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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8월 28일(월)
    • 작성일2023/08/28 09:41
    • 조회 212
    처서(處暑)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기에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고 한다. 이 속담처럼 처서의 서늘함 때문에 파리, 모기의 극성도 사라져가고, 귀뚜라미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한다. 또 이 무렵은 음력 7월 15일 백중(百中)의 호미씻이[洗鋤宴]도 끝나는 시기여서 농사철 중에 비교적 한가한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란 말도 한다. 어정거리면서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면서 팔월을 보낸다는 말인데, 다른 때보다 그만큼 한가한 농사철이라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말이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지만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한다.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한꺼번에 성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처서 무렵의 벼가 얼마나 성장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속담이다.

    농사의 풍흉에 대한 농부의 관심은 크기 때문에 처서의 날씨에 대한 관심도 컸고, 이에 따른 농점(農占)도 다양했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고 한다. 처서에 오는 비를 ‘처서비[處暑雨]’라고 하는데, 처서비에 ‘십리에 천석 감한다.’라고 하거나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라고 한다. 처서에 비가 오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맑은 바람과 왕성한 햇살을 받아야만 나락이 입을 벌려 꽃을 올리고 나불거려야 하는데, 비가 내리면 나락에 빗물이 들어가고 결국 제대로 자라지 못해 썩기 때문이다. 이는 처서 무렵의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체득적(體得的)인 삶의 지혜가 반영된 말들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처서 [處暑] (한국세시풍속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