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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2월 21일(월)
    • 작성일2022/02/21 13:24
    • 조회 376
    아닌 것
    –에린 핸슨-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와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의 웃음 속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는.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2020. 수오서재) 수록 시 중에서

     

    1995년생 호주 브리즈번 출신의 시인 에린 핸슨이 쓴 시를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시를 소개합니다. 
    삶의 모든 순간 나에게 일어나는 일이 나의 모습이고, 나를 그려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때로는 잘 풀리지 않는 일에 화가 치솟기도, 불만도 생기지만 그 순간만이 자신의 모든 것이 아니라, 더 멋진 일들로 가득 채워 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한 주를 보냈으면 합니다.
    -김인규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