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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혁신'

    청년인터뷰1. 정선소년 박재훈
    • 작성일2017/01/01 12:57
    • 조회 601
    청년인터뷰1. 정선소년 박재훈


    정선소년 박재훈(22)

    안녕하세요. 22살, 강원도 정선소년 박재훈입니다. 농업이 좋아 농대에 진학했고, 고등학교 졸업하던 해부터, 모교에서 후배들에게 강연을 몇 번 하면서, ‘사람답게 사는 삶’을 알려주고, 긍정의 태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 공연 봉사를 기획해 고등학생들을 모집해 노인회관, 장애인 시설에 가서 공연 봉사를 하여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같이 참여한 학생에게도 좋은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저는 영농후계자 병역대체복무로 해남에서 단호박, 오디 등을 활용하여 창농・창업을 할 계획입니다. 저의 작은 견해이지만 농촌이 건강해야 도시도 건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하루 빨리 활기차고 살아있는 농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같은 초보농사꾼이나, 귀농하고 싶은 친구들, 또는 학업이나, 농업에 관한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주변 친구들에게 제 이야기를 공유 하고 싶습니다.
    제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행복을 발견한 학창시절

    저는 고교시절, 밴드부 활동을 하며 학교를 다니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전교생이 40명 정도 되는 여량중학교를 졸업하고 정선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1학년 때 급식을 먹고 복도를 걷고 있는데. 복도 청소하시는 수학선생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순간 드는 생각이. "학교 주인은 우리인데, 우리가 더럽히고 선생님이 치우시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부터 파란 쓰레기통과 집게를 들고 학교 주변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2학년에는 정기적으로 봉사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임원으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봉사차장과 환경지킴이장으로 임명되어 매달 3번씩 주기적으로 환경캠페인을 주도해서 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청소를 하는데 문득 친구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습니다. "쟤는 벌을 받아서 청소하는 건가봐?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그러는 걸까?" 라고 바라볼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매일매일 청소를 했습니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제가 하고 싶고 옳다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저만의 행복을 발견한 때였습니다. 그리고 한 친구가 아침에 청소활동을 함께 하고 싶다하여 매일 같이 함께 했습니다. 쓰레기 줍는 활동을 졸업하기 전까지 매일 했습니다. 그렇게 3년 동안 쓰레기를 주우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세상은 변하지 않더라도, 나는 변하고, 그렇게 내 주변은 변한다." 입니다.

    위의 경험을 통해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옳은 일을 할 때는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세상이 조금씩 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재미있게도 저의 결심은 제가 졸업하던 해, 제 남동생이 모교에 입학하면서 매일 아침마다 환경 정화활동을 하는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교에서 강연하기', 후배들과 함께>

    나는 멋있지도 않고, 말을 뛰어나게 잘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사람답게 사는 삶은 어떤 삶인지", "사람 냄새나는 삶은 어떤 삶인지" 알려줄 수 있다.
    후배들에게 꿈을 이루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꿈을 이루어 나가는 사람이 되자.

    농업전문대학 진학, 현실과 이상의 괴리?!

    고교 졸업 후, 진학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차에 저는 도시에 청년이 있으면 농촌에도 청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어릴 적 추억으로 할아버지 댁에서 마늘을 심고, 흙을 밟으며 농사일을 도와드리며 느낀 행복한 추억과 도시 생활보다는 농촌생활이 많이 여유롭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달았기 때문에 농업전문대학 진학을 결심하였습니다. 내심 농업전문대학도 대학이기로서니 진학하기 전, 단체 미팅도 한번쯤은 해보고,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설레었습니다. 
    하지만... 아뿔싸! 전문대라는 특성상 엄마뻘 이모님들도 계시고, 남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에 저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또르르..)
    농대에 진학을 해 친구들에게 “소 몇 마리 키우냐?” 라고 물어보면 100두, 200두 라고 하고, 또 어떤 친구는 돼지를 2,000두, 고구마 5만 평을 한다고 했습니다. 한 번은 할아버지 댁에서 4,000평 논에 농약치고 왔다고 하니, 친구들이 저를 애기 보듯이 바라보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소를 14두 키우시는데, 동기들과 얘기하다 보면 마치 할아버지가 소를 키우는 것이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처럼 보이기도하고, 규모가 작은 것이 많이 비교가 되었습니다. 한번은 할아버지께서 소를 700만원에 파셨다고 하셔서 “우와, 우리 할아버지 부자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수업을 들어보니 소 판매 가격의 절반 이상이 사료 값으로 지불된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 교수님은 “돈 버리고, 몸 버리고, 마음 버리는 것이 한국농업의 실태다.” 라고 하셔서 많은 농업을 계속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이 들었습니다.

    무엇이든 할수있는 ‘나이‘다.
    무엇이든 할수있는 ‘나‘이다

    ‘農’의 매력에 흠뻑 빠지다

    하지만 학교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힘을 얻었습니다. 돈사 수업을 가기 위해 운동 삼아 뛰는데 옆에서 고라니가 같이 뛰고 있어 경주를 하면서 간 추억과 농대를 다니면서 자연의 사계절이 변하는 모습을 피부로 느꼈던 것이 참 좋았습니다.
    다른 학교 친구들은 스펙을 쌓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때, 저는 토피어리 자격증반을 하면서 토피어리 만드는 기술과 디자이너 자격증을 취득하고, 화훼장식 자격증반을 하면서 포컬, 방사 등 꽂는 순서를 익히기도 하고, 중장비 동아리를 하면서 경운기, 트랙터 연습도 하고, 지게차와 로더, 굴삭기를 연습하고 중장비 자격증도 취득하고, 맛돈 동아리에서는 방사 돼지 2두를 키워 사육에서부터 유통까지의 과정을 몸소 느끼고, 산란계 동아리에서는 병아리 때부터, 닭 까지 사육 후 자연방사유정란을 소비자에게 판매도 하고, 육계 동아리 등에서는 관행적 축산업의 문제점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몸소 체험 하면서 돈 주고도 못 배울 소중한 경험들을 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식품과 친구들이 빵이나, 치즈를 만들어오면 함께 먹기도 하고, 과수학과 친구들은 과일을 주고, 채소학과 친구들은 고구마 말랭이를 주기도 했습니다. 
    농촌에는 소 똥 냄새나고 문화생활을 즐기기 힘들다고 하는데, 저는 서울에서는 큰돈을 주고 봐야할 오케스트라 공연 등을 연 4회 이상 무료로 보면서 문화생활을 많이 하고 있기에 큰 혜택도 받고 있습니다.


    <육계동아리 활동>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도시에서 ‘일자리가 없다’ 며 청년들이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지만, 농촌은 점점 젊은 사람이 부족해지면서 농촌에 할 일들을 많고, 일손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저는 농사를 지으면서 학교에서 딴 토피어리 자격증으로 노인회관, 아동센터 등에서 토피어리 활동으로 봉사 활동을 하고 싶고, 지게차, 로더, 굴삭기 자격증을 활용해 제 힘이 필요한 곳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노인회관 등에 가서 색소폰 공연도 하고, 음악을 전공한 친구들을 초대해 공연하는 친구들도 보람을 느끼고, 공연을 보는 분들도 힐링 하는 문화를 만들어 살아 숨 쉬는 농촌을 만들고 싶습니다.


    <16살 때, 중학교에서 처음 와본 공연봉사 장소. 22살인 지금은, 내가 모집한 친구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예비농부의 마음가짐

    농업전문학교를 다니는 2년 동안, 다른 학교 친구들은 멋있는 청바지를 입고 구두를 신고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할 때, 비록 저는 밀짚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고 장갑을 끼고, 병아리 돌보느라 MT에도 못가고, 예초기를 돌리고 경운기를 몰았지만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예비농부로서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2년제여서 그런지 몰라도, 선후배간 네트워크 형성이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 어디에 취직하면 좋은지 어떻게 하면 시행착오를 덜 겪을 수 있는지 말해주고 조언해주는 분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농업 분야 모임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농업분야에 종사하는 선배 또는 동기들과 네트워크 형성이 원활하게 되어 예비농부들이 시행착오를 덜 겪고, 더 나은 길,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청년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농부’ 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단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라남도 해남 화산면 부길리에서>

    박재훈 페이스북 주소 : https://www.facebook.com/jaehun.park.794?fref=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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