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플러스] 우보천리의 마음으로
- 작성일2009/03/09 10:47
- 조회 537
[리더십플러스] 우보천리의 마음으로
<리더십플러스>에서는 지역재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농촌지역개발 리더십교육”과 관련해서 지역리더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다루게 된다. 구체적인 현장사례를 통해 더많은 지역리더들과 함께 지역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주>
『요즘은 매사에 속도가 강요되는 시대이지만 어찌 보면 속도가 능사(能事)는 아니다. 긴 안목으로 보면 재빠르기보다는 우직함이 잔꾀보다는 성실함이 결국은 좋은 열매를 맺는다. 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느림의 미학”이다.
꾸준한 관찰과 신중한 선택, 듬직한 결단과 우직한 실행으로 세상만사를 놓치지 않고 곱씹어 볼 수 있는 것이 우보의 기품이요 지혜다.』(무공 2009.3.6)
올해 초 한국농어촌공사에 가서 ‘우보천리‘(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란 포스터를 보았다.
아마도 올해가 기축년(己丑年)이기 때문에 이런 포스터가 붙은 것이리라. 소처럼 느린 짐승이 천리를 간다는 건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목표한 곳까지 포기하지 않고 간다는 내용일 것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교육도, 그 교육의 목적인 지역개발사업도 ‘우보천리‘의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발주하는 기관도, 시행하는 기관도 그리고 교육에 참가한 지역리더들도 교육의 가시적 효과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아는 지역리더 중에 어떤 분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살고 있는 지역(마을)의 자료들을 모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지역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그 자료 덕분에 개인의 역사가 지역(마을)의 역사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그분은 이러한 자료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이미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알고 있었다면 리더로서 갖춰야 할 ‘선견지명’스킬(?)을 이미 마스터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러한 가치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주위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내가 알고 있는 리더십 강사 중 70%정도는 독실한 신자(信者)다. 또한 대부분의 리더십관련서적에서도 사랑, 존경, 애정 등이 바탕으로 깔려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리더십의 기초라 생각한다. 자신과 자신의 일, 자신의 주위를 사랑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리더십의 시작이다. 지역에 대한 애정 없이, 주민들에 대한 믿음 없이, 자신에 대한 사랑이 없이는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많은 지역에서 지역개발사업들이 시행중이다. 그러나 성공사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고, 성공지역이라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곳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중앙정부가 지역개발사업에 크게 관심이 없던 과거에도 민간주도의 지역개발사업 혹은 지역농업조직화작업은 있어왔다. 물론 이 때에도 크게 성공한 예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성공한 지역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와 지금의 차이는 무엇일까! 예전에는 조직원들이 지역의 100년 대계를 생각하며 1,2년 단기간의 가시적 효과보다는 조직의 장기비전을 향해 우보천리했기 때문이리라.
최근의 지역개발사업은 당장의 가시적 효과에 의해 다음해 사업이 추진될지 말지가 결정되어 버린다.
사업비를 대는 정부입장에서는 국민들의 세금이 좀더 잘 쓰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 짧은 기간의 가시적 효과에 집착하다가는 자칫 우리 모두가 소원하는 지역역량강화가 더 소원해지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경기도의 한 여성리더 분이 있는 마을에서는 회의 때 결정사항이 있을 경우 만장일치 제도를 이용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라. 21세기를 지향하고, 급변하는 세상인 현대사회에서 공산주의에서나 있을 법한 만장일치제도라니!!!
그 여성리더는 만장일치제도의 도입배경에 대해 "지역 내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공통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력수준, 연령, 마을개발사업에 대한 생각까지 너무나 많은 차이들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아무리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회의를 하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정사항을 처리해도 뒷말은 끊이지 않고 오히려 조직원들이 조직에서 빠져나가게 되는 원인이 되더라는 것이다.
고민 끝에 마지막 한사람까지도 존중하는 만장일치 제도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사업의 진행이 늦어지게 되었지만,
반대로 찬성하는 측에서 반대하는 측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속에서 조직원들이 더 사업에 깊이 참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뒷말이 없어졌다고 한다.
처음 리더십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교육이 시작된 곳은 기업교육이다. 기업교육은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생산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리더십을 강조하며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리더십교육이 이제는 우리 농업.농촌(지역)분야에 까지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기업교육과 지역리더교육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는 도시와 농촌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농촌의 지역개발이 도시를 따라 하기 식이 되면 안 되듯이 지역리더를 위한 리더십교육도 기업교육에서의 리더십을 지향해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우리 모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우보천리의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시작할 때다.
/ 이창신 교육팀장 cslee@krdf.or.kr
<리더십플러스>에서는 지역재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농촌지역개발 리더십교육”과 관련해서 지역리더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다루게 된다. 구체적인 현장사례를 통해 더많은 지역리더들과 함께 지역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주>
『요즘은 매사에 속도가 강요되는 시대이지만 어찌 보면 속도가 능사(能事)는 아니다. 긴 안목으로 보면 재빠르기보다는 우직함이 잔꾀보다는 성실함이 결국은 좋은 열매를 맺는다. 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느림의 미학”이다.
꾸준한 관찰과 신중한 선택, 듬직한 결단과 우직한 실행으로 세상만사를 놓치지 않고 곱씹어 볼 수 있는 것이 우보의 기품이요 지혜다.』(무공 2009.3.6)
올해 초 한국농어촌공사에 가서 ‘우보천리‘(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란 포스터를 보았다.
아마도 올해가 기축년(己丑年)이기 때문에 이런 포스터가 붙은 것이리라. 소처럼 느린 짐승이 천리를 간다는 건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목표한 곳까지 포기하지 않고 간다는 내용일 것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교육도, 그 교육의 목적인 지역개발사업도 ‘우보천리‘의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발주하는 기관도, 시행하는 기관도 그리고 교육에 참가한 지역리더들도 교육의 가시적 효과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아는 지역리더 중에 어떤 분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살고 있는 지역(마을)의 자료들을 모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지역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그 자료 덕분에 개인의 역사가 지역(마을)의 역사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그분은 이러한 자료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이미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알고 있었다면 리더로서 갖춰야 할 ‘선견지명’스킬(?)을 이미 마스터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러한 가치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주위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내가 알고 있는 리더십 강사 중 70%정도는 독실한 신자(信者)다. 또한 대부분의 리더십관련서적에서도 사랑, 존경, 애정 등이 바탕으로 깔려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리더십의 기초라 생각한다. 자신과 자신의 일, 자신의 주위를 사랑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리더십의 시작이다. 지역에 대한 애정 없이, 주민들에 대한 믿음 없이, 자신에 대한 사랑이 없이는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많은 지역에서 지역개발사업들이 시행중이다. 그러나 성공사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고, 성공지역이라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곳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중앙정부가 지역개발사업에 크게 관심이 없던 과거에도 민간주도의 지역개발사업 혹은 지역농업조직화작업은 있어왔다. 물론 이 때에도 크게 성공한 예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성공한 지역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와 지금의 차이는 무엇일까! 예전에는 조직원들이 지역의 100년 대계를 생각하며 1,2년 단기간의 가시적 효과보다는 조직의 장기비전을 향해 우보천리했기 때문이리라.
최근의 지역개발사업은 당장의 가시적 효과에 의해 다음해 사업이 추진될지 말지가 결정되어 버린다.
사업비를 대는 정부입장에서는 국민들의 세금이 좀더 잘 쓰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 짧은 기간의 가시적 효과에 집착하다가는 자칫 우리 모두가 소원하는 지역역량강화가 더 소원해지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경기도의 한 여성리더 분이 있는 마을에서는 회의 때 결정사항이 있을 경우 만장일치 제도를 이용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라. 21세기를 지향하고, 급변하는 세상인 현대사회에서 공산주의에서나 있을 법한 만장일치제도라니!!!
그 여성리더는 만장일치제도의 도입배경에 대해 "지역 내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공통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력수준, 연령, 마을개발사업에 대한 생각까지 너무나 많은 차이들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아무리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회의를 하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정사항을 처리해도 뒷말은 끊이지 않고 오히려 조직원들이 조직에서 빠져나가게 되는 원인이 되더라는 것이다.
고민 끝에 마지막 한사람까지도 존중하는 만장일치 제도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사업의 진행이 늦어지게 되었지만,
반대로 찬성하는 측에서 반대하는 측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속에서 조직원들이 더 사업에 깊이 참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뒷말이 없어졌다고 한다.
처음 리더십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교육이 시작된 곳은 기업교육이다. 기업교육은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생산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리더십을 강조하며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리더십교육이 이제는 우리 농업.농촌(지역)분야에 까지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기업교육과 지역리더교육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는 도시와 농촌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농촌의 지역개발이 도시를 따라 하기 식이 되면 안 되듯이 지역리더를 위한 리더십교육도 기업교육에서의 리더십을 지향해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우리 모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우보천리의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시작할 때다.
/ 이창신 교육팀장 cslee@krd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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