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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0월 17일(월)
    • 작성일2022/10/17 14:57
    • 조회 288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
    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저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 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 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김민기, <봉우리>

     

    인생,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게 더 높이 더 높이 올라가기만 하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했던 나날들을 누구나 한 번쯤 살아본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다 올라왔다고 생각했을 때는 그보다 더 높이 있는 사람들이 보이고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경쟁, 남보다, 아니 남만큼 살아야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에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며 아등바등 사는 그 좁은 길에 과연 행복은 언제 찾아오는 것일까요? 그 좁은 길이 전부라 생각했는데 그 길 끝에 도달하는 것에 실패한다면 우리는 또 얼마나 불행해질까요
    바다, 인생이 뾰족한 산보다는 바다에 이르는 길이기를 소망합니다. 더 깊고 넓어지면서 많은 길들을 스스럼 없이 품고 모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더욱 성숙해져가기를 응원합니다!
    -이지웅 농협조합장 정명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