다른 데보다 단돈 1원이라도 저렴하게 하고, 자재백화점에 생활철물까지 2,500여 가지를 구비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김 조합장에 의하면 금정농협은 향후 편의시설이 충분히 이뤄진 만큼 대봉감·유통 가공 시설에 출하시 홍시로 변하는 것을 지연시키기 위한 비가림막 시설을 추가할 계획이다. 더불어 대봉감 음료와 고추장 등 농가소득 향상을 위한 가공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공동취재에 나선 농협조합장모임 정명회의 이경태 총무는 “금정농협은 조합원들의 절실한 경제적, 생활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으며, 그 결과 조합원과 농협이 신뢰로 뭉쳐 작지만 강한농협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협동조합의 발전은 환경이나 여건보다 구성원 간의 신뢰와 협동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출처-한국농정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1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