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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2월 10일(목) : 월례회의
    • 작성일2022/02/10 17:45
    • 조회 396
    “그렇게 한 달 정도 썼을 때쯤이었다. 컴퓨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었더니 밤하늘이 보였다. 문득, 고독해졌다. ‘나는 지금 소설을 쓰고 있다.’ 오직 그 문장에만 해당하는 일을 나는 하고 있었다. 그 소설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 소설로 인해 내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그런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았다. (...) 그리고 그때까지 살아오면서 받았던 모든 상처는 치유됐다.
    (...)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때 바라본 밤하늘을, 그때 느꼈던 따뜻한 고독을 잊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그건 우리가 살면서, 또 사랑하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모세를 닮은 재벌 3세가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내 이름을 새긴 기념비를 남산 꼭대기에 세워준다고 해도 나는 그 일들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다. 때로 너무나 행복하므로, 그 일을 잊을 수 없으므로 우리는 살아가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나는 때로 너무나 행복하므로 문학을 한다. 그 정도면 인간은 충분히 살아가고 사랑하고 글을 쓸 수 있다.
    (...)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주는 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견디면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 김연수. 2004. 『청춘의 문장들』. 마음산책.

     

    요새 들어 인생, 참 별 거 아니란 생각을 합니다. 허무주의가 아니라 행복이란 게 거창한 게 아니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행복이란 어떤 ‘성공’의 시점에 추상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평범한 일상 속에 언제나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연수 작가도 그 점을 말합니다. 왜 우리는 살아가고 사랑하는가? 살면서, 사랑하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행복을 경험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고 있는 일에 만족을 느끼면서 행복해하는 것.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는 것. 각자의 일상에서 그것을 발견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지웅 농협조합장 모임 정명회 사무국장