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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함께읽기

    2022년 9월 26일(월)
    • 작성일2022/09/26 13:20
    • 조회 303
    이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다시 피는 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